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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바다와 별을 찾아 떠나다, 식스센스 야오 노이 리조트

Six Senses Yao Noi Resort

  • Editor. 김진석
  • 입력 2018.11.01 17:45
  • 수정 2018.11.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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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센스 야오 노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힐톱 리저브의 수영장
식스센스 야오 노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힐톱 리저브의 수영장

멀리 수평선에 섬과 섬이 보인다. 
수많은 섬들이 평행선에 펼쳐 놓은 풍경 속에 들어간다. 
 

태국식 인사법 ‘사와디 캅’ 

●사와디 캅, 푸껫


상상과 기대 그리고 약간의 흥분된 마음이다. 처음 가 보는 푸껫(Phuket), 낯선 공항을 벗어나 준비된 차량을 타고 20여 분 남짓을 달렸다. 푸껫 동북쪽에 위치한 카오 푸 항구에서 쾌속선에 오르자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는 어둠 속을 40여 분 가량을 달린다. 내내 가시지 않는 약간의 떨림이 쾌속선에 부딪히는 파도와 함께 장단을 이룬다. 진한 바다의 냄새, 쾌속선의 엔진 냄새 그리고 어디선가 날아오는 상큼한 레몬 향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를 달리는 동안 오감이 예민하게 깨어났다. 도착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 등불이 저 멀리 선착장에서 빛나고 있었다. 마중 나온 리조트의 스태프들은 친구를 맞이하듯 반갑게 인사했다. 두 손을 가슴에 합장하고 “사와디 캅”. 그 미소 덕분에 길었던 이동의 피로가 사르르 녹았다. 늦은 밤, 두근거리는 푸껫의 아름다운 섬 야오 노이 여행은 따뜻한 환대로 시작되었다.

리조트 테라스에 핀 연꽃
리조트 테라스에 핀 연꽃

식스센스 야오 노이 리조트(Six Senses Yao Noi Resort)는 푸껫과 팡아 베이(Phang-Nga Bay) 사이에 위치한 끄라비섬에 위치해 있다.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듯 잘 보존된 원시림과 새소리마저 조용한 풍경은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었다. 식스센스 야오 노이는 초가지붕을 이고 앉은 56채의 목조 빌라마다 수영장과 테라스를 갖추고 있는 고급형 프라이빗 리조트다. 풍경이 빌라마다 달라서 바다가 보이는 쪽이 있고, 열대나무에 둘러싸인 빌라도 있다. 

태국 리조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마뱀 찡쪽은 사람을 무서워한다

이미 바다를 건너왔으니, 나무를 선택했다. 바다 한가운데의 섬, 그 섬 한가운데 있는 나만의 공간. 세상과의 단절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버려 두고 나무들이 완벽한 가림막이 되어 주는 프라이빗 수영장에 몸을 밀어 넣었다. 배를 타고 오는 동안 바다의 짠내와 뜨거운 습기에 절은 몸과 마음이 찰랑찰랑 씻겼다. 

리조트 객실 안에서 올려다본 밤하늘. 명징한 은하수를 볼 수 있다

●은하수가 반겨 주는 밤


우기 철이라 밤의 기운이 아직 습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을 곁에 누이고 수영장 위로 뜬 밤하늘을 바라봤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과 밤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들이 느릿하게 움직이자 시간도 느려졌다. 천천히 어둠에 적응되어 가는 동안 구름이 걷히고, 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별이었고, 곧 별무리가 되었다. 밝고 또렷해진 그것은, 은하수였다. 복잡했던 현실의 고민과 생각들은 남겨 놓은 채 은하수의 깊은 별무리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멈춘 듯했지만, 이미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 것처럼, 별 하나 하나를 모두 눈 속에 담았다. 이미 이번 여행은 절반쯤 성공이었다. 앞으로 펼쳐질 모든 것은 고마운 ‘덤’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았다.  

힐톱 리저브의 바에서 팡아만의 일몰을 바라보며 즐기는 식사 

●바다로 헤엄치는 수영장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리조트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힐톱 리저브(Hilltop Reserve)로 올라갔다. 여행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순간인 일출과 일몰을 보기 좋은 장소다. 아무리 피곤하고 지치더라도 이 순간만큼은 옳은 장소에 가 있어야 한다. 신선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일출이 가장 잘 보일 수 있는 곳까지 터벅터벅 걸어갔다. 걸어가는 동안 머릿속은 이미 수많은 일출들의 이미지들이 만들어지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목적지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힐톱 리저브는 투숙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다. 바다를 향해 헤엄치고픈 수영장과 탁 트인 시야로 팡아만의 모든 섬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기엔 최적의 장소다. 까맸던 세상은 서서히 짙은 푸른색으로 변해 가고, 바다 너머 하늘이 꿈틀거렸다. 멀리 팡아만의 섬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해가 뜨고 있었다. 그 순간, 세상이 모두 입을 닫고 귀를 기울였다. 고요 속에서 현실 속의 생각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칠판을 복잡하게 채운 낙서들이 하나씩 지워져 가고 있었다.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한 톰얌쿵, 팟타이, 카오팟 등을 즐길 수 있다

●자연을 먹는 즐거움


식스센스 야오 노이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것 중 하나가 먹을거리다. 주요 식재료를 섬에서 직접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키운다. 농장은 리조트 초입 부분에 위치해 있는데, 달걀을 낳아 주는 닭과 오리 그리고 치즈와 요거트의 재료를 공급해 주는 염소 등을 직접 키우고 유기농 비료로 키워 낸 버섯과 채소 등을 투숙객들에게 제공한다. 여기에 생선과 육류 등은 육지로부터 신선한 질 좋은 재료만 공급받는다. 취향에 맞추어 ‘다이닝 룸’에서 유럽식 코스 요리를 선택하거나 ‘리빙 룸’에서 태국 전통요리를 즐길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신선하고 깨끗한 재료와 최고의 요리사들 그리고 목재와 코코넛 나무 기둥으로 만들어진 전통적인 분위기의 식당은 이제껏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최고의 식사였다. 하나 더,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만들어내는 나무들의 소리까지 더해지니 음식의 맛은 두 배로 더 좋았다. 


▶푸껫 최고의 휴양지 식스센스 야오 노이


특색 있게 디자인된 56개의 빌라는 크기, 모양은 제각각 다양한 특색들을 가지고 있다. 빌라 문 앞에 있는 고슴도치는 흙과 모래를 털기 위한 조형물이다. 객실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대신 목재로 만든 수공예품을 주로 사용한다. 특히 매우 인상적인 것은 미네랄 물이다. 크린 워터 프로젝트를 통해 손님과 스태프 400여 명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미네랄 물을 만들어 내고 있고, 나머지는 섬과 주변 섬 지역의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각종 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프라이빗 바, 전용 와인 냉장고, 일광욕 의자를 갖춘 테라스, 인피니트 풀, 에스프레소와 티를 즐길 수 있고, 무선인터넷과 위성 TV도 연결되어 있다. 또한 버기(전기 카트)를 부르면 언제든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게 도와준다. 

식스센스 스파 빌리지는 리조트 중간 울창한 숲 언덕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태국 북부의 전형적인 마을 형태를 띠고 있는 스파 센터의 롱 하우스 스위트는 4개의 공간으로 분리된 트리트먼트 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의료 전문가의 건강검진을 통해 생체 바이오 마커를 측정하고 진단하며 여행 기간 동안 식단이나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맞춤 웰리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또 나에게 맞는 아로마를 선택해 스파와 전통 태국식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워터 스포츠(다이빙, 스노클링, 피피섬 투어, 맹그로브 카약 투어, 아일랜드 호핑 투어), 어드벤처(자전거 트레일, 무에타이 체험, 선셋 바비큐) 등이 있다. 가족 프로그램으로는 하루 종일 이용 가능한 베이비 시팅과 4세 이상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툭툭 마을 투어, 바틱 페인팅, 자전거 타기, 쿠킹클래스 등도 있다. www.sixsenses.com(yao-noi)

팡아만의 홍아일랜드로 들어가는 입구. 섬과 섬을 지나면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색깔의 비치를 만날 수 있다
팡아만의 홍아일랜드로 들어가는 입구. 섬과 섬을 지나면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색깔의 비치를 만날 수 있다

 

●보트를 타고 바다를 보다

 

조금은 따가운 태양 아래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바라만 보던 바다로 나갔다. 큰 엔진 소리와 나무로 만들어진 보트. 보트 머리 부분에 깔아 놓은 매트릭스에 누웠다. 짙은 바다 내음과 작은 파도소리를 곁들이며 팡야만의 섬 투어에 나선 참이었다. 

섬 투어 중에 만난 원숭이들
섬 투어 중에 만난 원숭이들

첫 번째 섬은 종유석이 매년 7mm씩 자란다는 섬이다. 높이 치솟은 바위며 섬 바깥 부분으로 자라나는 종유석은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섬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고 있으니 미술관에 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다음 섬은 원숭이들이 사는 섬으로 약 20여 마리가 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다. 보트가 조금 거칠어진 바다를 가로질러 섬에 도착하자, 원숭이들이 마중이라도 나온 듯 바닷가로 내려와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나무에 매달려 무언가 잡으려고 노력하는 원숭이, 여유 있게 바다 수영을 즐기고 있는 원숭이, 아기 원숭이를 안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원숭이도 있었다. 


원숭이들과의 짧은 시간을 뒤로하고 보트는 팡아만의 독특하고 멋진 섬 홍아일랜드(Hong Island)로 향했다. 썰물 때는 섬과 섬이 연결되어 화이트 샌드비치를 만들어 내는 곳으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보트가 섬과 섬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자 이내 신비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작고 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의 바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몽유도원을 만난 것처럼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홍아일랜드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아이와 엄마
홍아일랜드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아이와 엄마

홍아일랜드에서 시간으로 보내고 마지막으로 점심을 먹기 위해 다른 섬으로 떠났다. 사람이 살지 않은 무인도 그리고 하얗게 펼쳐진 백사장과 푸른 하늘빛을 닮은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점심 식사. 식스센스 야오 노이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 준 점심 피크닉이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음식 사진 찍을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고 다 먹어 버렸다. 

식스센스 야오 노이에서 바라본 일몰
식스센스 야오 노이에서 바라본 일몰

 

●천천히 느리게 다가오는 섬


섬 주변 맹그로브 나무를 보기 위해 카약 투어에 나섰다. 맹그로브 나무는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시켜 주고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나무다. 노를 젓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카약이지만 처음이라 서툴고 느렸다. 서툴고 느려서 섬도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천천히 천천히. 그 속도만큼 생각도 느려졌다. 시간도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복잡하고 바쁜 도심의 시간과는 대조적이었다. 가만히 눈을 감았다. 아무도 나를 의식하지 않는 편안한 공간, 그 공간 속에서 몸과 마음을 추슬렀다. 

카약을 타고 맹그로브 숲을 찾아 떠난다
카약을 타고 맹그로브 숲을 찾아 떠난다
힐톱 리저브 수영장의 새벽. 수영장과 바다가 마치 하나로 연결되어 보인다
힐톱 리저브 수영장의 새벽. 수영장과 바다가 마치 하나로 연결되어 보인다

 

글·사진 김진석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주)제이슨여행사 www.jasontrav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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