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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처음 보내는 초대장

  • Editor. 천소현
  • 입력 2019.03.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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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현 기자
천소현 기자

 

지난겨울은 무척 더 아쉬울 뻔했습니다. 제대로 눈 한 번 밟지 못하고 겨울을 보낼 뻔했죠. 다행히 철원에 가기로 했던 2월의 어느 날 아침, 선물처럼 눈이 내렸습니다. 폭설에 전망대 가는 길은 막혔지만 하루 종일 자작나무 사이로 내려앉는 눈들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두루미 가족들도 기쁘게 날아올랐습니다. 새들은 이제 그만 겨울을 싣고 시베리아로 돌아가는 중이겠지요.

남쪽에서 꽃소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곧 진달래, 개나리, 벚꽃으로 남한을 물들이고는 철조망도 거침없이 넘어 백두산까지 오르겠지요. 꽃이 북상하는 속도가 하루 15~20km라니, 봄은 아기처럼 아장아장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중을 가야죠! 눈을 찾아 북으로 이동했듯이, 꽃을 찾아 남으로 가는 일, 여행자의 나침반은 그렇게 계절의 정점을 쫓아 돌고 돕니다.

지금 <트래비>의 나침반은 후쿠오카의 봄에 맞춰져 있습니다. 올레, 캠핑, 온천이라는 소소한 행복을 찾아 3월 말, 한창 벚꽃이 피기 시작할 후쿠오카로 갑니다. 이른바 <트래비> ‘인생여행’ 1탄입니다. <트래비>가 ‘이미 해 본 여행’ 중에서 좋았던 것들을 골라서 독자들과 함께 떠나 보려는 것입니다.

사실 나침반처럼 떨리는 마음입니다. 이제껏 누군가를 여행에 초대해 본 일이 없었으니까요. 아는 사람들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냐?”고 물어 오죠.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딱 1년 전 후쿠오카 올레를 걸고 벚꽃 그늘에서 캠핑을 하면서 느꼈던 기쁨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입니다. 그냥 ‘봄바람’이라고 해 두죠.


사족이지만, ‘왜 캠핑이냐’는 질문에도 답을 해야겠습니다. 이 초대가 <트래비>에게도 떨리는 도전이듯이, 마음이 동요 중인 분들께도 작은 도전이 되었으면 합니다. 캠핑 경험이 없어서, 올레 걷기가 힘들 것 같아서, 해외 캠핑은 해 본 적이 없어서 등등, 각자를 가로막는 두려움들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결국 여행은 익숙한 것으로부터 떠나는 일인 걸요. 그래서 쥐어 드립니다. ‘함께’라는 나침반을요.


그 끝은 후쿠오카의 봄날, 소소하지만 행복을 향해 있습니다.


<트래비> 팀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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