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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가이드 일 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 Editor. 김선주
  • 입력 2018.10.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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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여행사 양묘순 가이드
동백여행사 양묘순 가이드

 

김선주 님, 조희정 님…. 탑승 고객을 확인하는 호명 소리가 우렁차고 씩씩하다. 아침 6시20분 버스 출발 시각에 맞추느라 새벽잠을 설쳐 흐리멍덩했던 정신이 일순 또렷해진다. 와,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걸…. 그 흘러넘치는 에너지는 여행 일정 내내 기복 없이 한결 같았다. 친절한 미소와 유쾌한 언행의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이다. 여행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명랑한 기운은 더 세지고 강해져 급기야 일행들 모두를 전염시켰다. 하하하, 호호호, 낄낄낄, 깔깔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정말 베테랑 가이드구나, 누구랄 것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양묘순 가이드는 올해로 16년째 국내여행 전문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다. 동백여행사의 왕언니 가이드나 다름없는데, 특히 통영 전문가로 꼽힌다. 통영 가는 곳마다 양묘순 가이드를 반기고 따르고 챙기는 걸 보니 정말 그렇다. 통영 구석구석 모르는 데가 없고 역사건 예술이건 인물이건 막힘이 없다. 버스 안에서 통영 출신 시인 김춘수의 <꽃>을 낭독해 줄 때는 여리고 여린 문학소녀로 변했다. 그렇다고 통영에 대해서만 전문가인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곳곳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과 견문, 그리고 경험이 없었다면, 서울과 통영을 오가는 그 긴 버스 이동시간을 버텨내지 못했을 게 분명하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빨려들고 재미있는 농담에 자지러지고 피로해소용 앉은뱅이 체조에 후련해하다 보니 어느새 통영이었고 서울이었다.


“사실 가이드 일을 늦게 시작했어요. 딸이 대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오로지 딸만 뒷바라지 했지요. 그러다가 딸이 다 자라고 나니까 갑자기 허탈해지더라고요. 의욕도 없고 무기력하고…. 그렇게 한참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우연히 국내여행 가이드 일을 접하게 됐는데, 와~~, 이게 제 적성에 딱 맞더라고요! 세상에 이 일을 왜 그동안 모르고 지냈을까 한탄스러울 정도였어요.”


뒤늦게 만난 천직이어서일까, 양묘순 가이드는 가이드 일을 그야말로 사랑한다고 했다. 그래서 언제나 일을 즐기고 현장을 사랑하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나 보다. 그러다보니 전문 가이드로서의 노련한 스킬도 자연스레 커졌다. 손님들에게 절대 지시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지만 손님들은 고분고분 군소리 없이 잘도 따른다. “손님 여러분은 모두 문화인이고 교양 있는 여행자들이시니, 달리는 버스 안에서 서서 움직이지 않으실 거예요. 자유시간은 한시간이니 모두들 정해진 시간을 잘 지켜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여행객을 먼저 존중한 뒤 메시지를 전달하니 따르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 이런 게 경험이고 경력이고 노하우인가 보다.


베테랑 가이드의 노련함은 돌발 상황에서도 빛을 발휘한다. 마침 며칠 전 지나간 태풍 영향으로 소매물도 들어가는 배편 운항이 끝내 불가능해졌는데, 우왕좌왕 할 틈도 없이 연대도-만지도 코스로 신속하게 변경하더니 배편 예약 같은 후속 정리도 일사천리도 해결하는 게 아닌가. 코스 변경으로 생긴 여행경비 차액 정산도 그 자리에서 척척 끝!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를 모두 응원하는 이유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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