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대국민 사기극의 전말
[EDITOR΄S LETTER] 대국민 사기극의 전말
  • 천소현
  • 승인 2019.02.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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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현 기자
천소현 기자

최근에 참신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행작가들의 글은 사실 죄다 사기 아닌가요? 게다가 너무 감상적이에요!” 이런 말도 덧붙였죠. “여행을 떠나지 않은 때의 여행작가들을 보면 반백수처럼 지내더라고요. 놀다가 여행 가는 사람들은 우리처럼 일하다가 여행 가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을까요?” ‘사기’이고 ‘반백수’라니, 팩트체크를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행은 참 주관적인 것이죠. ‘여행이란~’으로 시작되는 여행에 대한 정의는 마치 지구별을 누비는 여행자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여행은 특별하고 남다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타인의 여행과 나의 여행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말들이 쉽게 들려옵니다. 여행은 경쟁이 아닌데 말이죠.


얼마 전에 손에 쥔 책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기술>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였습니다. 허세와 과시로 일관된 누군가의 여행담이 대화를 독점할 때, 그것은 짜증나는 일이 분명합니다. 사람들은 의외로 남의 여행에 관심이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자랑을 멈출 수 없다는 듯, 희열 가득한 화자의 눈을 바라보고 있자면, 예의로, 의리로, 호응을 해 줄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왜 서점마다 여행에세이가 가득하고, 독립출판물의 대부분은 여행에세이이며, 여행잡지가 창간되고, 여행작가 지망생이 늘어나는 것일까요? 


제 답은 이렇습니다. ‘여행글’과 ‘여행’은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행이 글이 되고 사진이 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누군가의 ‘짜증나는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필자의 세계관, 여행관을 통해 걸러진 창작물입니다. 잘 써진 글은 독자의 정서에 큰 파고를 일으키게 되겠죠. 글을 통해 누군가를 먼 곳으로 떠나게 했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영향력이 아닌가요? 반대로 ‘일기’나 ‘일지’ 수준의 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 독자에게는 ‘선택’이라는 무기가 있고, 그걸 누리면 됩니다. 그것이 여행에세이든 소설이든, 평론이든, 그 어떤 장르이든 간에요.


트래비아카데미 여행작가 전문가 양성 5기 강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 강의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분도 있고, 고가의 카메라를 구입한 분들도 있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축하를 드립니다. ‘대박’이나 ‘탄탄한 노후대책’과는 거리가 먼 그 선택의 기준은 오로지 ‘행복’이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행작가라는 직업은 유유자적해 보이지만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진정을 다해 ‘여행’ 중심의 삶을 지향해야만 지속가능한 일입니다. 그 진심 앞에 독자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겠죠. 그것이 여행작가들의 ‘사기’라면, 저는 기꺼이 속겠습니다.


<트래비> 팀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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