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걷는 것 자체로 힐링
스위스, 걷는 것 자체로 힐링
  • 김기남
  • 승인 2018.12.05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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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같이 걸을래요?
리더알프, 체르마트, 마이엔펠트, 실스 마리아, 생모리츠
하늘과 산과 빙하를 따라 걷는 리더알프의 하이킹
하늘과 산과 빙하를 따라 걷는 리더알프의 하이킹

케이블카와 전망대가 주인공이 아닌 자연 자체가 존재감을 뽐내는 일정도 가능하다. 쉴트호른으로 가는 길목인 뮈렌(Murren)은 라우터브루넨 계곡 고지대에 위치한 산장 마을이다.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고 라우터브루넨으로 가서 다시 버스를 타고 케이블카를 갈아타야 닿을 수 있다.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갈 수 있는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그만한 값어치는 충분하다.

뮈렌에서 짐멜발트로 이어지는 하이킹. 전기차만 다닐 수 있는 청정지역이다
뮈렌에서 짐멜발트로 이어지는 하이킹. 전기차만 다닐 수 있는 청정지역이다

뮈렌에서 짐멜발트까지 이어진 굽이굽이 시골길은 단지 걷는 것만으로 충분히 힐링이 된다. 전기차만 운행이 가능한 깊은 산속 마을의 공기는 저녁이면 더욱 투명해진다. 와인을 곁들인 따스한 저녁 식사는 포근하다. 드문드문 창밖으로 번지는 노란 불빛과 그보다 많은 별 아래에 서면 알프스의 품 속에서 잠을 청하는 행운이 감사해진다. 

17세기 건물을 활용한 알파인 뮤지엄
17세기 건물을 활용한 알파인 뮤지엄

리더알프(Riederalp)는 하이킹의 천국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알레치 빙하(Aletsch Glacier)를 곁에 두고 하이킹을 하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다. 유럽에서 가장 긴 알레치 빙하는 총길이 23km로 J.R.R 톨킨이 <반지의 제왕> 집필에 영감을 받았다고도 한다. 알레치 빙하를 과거 사진과 비교하면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실감할 수 있다.

빙하를 따라 내려오는 트레킹은 코스가 다양하다. 트레킹 코스에는 드문드문 빙하를 향해 벤치가 놓여 있고 길에는 야생 블루베리가 곳곳에 나 있다. 줄 서서 산에 오르는 서울 근교 산과 비하면 정말 조용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산장에서 점심도 가능하다. 마테호른과 둠, 융프라우 등 4,500m 이상의 고봉에 둘러쌓여 있어 상대적으로 날씨가 안정적인 것도 특징이다. 하산길에는 알파인 뮤지엄도 있다. 17세기에 지은 산장 박물관으로 알파인 치즈 만드는 과정을 듣고 직접 맛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미모의 할머니가 들려주는 즉흥연주도 들을 수 있다. 

구름에 가렸어도 존재감 충만한 마테호른
구름에 가렸어도 존재감 충만한 마테호른

마테호른은 체르마트의 상징이자 스위스 알프스의 아이콘이다. 휴양지에서 오션뷰를 따지듯 체르마트에서는 마테호른이 잘 보이는지를 따지게 된다. 마테호른은 언제 봐도 잘생긴 산이다. 구름 한 점 없이 온전한 모습을 보여 주면 더할 나위 없지만 살짝만 모습을 보여 줘도 그 또한 매력적인 근사한 산이다. 


1,620m인 체르마트에서 스위스 최초의 톱니바퀴 열차를 타면 3,089m 높이의 고르너그라트까지 33분이 걸린다. 그 사이 다양한 각도에서 마테호른을 볼 수 있다. 마테호른을 보기에 좋은 방향은 여행객 사이에 이미 상식이 돼서 오른쪽 좌석은 가장 먼저 자리가 찬다. 고르너그라트에서는 알프스에서 3번째로 길다는 고르너 빙하를 볼 수 있다. 유명세만큼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고르너그라트에서 내려오는 하이킹은 여러 코스가 가능하다. 이중 하산 길에 리펠알프역을 지난다면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해도 좋다. 리펠알프역 인근에는 아직 아는 이가 많지 않은 근사한 레스토랑이 있다. 미니 기차를 타도 되고 걸어도 된다. 향긋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조용히 마테호른과 마주하기에 최선의 선택이다. 리펠알프역에서 내리면 7분 거리에 있다. 

와인밭 산책 후에는 와이너리에서 느긋하게 와인과 치즈를 마실 수 있다
와인밭 산책 후에는 와이너리에서 느긋하게 와인과 치즈를 마실 수 있다

스위스 동부의 마이엔펠트는 하이디의 고장이다. 우리에게는 일본 애니메이션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로 익숙한 요한나 슈피리의 동화 속 배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하이디 조각이나 애니메이션 그림 등이 하이디의 존재를 알리고 하이디 박물관과 집도 재현해 뒀는데 굳이 들어갈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마이엔펠트는 와인산지로도 유명해서 사방에 포도밭이 즐비하다. 하이디 마을을 둘러보고 포도밭과 초원을 따라 하이킹을 하기에 좋다. 와이너리에서는 신선한 와인과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걷다가 만난 소소한 풍경

찍으면 작품이 된다는 말이 스위스에서는 과장이 아니다. 모델이 워낙 빼어나니 스마트폰으로도 누구나 손색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긴 알레치 빙하
유럽에서 가장 긴 알레치 빙하
리더알프 하산 길에 만난 그림 같은 산장
유럽에서 가장 긴 알레치 빙하
 체르마트에서는 씩씩한 마테호른을 보며 하이킹을 할 수 있다
스위스 달력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실스 마리아의 교회
스위스 달력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실스 마리아의 교회
속도가 아니라 풍경에 초점을 맞춘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속도가 아니라 풍경에 초점을 맞춘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하염없이 걷고 싶은 실스 마리아 호수
하염없이 걷고 싶은 실스 마리아 호수

 

●호수가 주는 평화로운 휴식

스위스는 내륙 국가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바다는 없다. 대신 작고 사랑스러운 호수가 도처에 있다.


누군가 ‘부자들이 돈 자랑 하러 오는 곳’이라고 표현한 생모리츠(St. Moritz)의 첫인상도 호수가 함께한다. 취리히에서 기차로 3시간 30분 떨어진 생모리츠는 동계올림픽을 2회나 개최한 스키 여행지이자 고급 산악 휴양지다. 날씨 좋은 스위스에서도 최대 일조량을 자랑한다. 생모리츠의 아침은 탐이 날 만큼 근사했다. 물안개 낀 호수는 한없이 부드러웠고 사람들은 여유로웠다. 아빠와 아들은 잔잔한 물살을 가르며 카약을 타고 노인들은 호숫가를 걸었다.  

생모리츠는 기차역 앞 풍경도 클래스가 다르다
생모리츠는 기차역 앞 풍경도 클래스가 다르다

이 부러운 도시는 기차역도 아름답다. 스위스의 오래된 도시 쿠어(Chur)에서 시작해 코모 호수가 있는 이탈리아 티라노로 이어지는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를 탈 수 있는 기차역도 호수와 마주하고 있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개방형 열차칸이 운영되는 프리미엄 파노라마 열차다. 스위스의 풍경을 온전히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알프스를 관통하는 전 구간을 타도 좋지만 일정이 빠듯하다면 생모리츠에서 알프 그룸역까지 가 보는 것도 방법이다. 2,000m가 넘는 고지대의 알프 그룸역에 내리면 베르니나 익스프레스가 U자형으로 산을 돌아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가들이 탐내는 포인트이자 환상적인 전망을 자랑하는 작은 카페도 있어 하루 종일 북적인다. 


생모리츠에서 가까운 실스 마리아(Sils Maria)도 예쁜 호수를 눈과 발로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수십가지 색을 내뿜는 호수는 산책로가 잘 마련돼 있다. 길이 평탄하고 풍광이 빼어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걸을 수 있다. 중간중간 바비큐를 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니체가 자주 산책을 했다고도 하는데 그의 시를 새겨 놓은 돌도 있다. 2014년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실스 호수 근처 벌판에는 교회가 하나 덩그라니 있는데 스위스 달력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교회라고 한다.  

 

▶travel  info


LEISURE 
오메가의 자부심, 스위스 골프 

크랑 몬타나(Crans-Montana)는 스위스 남부 발레주의 고급 산악 휴양지다. 아담하고 아기자기하게 예쁜 마을은 스키와 하이킹, 온천 등 자연과 휴식을 찾아 여행 오는 관광객으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크랑 몬타나는 골퍼들에게도 매우 반갑고 익숙한 휴양지다. 크랑 몬타나에는 유러피언투어의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인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가 열리는 시에르(Sierre) 골프클럽이 있다. 1906년에 처음 문을 열어 100년의 역사를 훌쩍 넘긴 골프장은 겨울이면 스키장으로 변한다. 고지대에 만들어진 골프장이다 보니 골프장이 운영되는 기간이 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겨울에는 스키어에게 잠시 양보해야 한다. 날씨에 따라 개장 시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6월부터 10월까지 라운드가 가능하고 7월18일부터 9월18일이 최고 성수기로 구분된다. 
홈페이지: www.golfcrans.ch 

ABOUT 
캐리어 걱정 없이 홀가분한 여행

스위스는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구석구석 여행이 가능하다. 스위스 시계만큼 정확한 스위스 철도의 반가운 서비스 중 하나는 수화물 서비스다. 짐이 많으면 아무래도 행동에 제약이 많기 마련인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호텔에서 호텔까지 당일에 짐을 배달해 준다. 아침에 체크아웃하면서 짐에 테그를 붙여 놓으면 알아서 수거하고 당일 저녁까지 지정한 호텔에 가져다 놓는다. 큰 짐은 보내고 배낭만 메고 여행을 다닐 수 있으니 기동력이 한결 높아진다. 최소 이틀 전에 예약을 하면 이용할 수 있다. 여러 명이 여행할 때 이용하면 더욱 유용하다. 
홈페이지: sbb.ch/luggage

SPOT
교통박물관, 가족여행에 안성맞춤

루체른에 위치한 교통박물관은 스위스의 박물관 중 방문객 수 1위를 자랑한다. 움직이는 모든 탈것들을 모아 놓았다. 헬리콥터 체험을 비롯해 무중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에 적당하다. 초콜릿 어드벤처에서는 놀이기구를 타고 카카오 열매가 스위스 초콜릿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홈페이지: www.verkehrshaus.ch

Hotel
벨 뷔 (Bellevue - Terminus)

엥겔베르크역 바로 앞에 있는 새로 공사를 마친 호텔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객실은 단정하고 침구는 정갈하다. 아침 식사도 매우 근사하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이 매우 만족스럽다. 역 바로 앞이지만 전혀 시끄럽지 않고 객실에서 보는 전망도 훌륭하다. 
홈페이지: www.bellevue-terminus.ch

호텔 로열(Hotel Royal)
리더알프 지역을 여행할 때 요긴한 숙소다. 4성급이라고 하지만 5성급에 버금가는 서비스와 시설을 누릴 수 있는 호텔이다. 유럽에서 제일 높은 골프장도 있다. 귀여운 퍼블릭 코스로 파3 코스 6홀과 파4 코스 3홀로 구성된다. 9홀을 2번 돌면 파 60이 되는 귀여운 골프장이다 6월부터 10월까지만 운영을 한다. 이웃한 3성급 호텔도 아늑하다. 
홈페이지: www.artfurrer.ch/de/hotel-royal

* 기사에 게재된 사진은 소니 알파 A7 lll과 SEL24105G 렌즈를 이용해 촬영했습니다.

 

글·사진 김기남 기자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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