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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여행의 묘미, 마테라 & 팔레르모

  • Editor. 김예름
  • 입력 2018.11.27 14:53
  • 수정 2018.11.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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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마테라의 골목 ©anzeletti/iStock/Getty Image 팔레르모
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마테라의 골목 ©anzeletti/iStock/Getty Image 팔레르모

최근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두 도시가 있다. 2019년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마테라, 2018년 이탈리아 문화 수도로 자리매김한 팔레르모가 그 주인공이다.

마테라의 고유한 건축물, 사씨가 켜켜이 쌓인 전경 ©bluejayphoto/iStock/Getty Images Plus/Getty Images
마테라의 고유한 건축물, 사씨가 켜켜이 쌓인 전경 ©bluejayphoto/iStock/Getty Images Plus/Getty Images

 

●시간에 덧입힌 감각
마테라 Matera 

Capitale Europea della Cultura

이탈리아 여행의 매력은 각 도시가 가진 유니크함에서 온다.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나폴리 등을 차례로 가 보면 마치 다른 나라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각자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유의 고유성을 더욱 굳건하게 가진 도시가 있으니, 마테라다. 여행자들에겐 아직 이름도 생소한 이탈리아의 남부 지방, 바질리카타(Basilicata)는 가난과 결핍으로 점철돼 한동안 외면 받아 왔다. 그런 바질리카타에 속한 도시 마테라는 ‘2019년 유럽 문화 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 2019)’로 선정되며 현재 이탈리아에서 가장 주목 받는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마테라에 꼭 가야 하는 이유는 사씨(Sassi)를 경험하기 위해서다. 이탈리아어로 돌이라는 뜻의 사씨는 마테라의 오래된 고유 거주 건축물이다. 빛바랜 우유 빛깔의 돌로 만든 동굴 형태의 건축물이 겹겹이 쌓인 모양새가 마치 퍼즐 조각 같다. 마테라의 사씨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거주 지역이다. 선사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약 9,000년 동안 이곳에 사람들이 살았지만, 1950년대 이탈리아 정부는 가난과 질병을 이유로 거주민들을 마테라 밖으로 이주시켰다. 그 이후 빈 사씨들을 대상으로 전통적인 형태는 보전하면서 천천히 보수 공사가 진행됐다. 약 40년 후 집을 떠난 사람들 혹은 그들의 자녀들이 다시 마테라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에너지가 유입되었고 그것이 마테라 부활의 시작이었다. 


이탈리아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이 그렇듯,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고수한 마테라는 새로운 사람들의 보금자리로 채워졌다. 덕분에 여행자들은 선사시대의 동굴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거주지에서 시간을 되돌려 과거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 그런 이유로 이탈리아 타 도시에서는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마테라만의 투박하고 순수한 멋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여행자들이 마테라에 열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마테라의 일상 문화를 가까이서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굴 거주지를 호텔 혹은 카페로 개조한 공간은 마테라에서 꼭 가 봐야 할 필수 코스다. 오랜 건물에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톡톡 튀는 디자인 감각이 결합해 만들어진 독특한 레스토랑과 바(bar)는 마치 이탈리아 고전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Travel Tip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마테라의 2019년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다. 음악과 조명이 함께하는 유럽 문화 수도 오프닝 세리머니는 1월19일 바실리카타 타운(Towns of Basilicata)에서 열린다.
홈페이지: www.matera-basilicata2019.it/it/programma/temi.html

콰트로 칸티 앞에서 열린 길거리 공연
콰트로 칸티 앞에서 열린 길거리 공연

 

●시칠리아 여정의 시작
팔레르모 Palermo 

Capitale Italiana della Cultura

이탈리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시칠리아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섬이다. 지중해성 온화한 기후와 영롱한 빛의 바다, 신선한 재료로 푸짐하게 차려 내는 식사, 낙천적이고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이국적이고 웅장한 건축물까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모든 요소를 가졌다고 해도 좋을 만큼, 시칠리아를 찾을 이유는 끝이 없다. 시칠리아 사람들은 이탈리안이라기보다 ‘시칠리안’이라고 불리기를 원하는데, 그만큼 시칠리아에 대단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이탈리아 여행기에는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서는 이탈리아를 본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앤티크 마켓이 선 산타안나 광장의 풍경
앤티크 마켓이 선 산타안나 광장의 풍경

 

시칠리아의 도시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팔레르모는 시칠리아 여행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다. 팔레르모 역사지구를 걷다 보면 이곳이 유럽인지 동양의 어디쯤인지 혼란스러운, 미지의 땅에 와 있는 기분이다. 유럽이 끝나는 지점이자 동양의 에너지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실제로 팔레르모는 지중해에 닿은 지형적 특징 때문에 오래 전부터 로마, 비잔틴,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아 이국적인 문화를 갖게 됐다. 이탈리아지만 이탈리아 같지 않은, 독립된 풍경을 품은 팔레르모는 ‘2018년 이탈리아 문화 수도(Italian Capital of Culture 2018)’로 선정됐다.

산 쥬세페 성당을 향한 문
산 쥬세페 성당을 향한 문

 

산 쥬세페 성당의 쿠폴라와 콰트로 칸티
산 쥬세페 성당의 쿠폴라와 콰트로 칸티

팔레르모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인상적으로 꼽는 요소는 건축물이다. 팔레르모 거리를 걷다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콰트로 칸티Quattro Canti(네 개 건물의 코너가 맞닿은 교차로)는 유려한 곡선형으로 건축됐다. 그곳에 분수와 계절의 여신, 왕의 조각상, 수호신의 조각 등이 동그랗게 주변을 감싸고 있다. 팔레르모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콰트로 칸티를 기준으로 뻗은 네 개의 거리를 모두 걸어 보는 것이다. 팔레르모 최고의 볼거리로 꼽히는 팔레르모 대성당, 영화 <대부>의 촬영지인 마씨모 극장(Teatro Massimo)이 속속 등장한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오페라 극장인 마씨모 극장은 겉모습으로 드러난 그 화려한 스케일만으로도 가히 압도적이다.

팔레르모 바로크 양식의 예수 성당
팔레르모 바로크 양식의 예수 성당

역사지구를 벗어나 또 다른 팔레르모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엠마뉴엘레 거리 반대편 방향으로 걸어 보자. 웅장한 건축물들 사이에서 빠져나오면 곧 은은한 바다 향과 함께 아기자기한 항구 마을이 나타난다. 도시 여행의 끝에, 여유로운 바다 산책과 피크닉을 즐기기 좋다.

시칠리아 전통 디저트, 카놀리

 

▶Travel Tip
2018년 이탈리아 문화 수도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팔레르모 전역에서 크고 작은 이벤트가 열린다. 재즈 공연, 연극, 아트 퍼포먼스, 스포츠 행사 등 12월 달력이 풍성하다.
홈페이지: www.palermocapitalecultura.it/?lang=en

 

글·사진 김예름  에디터 트래비 자료제공 이탈리아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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