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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살살 녹는 멜팅 팟, 토론토

  • Editor. 신중숙
  • 입력 2019.02.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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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한 문화와 인종의 나라가 뉴욕 말고도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토론토는 다채로웠다. 

구글 토론토 1층에 위치한 어셈블리
구글 토론토 1층에 위치한 어셈블리

 

●모든 인종에게 토론토는 천국이야


여러 인종, 문화, 민족 등이 한데 모인 것을 일컬을 때 쓰는 ‘멜팅 팟(Melting Pot)’이라는 용어는 여행 기사의 클리셰지만 그보다 더 적당한 표현을 고르기 어렵다. 캐나다, 그중에서 토론토는 문화와 인종, 민족의 용광로라는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도시다.

퀸 스트리트 웨스트(Queen St. West)에는 네팔 식당 옆에 이탈리안, 중국 식당 옆에 그리스 식당 이런 식이다. 거리마다 다채로운 국적의 레스토랑도 그렇지만 특히 택시를 타고 토론토 시내를 다닐 때 이 도시에 얼마나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모였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요르단, 캐나다 토박이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기사들을 택시를 타며 만났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라고 소개한 택시 기사는 “토론토는 모든 인종의 천국이야. 여긴 차별도 없고 전쟁이나 테러로부터도 안전해, 너도 여기서 살아 봐!”라며 택시에 탄 20분 내내 토론토 이민을 (진심으로!) 권했다. 그는 지구 저편의 둘로 나눠진 ‘Korea’에서 온 동양 여자가 내심 걱정됐던 걸까.

다양한 인종의 셰프가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만들어 낸다
다양한 인종의 셰프가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만들어 낸다

 

●도시 여행자에게 멜팅 팟은 흥미로움 그 자체! 


트렌디하지만 다소 모두가 한결같은 유행을 좇는 경향이 있으며 ‘한민족’임을 강조하는 한국. 그중에서도 서울에서 사는 나에게 다민족, 다인종 국가는 늘 흥미롭다. 토론토가 그렇다. 택시 기사들을 보며 얼마나 다양한 국적을 가졌던(!) 사람들이 캐나다 제1의 도시 토론토에 왔는지를 짐작한 뒤, 구글 토론토 1층의 어셈블리 셰프스 홀(Assembly Chef’s Hall)로 향했다.

토론토 사람들로부터 받은 캐나다의 첫인상은 호감 그 자체였다

캐나다는 물론 북미의 핫한 레스토랑과 카페를 한데 모은 푸드코트다. 금발을 휘날리며 태국 국수 팟타이를 우아하게 볶고 있는 셰프의 카운터 앞에 토론토 직장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요즘 홍콩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까지 인기가 높은 중국 빵 바오(Bao)로 만든 햄버거도 호응이 뜨겁다. 그 와중에 한국 김치전을 발견하니 맛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반갑기 그지없다.

멜팅 팟 토론토를 느끼기 좋은 곳으로 켄싱턴 마켓(Kenshington Market)도 빼놓을 수 없다. 차이나타운에 이웃해 있는 거리 시장인데 이곳에서는 다문화를 넘어 신선한 퓨전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자메이칸 이탈리안, 헝가리안 타이 등은 다문화권 도시라 가능한 수식이며, 다른 대도시에서는 들어 보지 못한 신선한 퓨전이었다. 

AGO의 퍼스트 서즈데이는 매달 주제가 달라진다
AGO의 퍼스트 서즈데이는 매달 주제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멜팅 팟 토론토가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진 순간은 캐나다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온타리오 미술관(AGO)의 퍼스트 서즈데이(First Thursday). 한 달에 딱 한 번, 매달 첫째 목요일에 진행되는 토론토 최대 규모의 아트 파티다. 늦게까지 전시가 진행되고 아티스트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뿐 아니라 현란한 디제잉과 함께 클러빙을 즐길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이벤트다.

12월6일은 애프로 시크 나이트(Afro Chic Night). 아프리카 출신의 토론토 시민들이 한데 모여 그들만의 음악, 비주얼 아트, 패션, 문화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나누며 화려한 밤을 불태웠다. 흑인 음악, 흑인 소울, 아프리카의 예술 작품까지 다채롭게 만나고 나니 다문화, 다인종 토론토의 매력이 한결 가깝게 느껴진다. 

캐나다 사람들의 지나친(?) 겸손함을 나타낸다는 쏘리 커피

 

●캐내디언의 미덕, 겸손함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저절로 체득한 습관일까. 캐나다 사람은 ‘지나치게’ 겸손하고 ‘지나칠 정도로’ ‘Sorry’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런 캐나다 사람들의 특성을 담았다는 ‘쏘리 커피(Sorry Coffee Co.)’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룰루 레몬(Lulu Lemon)의 전 디자이너 섀넌 윌슨(Shannon Wilson)이 오픈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 키트 & 에이스(Kit and Ace)가 운영하는 카페다. 바리스타가 추천한 라테를 주문했다. 요즘 캐나다에서 ‘대세 원두’라는 드 멜로 팔레타(De Mello Palheta)를 쓴다. 바리스타는 다크초콜릿을 가미해 산미보다는 쌉싸래하고 고소한 맛이라 라테나 플랫 화이트가 좋다고 첨언했다.

라테 잔에는 ‘Sorry’, 크루아상이 든 접시에는 ‘Not Sorry’라고 레터링 된 것을 발견하니 피식 웃음이 배어 나온다. 친절한 배려와 겸손함, 그 와중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것, 나의 첫 캐나다 여행에서 토론토로부터 느꼈던 캐나다의 첫인상이다. 

푸디스 온 풋의 미식 & 스트리트 아트 투어
푸디스 온 풋의 미식 & 스트리트 아트 투어

 

●토론토 사람이 직접 안내하는 토론토 


첫 캐나다 여행이라면 토론토 토박이가 안내하는 핫 플레이스를 다채롭게 소개하는 투어 프로그램 이용도 추천할 만하다. 2012년 설립 이후, 상세 일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음에도 입소문만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푸디스 온 풋(Foodies on Foot)은 미식과 스트리트 아트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주로 선보인다.

체인이 아닌 독립 식당 위주로, 현지인도 잘 모르는 도시의 구석구석을 안내하는 까닭에 토론토 사람들도 애용하는 투어다. 재밌는 것은 투어에 참여하는 캐나다 사람들의 비율이 무려 80%에 달할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다.  

푸사로스 키친에서 찍은 진한 토마토소스의 미트볼
푸사로스 키친에서 찍은 진한 토마토소스의 미트볼
토론토의 ‘마약 도넛’이라는 글로리 홀 도넛
토론토의 ‘마약 도넛’이라는 글로리 홀 도넛

 

가이드 스티븐을 퀸 스트리트 웨스트의 커다란 스트리트 벽화 앞에서 만났다. 오전 10시에서 3시까지 그의 단골집이라는 글로리 홀 도넛(Glory Hole Doughnuts), 아고라(Agora), 푸사로스 키친(Fusaros Kitchen), 어셈블리, 서드(Sud) 등을 걷거나 트램을 타고 이동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답게 음식의 스펙트럼이 무척 넓다. 그리스 레스토랑인 아고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답게 음식의 스펙트럼이 무척 넓다. 그리스 레스토랑인 아고라

대화를 나누며 참가자들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핫플레이스들을 즉흥적으로 소개해 주니 토론토의 광범위한 레스토랑과 음식 문화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하지 않아도 믿음직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5시간 동안 5곳을 둘러보고 다양한 음식을 맛본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지만 ‘단짠단짠’을 잘 배분한 코스라 지루할 틈이 없었던 데다가 시간과 노력을 아낀 것 같은 기분에 만족감이 배가됐다.

 

●토론토를 한눈에 담는 방법 3 


도시의 전망이 한눈에 담기는 전망대, 혹은 전망 좋은 레스토랑은 여행 초행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필수 코스다. 토론토 역시 다르지 않다. 가장 유명한 곳은 CN 타워(CN Tower). 토론토를 상징하는 553m의 송출 탑으로 1976년 캐나다 국영철도회사에서 도시 전체에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높은 라디오 안테나를 설치할 목적으로 세웠다. 맑은 날에는 125km나 떨어진 나이아가라 폭포가 보인다.

토론토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로맨틱한 레스토랑 카누

올드 시티와 신시가지가 한눈에 담기는 카사 로마(Casa Loma)의 옥상 역시 훌륭한 전경을 선물한다. 대부호 헨리 펠라트 경(Sir Henry Pellatt)이 지은 성으로 98개의 방, 243m의 지하 터널, 마구간, 온실 등 볼거리가 가득한데 그중 백미는 성 꼭대기에 펼쳐지는 토론토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토론토 여행 마지막 날 일정은 카누(Canoe)에서의 디너로 마무리했으면 한다. TD 뱅크 타워 꼭대기에 위치한 카누는 층고가 높게 설계되고 모던하게 꾸며진 내부도 근사하지만 수많은 불빛이 반짝이는 토론토 시내의 전경은 환상적인 기분까지 들게 만든다. 다양한 캐나다산 해산물은 물론 캐나다 와인도 다채롭게 갖췄다. 
 

●Mini Interview 
스티브 헬만(Steven Hellman) 
푸디스 온 풋 공동 대표
 

늘 음식, 식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스티브 헬만은 2012년 7월 푸디스 온 풋을 창업했다. 맛있는 곳을 찾아다녔던 그는 그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창업 후 2년까지 푸디스 온 풋은 300개의 ‘맛있는 곳’을 여행자들과 공유했다. 그리고 지금 그 수는 1,800개로 늘었다.  

현재 그는 TV 쇼를 비롯해 각종 매체에 ‘음식 전문가’로 출연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푸디스 온 풋이 소개하는 곳들은 그 자체로 토론토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나타냅니다. 한 지역만을 소개하기보다는 각기 다른 특징이 있는 지역의 독립 식당을 포함하죠. 제가 말하고 싶은 ‘맛있는 토론토’는 일상에서 먹는 음식이 최고라는 거예요. 우리가 매일 쉽게 먹고 즐기는 도넛, 피자, 샌드위치, 주스 등의 음식을 통해 식재료와 문화가 만나 이루는 하모니를 여행자도 체험해 보길 바랍니다!” 

 

▶TRAVEL INFO
 

AIRLINE
에어캐나다가 매일 인천-토론토를 직항으로 운행한다. 인천에서 토론토까지는 약 13시간, 돌아올 때에는 14시간이 소요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몬트리올로 향하는 국내선도 에어캐나다를 이용할 수 있다. 비행시간은 1시간 15분이 걸린다. www.aircanada.co.kr


VISA
2016년부터 전자여행허가(eTA, 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를 발급받아야 캐나다에 입국할 수 있다. 공식 eTA 웹사이트(Canada.ca/eTA)에서 신청 가능하며 발급 비용은 7CAD다. 신청 후 최대 72시간 내 승인된다. 유효기간은 5년.

토론토 시티패스 Toronto City Pass
총 입장료 대비 36% 저렴한 가격에 토론토의 5대 주요 관광명소에 입장할 수 있다. 시티패스에는 CN 타워, 카사 로마, 로열 온타리오 뮤지엄, 리플리즈 아쿠아리움, 토론토 동물원 또는 온타리오 사이언스 센터의 입장료가 포함된다. 처음 사용한 날부터 9일간 유효하며 가격은 성인 기준 67.83CAD(세금 불포함)다.
www.CityPASS.com/city/Toronto

 

ART & FOOD


 

토론토 푸디스 온 풋 Foodies On Foot
투어 가격은 프로그램에 따라 상이하며 30CAD부터 시작한다. 스트리트 아트와 푸드 투어(Street Art and Street Food Tour) 코스를 섞은 프로그램이 초행자에게 적합하다. 가격은 79.99CAD.
foodiesonfoot.ca


토론토 온타리오 미술관 퍼스트 서즈데이
AGO First Thursday

사전 예약 13CAD, 즉석에서 티켓 구입 시 16CAD다. 19:00~23:30에는 19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고 캐시 바(Cash Bar)에서 술이나 음료 등을 구입할 수 있다.
ago.ca

 

글·사진 신중숙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캐나다관광청 www.keepexplor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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