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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제주가 담긴 술, 여행

제주도편

  • Editor. 오윤희
  • 입력 2019.01.01 16: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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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제주를 ‘술술’ 여행했다.
한라산소주에 고소리술, 오메기술까지.
제주가 그렇듯, 제주의 술에는 특별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1. 한라산의 감성을 빚다  
제주 한라산소주


아빠_한라산 높이와 같은 1950년도에 지어졌다는구나. 제주 화산 암반수로 빚은 술이라고. 
딸_한라산소주도 시음하고 기념품까지, 알찬 투어네요. 제주 여행 필수 코스에요!

제주에서는 제주에서 빚은 술을 마셔야 하는 법. 제주에는 100% 순수향토자본으로 68년간 변함없이 4대째 가업을 이어 온 한라산소주가 있다. 1950년 호남양조장에서 시작한 한라산소주가 최근 방문객들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총 세 가지 코스로 진행되는 투어는 신공장 2층에서 시작된다. 먼저 한라산소주의 역사와 제조과정을 두루 관람하고, 3층에서는 제품 시음과 한라산소주의 다양한 굿즈를 구입할 수 있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동쪽으로 한라산, 서쪽으로 비양도가 내다보이는 5층 옥상가든이다. 21도의 한라산 오리지널, 17.5도의 한라산 올래를 마셔 볼 수 있다.

소주 외에 ‘허벅술’이라는 술도 양조하는데, 제주 화산 암반수를 사용해 증류한 소주를 참나무통에 담아 5년간 숙성한다고. 옛 제주도 여인들이 물을 긷는 데 사용했던 물동이, ‘허벅 도자기’에 담겨 있어 여행 기념품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술도 술이지만, 온통 한라산의 푸른색으로 꾸며진 신공장을 둘러보는 시간은 영락없는 제주 여행이었다. 아빠와 함께한 추억 한 잔은 행복이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555  
신공장 투어│금~일요일 13:00, 14:00, 15:00, 16:00
입장료: 현재 무료, 차후 유료 전환 예정  
전화: 064 729 1958  
홈페이지: www.hallasan.co.kr

 

2. 제주다운 양조장  
제주 술 익는 집

아빠_소줏고리를 고소리라 부르고, 술을 증류하는 걸 술을 닦는다고 말하는구나. 제주도 방언은 참 신기하다.
딸_정말 제주다운 양조장이에요. 오늘은 고소리술로 한 잔 해요, 아빠. 

생각해 보면, 척박한 제주에서 술을 빚는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성읍민속마을에서 대대손손 제주 고소리술을 빚고 있는 ‘제주 술 익는 집’이 새삼 소중한 이유다.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11호인 고소리술을 전수 받은 김을정 할머니의 며느리이자 전통식품명인인 김숙희 대표가 운영하고 며느리와 아들이 양조 비법을 전수 받고 있다. 층층이 돌로 쌓은 담과 아담한 제주식 가옥은 실제 김숙희 대표의 가족이 살며 술을 빚어 오던 공간이기도 하다. 집 앞 마당을 지나 들어선 집에는 안방, 사랑방, 마루 할 것 없이 술 향기가 그윽하게 퍼진다. 

제주 술 익는 집에서 맛볼 수 있는 술은 40도 증류식 소주인 제주 고소리술과 16도 청주 오메기맑은술이다. 쌀이 잘 나지 않는 제주에서 좁쌀과 보리쌀로 술을 빚던 옛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쓰다가도 달고, 깔끔하다가도 은은하고.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맛이 고소리술의 매력이다. 제주 술 익는 집의 모든 술은 오로지 항아리 숙성으로 정성껏 소량만 만들고 있어 희소성 면에서도 가치가 있다. 곧 안거리(안채의 제주 방언)에서의 술 시음, 밖거리(바깥채의 제주 방언)에서의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니 다음번 제주 여행을 노려야겠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귀포시 중산간동로 4726  
오픈: 월~토요일 10:30~17:00(일요일 휴무)  
전화: 064 787 5046  
홈페이지: www.jejugosorisul.com

 

3.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제주샘주

아빠_제주의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이 한 잔에 담겨 있구나.
딸_우리 술이 그려진 벽화 앞에서 기념사진까지, 즐길 거리 가득한 양조장이에요.

제주의 다채로운 우리 술을 한데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014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제주샘주는 마실 거리뿐 아니라 볼 거리,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현무암으로 된 대형 고소리술이 있는 입구를 들어서면, 술 빚는 과정을 아기자기하게 표현한 닥종이인형이 등장한다. 개성소주와 안동소주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소주로 꼽히는 제주 고소리술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양조장 탱크에 그려진 그림들과 벽화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제주샘주는 김희숙 대표가 직접 견학을 안내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고소리술과 오메기술, 세우리, 니모메 술을 맛볼 수 있다. 옛 제주 선인들의 지혜를 느끼고 싶다면 고소리술을, 약주로는 오메기떡을 사용해 만든 오메기술을 추천한다. 귀한 이를 위한 선물로는 한라산에서 자란 산양삼산을 넣었다는 세우리, 트렌디한 지인을 위해서라면 니모메가 좋겠다. 귤피를 넣어 만든 니모메는 제주 방언으로 ‘너의 마음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제주샘주의 모든 제품은 온라인에서도 주문 가능하지만, 어느새 아빠 손에는 고소리술이, 내 손에는 니노메가 한 병씩 들려 있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원로 283  
오픈: 매일 09:00~18:00
전화: 064 799 4225  
홈페이지: www.jejusaemju.co.kr
요금: 쉰다리 체험, 오메기떡 체험, 칵테일 만들기 체험 각 1만5,000원(10인 이상 예약 가능)


*트래비스트 오윤희는 전국 방방곡곡 우리 술 양조장을 탐하기 시작했다. 수제맥주 취재에도 종종 함께하곤 했던 ‘볼빨간’ 동행, 그녀의 아버지를 벗 삼아. 인스타그램 sool_and_journey
*트래비스트 김정흠은 일상처럼 여행하고, 여행하듯 일상을 살아간다. 아빠와 딸이 전통주를 찾아 전국을 누빈다기에 염치없이 술잔 하나 얹었다. 사진을 핑계로. 인스타그램 sunset.kim

 

글 Traviest 오윤희  사진 Traviest 김정흠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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