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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근교 당일여행] 오카야마, 모모타로와 함께 소도시 여행

  • Editor. 채지형
  • 입력 2019.01.03 14:37
  • 수정 2019.01.03 17: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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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여행으로 끝나는 여행지가 있고, 다녀온 후에도 눈길이 자꾸 가는 여행지가 있다. 오사카는 후자다. 도시 자체의 매력도 있지만, 주변 여행지가 반짝반짝 빛을 내며 여행자를 유혹하기 때문이다. 맛과 멋, 마을과 도시, 에도시대부터 21세기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소도시들로 가 보자.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 울창한 나무와 고즈넉한 호수 덕분에 마음이 시원해진다

오카야마 (岡山·Okayama)

오사카에서 떠나는 당일여행, 첫 번째 추천 여행지는 오카야마(岡山·Okayama)다. 오사카에서 신칸센으로 45분이면 닿는 오카야마. 우리에게 익숙하진 않지만, 간사이와 규슈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인데다 일본 3대 정원인 고라쿠엔 등 볼만한 여행지가 모여 있다. 


일본 다른 지역에 비해 날씨가 좋아 ‘햇살의 땅’이라고도 불린다. 다른 애칭은 ‘과일왕국’. 풍부한 일조량이 맛있는 과일을 키워 낸다. 오카야마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모모복숭아’인 이유다. 오카야마에 가면 복숭아 철이 아니더라도, 곳곳에서 ‘모모’를 볼 수 있다. 복숭아 조형물부터 복숭아 과자, 복숭아 인형 등 앙증맞은 분홍빛이 ‘여기가 오카야마’라고 알려준다.  

모모타로 전설을 표현한 조형물. 모모타로는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개, 꿩, 원숭이와 함께 여행했다
모모타로 전설을 표현한 조형물. 모모타로는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개, 꿩, 원숭이와 함께 여행했다

‘모모의 고장’ 오카야마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옛날 옛적 할머니가 냇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는데, 강에서 복숭아가 떠내려 왔다. 복숭아를 먹으려고 쪼개는 순간, 안에서 건강한 남자아이가 나타났다. 할머니는 아이가 모모에서 태어났다고 ‘모모타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모타로는 무럭무럭 자라, 사람을 괴롭히는 귀신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꿩, 원숭이, 개와 함께 귀신을 물리치러 긴 여행을 떠났다. 이런 이야기의 마지막은 언제나 해피엔딩. 할머니가 만들어 준 수수경단 덕분에 모모타로는 결국 귀신을 퇴치하고 집에 돌아와 할머니,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일본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모모타로’다. 


일본 사람들은 단순하지만 따뜻한 모모타로 이야기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JR 오카야마역에 가면 늠름하게 서 있는 모모타로 동상을 볼 수 있다. 매년 여름에는 모모타로 축제도 성대하게  열린다. 그래서 오카야마의 첫 번째 여행지는 모모타로 이야기를 품은 기비쓰신사다. 이곳은 모모타로의 모델로 알려진 기비쓰시코노미코토라는 인물을 기리는 사당이다. 

모모타로의 모델로 알려진 기비쓰시코노미토코를 기리는 기비쓰신사. 긴 회랑이 인상적이다
모모타로의 모델로 알려진 기비쓰시코노미토코를 기리는 기비쓰신사. 긴 회랑이 인상적이다

기비쓰신사는 국보로 지정될 정도로 독특한 건축양식으로도 유명하다. 지붕 두 개를 합쳐 하나의 지붕으로 만든 건축 구조와 약 400m 길이의 목조 회랑을 가지고 있다. 또 기비쓰신사에는 솥에 쌀을 넣어 가열했을 때 울리는 소리로 길흉을 점치는 ‘나루카마’가 있다. 11월에는 3살, 5살, 7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축하하는 시치코산(七五三) 행사를 위해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신사 안에는 모모타로가 그려진 애마소원팻말도 차곡차곡 겹쳐 있다. 소원 하나 빌어 보는 것도 좋다. 기비쓰신사 부근에 연못이 아름다운 고즈넉한 신사도 있으니 함께 둘러보자. 


두 번째 코스는 가나자와의 겐로쿠엔, 미토의 가이라쿠엔과 함께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고라쿠엔(後樂園)이다.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정원으로, ‘근심을 먼저하고 즐거움은 나중에 누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원에 들어서면 확 펼쳐진 풍광에 마음이 시원해진다. 넓은 정원 안에 인공으로 만든 섬과 산이 있고 구석구석에는 물길이 흐른다. 정원 자체가 하나의 세계라고나 할까. 오카야마 영주들의 여유가 느껴진다. 고라쿠엔을 산책한 후에는 철교를 건너 오카야마성으로 향한다. 한가롭게 떠 있는 배가 해자에 두둥실 떠 있다. 오카야마의 특징을 살려, 오리가 아닌 복숭아와 두루미 모양으로 만들어 앙증맞다. 

까만 색 외관 때분에 ‘까마귀 성’이라 불리는 오카야마성
까만 색 외관 때분에 ‘까마귀 성’이라 불리는 오카야마성

오카야마성은 첫인상이 남다르다. 까만색 외벽 때문이다. ‘까마귀 성’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까만색에 군데군데 금색이 칠해져 있다. 에도시대 성으로, 1945년 소실돼 1965년 재건했다고 하는데, 강렬한 색감 때문인지 현대적인 느낌이다. 오카야마성에서 여행자들이 잊지 않고 들르는 곳이 1층에 있는 오시로차야다.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일명 ‘코난 파르페’로 불리는 오시로 파르페를 맛볼 수 있다. 오카야마의 명물 과일이 아낌없이 들어 있다. 천수각 안에서는 일본 도자기인 비젠 야키 체험을 비롯해 여러 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영주나 공주 의상을 입어 보는 체험은 무료. 여유 있게 돌아보고 인스타그램용 사진도 남겨 보자. 

‘과일의 고장’ 오카야마답게 아낌없이 과일을 올려 낸 오시도차야의 파르페
‘과일의 고장’ 오카야마답게 아낌없이 과일을 올려 낸 오시도차야의 파르페

▶RESTAURANT
구라푸라 푸(藏Pura 和膳 風)

오카야마에는 색색의 해산물이 한 그릇에 담긴 바라즈시(ばらずし)가 유명하다. 옛날 오카야마에 ‘밥상은 국 한 가지에 한 가지 반찬’이라며 근검절약을 강조한 영주가 있었다. 사람들은 궁리 끝에 얼핏 보기에는 한 가지 같지만, 안에 다양한 해산물을 넣은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 음식이 바로 오카야마 명물로 꼽히는 바라즈시다.

구라시키 미관지구 부근에 있는 음식점 구라푸라 푸(藏Pura 和膳 風)에서는 이에 착안, 얼핏 보기에 계란 초밥처럼 보이지만 상자를 뒤집으면 고급 스시가 나오는 ‘카에시 스시토와(返し寿司とは)’ 메뉴를 개발했다. 옛 이야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것. 장어와 새우, 가재, 각종 회가 듬뿍 들어 맛도 훌륭하다. 
주소: 岡山県倉敷市阿知 3-18-18
전화: +81 86 435 2211  
홈페이지: www.kurapura.jp

 

글·사진 채지형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www.welcometojapan.or.kr/jr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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