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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dorf Astoria Bangkok 전설의 뉴욕 호텔, 방콕에 상륙하다

  • Editor. 신중숙
  • 입력 2019.02.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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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방콕 스포츠 클럽이 내려다보이는 인피니티 풀 

뉴욕의 전설적인 호텔 브랜드 월도프 애스토리아가 방콕에 문을 연다는 뉴스는 2000년 초반부터 끊임없이 등장했다. 
그리고 드디어 호텔이 세상에 공개됐다. 기대가 컸던 만큼 의구심이 들었지만 호텔 곳곳을 체험하고 나니 비로소 안심이 됐다. 

뉴욕의 초호화 펜트하우스를 모티브로 한 로프트 바
뉴욕의 초호화 펜트하우스를 모티브로 한 로프트 바

 

●방콕 특급 호텔의 새로운 기준


날이 궂은 어느 날, 한 노부부가 폭우를 피해 필라델피아의 작은 호텔로 들어와 객실 예약을 부탁했다. 하지만 만실이라 방이 없었고 주변 호텔을 수소문해도 남는 방이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호텔리어는 자신의 방을 노부부에게 내줬고, 극구 사양하던 노부부는 청년의 성의를 받아 하룻밤을 호텔 직원의 방에서 보냈다. 호텔비라고 건넨 돈도 받지 않는 그에게 노인은 “당신은 미국에서 제일 좋은 호텔의 사장이 될 사람”이라는 극찬을 남기고 떠났다. 2년이 지나 노인은 청년에게 뉴욕행 초대장을 보냈다. 청년은 조지 볼트(George Boldt), 그리고 노인은 윌리엄 월도프 애스터(William Waldorf Astor)다. <서프라이즈>에나 나올 것 같은 이 일화로 조지 볼트는 ‘뉴욕의 궁전’이라 불리는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Waldorf Astoria Hotel)의 초대 경영자가 됐다. 


1949년 콘래드 힐튼(Conrad Hilton)이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했고 세계의 주요 대도시에 이 전설적인 호텔을 하나 둘 건설하기 시작했다. 현재 아시아에만 5개의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이 있으며 동남아시아에는 최초로 방콕에 2018년 8월30일 문을 열었다. 가뜩이나 치열한 호텔의 경연장인 방콕에 뭔가 색다른 호텔 씬(Scene)이 시작된 것만 같은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앙드레 푸의 모던한 터치가 더해진 객실
앙드레 푸의 모던한 터치가 더해진 객실

 

●명장들이 완성한 호텔의 디테일

 
브랜드의 명성만 믿고 덤빈 건 아니다. 호텔을 완성하기까지, 참여 멤버들도 최근 호텔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인물과 디자인 회사다. 포시즌스 서울 호텔을 완성하며 호흡을 맞췄던 앙드레 푸(Andre Fu)의 디자인 스튜디오 AFSO가 호텔 공동 공간과 객실, 수영장의 디자인을 맡았고 뉴욕 베이스의 아브로코(AvroKO)가 호텔이 속한 매그놀리아 빌딩 55~57층에 위치한 세 곳의 바를 완성시켰다. 모던하고 중후한 럭셔리함이 돋보이는 호텔 공간과는 사뭇 달리 아브로코가 완성한 불 & 베어(Bull & Bear), 로프트(The Loft), 샴페인 바(The Champagne Bar)는 마치 뉴욕의 최고급 펜트하우스로 공간 이동을 한 기분이 들 정도로 휘황찬란하다. 


새하얀 린넨, 아이보리의 대리석, 청동의 금속 소재와 실크 패브릭. 절제된 색과 패턴, 통일된 디테일이 살아 있는 객실에서는 고급스러움이 물씬 느껴진다. 그리고 창밖에 펼쳐지는 로열 방콕 스포츠 클럽(Royal Bangkok Sports Club)의 싱그러운 초록 전망이 이 럭셔리한 분위기에 정점을 찍는다. 호텔이 고수하는 환경 보호 정책도 디자인과 콘셉트로 이어진다.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호텔 전체에서는 1회용 플라스틱 빨대가 사용되지 않는다. 환경 친화적 종이백 안에 든 물까지 마치 하나의 디자인 요소 같다. 


호텔을 공개한 후 가장 화제가 되는 건 16층 루프톱에 위치한 인피니티 풀이다. ‘사진 잘 나오는 곳’에 열광하는 요즘 세대에게 미래지향적인 건축물처럼 보이는 유려한 곡선의 지붕과 초록의 골프 코스 뷰는 완벽한 피사체다. 근사한 모양의 지붕은 보기에만 좋은 게 아니다. 뜨거운 방콕의 태양을 가려 주는 실용적인 기능도 한다. 이 멋진 인피니티 풀이야말로 1박에 30만원이 훌쩍 넘는 호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이유 1순위다. 

내일이 가장 기대되는 프런트 룸
내일이 가장 기대되는 프런트 룸

 

●호캉스의 격을 높이는 다이닝 옵션 


서양식과 태국 요리를 제공하는 브라세리(The Brasserie)의 조식은 하나하나 질 높은 식재료를 내는 뷔페 테이블과 단품을 동시에 제공하며, 정통식은 물론 태국 방식으로 요리한 달걀 요리가 투숙객에게 반응이 뜨겁다. 월도프 애스토리아를 대표하는 공작을 테마로 한 피콕 앨리(Peacock Alley)에서는 차나 가벼운 칵테일을 마시며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기 좋다. 특히 월도프 애스토리아만의 방식으로 내는 애프터눈 티세트가 인기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유명 동상의 이름을 딴 불 & 베어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한 고기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프런트 룸에서는 ‘노르딕 타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요리를 만날 수 있다
프런트 룸에서는 ‘노르딕 타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요리를 만날 수 있다

프런트 룸(Front Room)은 월도프 애스토리아에서도 단연 뛰어난 레스토랑이다. 덴마크의 노마(Noma), 프레데릭쇼지(Frederikshoj)를 거쳐 독일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벨에포크(La Belle Epoque)까지, 12년 동안 실력을 쌓은 여성 셰프 룽티와 추몽콘(Rungthiwa Chummongkhon)이 이끄는 노르딕 타이(Nordic Thai) 레시피를 선보인다. 그녀의 고향인 태국 북부 치앙라이, 어머니의 레시피와 풍요로운 태국의 식재료, 거기에 북유럽 특유의 섬세하고 창의적인 요리법이 만났다.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시그니처로만 구성되는 테이스팅 메뉴(7코스 2,700바트, 10코스 3,300바트)를 추천한다. 셰프의 추억이 녹아든 음식인 것 같아 ‘그 맛’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훌륭한 콘셉트, 수준 높은 클래식 칵테일로 벌써부터 방콕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로프트 바는 호텔에 투숙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1935년에 완성됐다는 월도프 애스토리아 바 북(Waldorf Astoria Bar Book)을 바탕으로 화려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중후한 칵테일을 제조한다. 방콕의 밤을 밝히는 무수한 불빛을 내려다보며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월도프 애스토리아 방콕
주소: 151 Ratchadamri Road, Lumpini, Pathumwan, Bangkok, Thailand 
전화: +66 2 846 8888  
홈페이지: waldorfastoria3.hilton.com


글 신중숙  사진 월도프 애스토리아 방콕  에디터 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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