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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두 가지 매력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 &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 Editor. 김진
  • 입력 2019.03.04 10:00
  • 수정 2019.03.13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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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약 당신에게 말레이시아를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따뜻함이 그리운 시기, 쿠알라룸푸르와 랑카위는 어떨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흙탕물이 합류하는 곳, 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는 세련미와 자연미가 적절히 조화된 국가다. 마천루를 벗어나 도로를 달리면 울창한 열대우림이 등장하고, 그 너머로 시원한 바다가 펼쳐진다. 말레이시아의 최대 도시, 쿠알라룸푸르는 ‘흙탕물(Lumpur)이 합류(Kuala)하는 곳’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1857년, 곰박강과 클랑강이 합류하는 지역에 중국인들이 주석 광산을 채굴하기 시작하면서 도시의 역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KLCC파크는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허파다
KLCC파크는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허파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해 도심까지 가는 데는 약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메트로폴리탄답게 곳곳에서 정체와 지체가 반복됐다. 호텔이 자리한 도심은 언뜻 광화문이나 삼성동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KLCC(Kulala Lumpur City Center)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르로나스 트윈 타워’를 둘러싼 상업 지구를 뜻한다. 양옆으로 가득한 가로수 때문일까, 공기는 꽤 상쾌했다. 방콕의 혼돈스러움과 싱가포르의 깔끔함이 적절히 섞여 있다고나 할까.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
Four Seasons Hotel KL

호캉스와 몰링 만족도 100%

마천루가 하늘을 향해 경쟁하는 도심,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수영을 즐겼다. 풍덩, 물속으로 뛰어드니 수중 스피커에서 가벼운 리듬의 팝송이 흘러나온다. 오로지 물속에서만 들려오는 리듬에 맞춰 서서히 발을 구르니 문득 야릇한 우월감이 밀려온다. 이 바쁜 도심 속에서 한가로이 호캉스를 즐기고 있다는 마음에서.

도심 호텔을 우월하게 누리는 방법 중 하나, 야외 수영장
도심 호텔을 우월하게 누리는 방법 중 하나, 야외 수영장

방은 널따란 킹 룸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오른쪽으로 마주했다. 바로 앞으로는 쿠알라룸푸르 시티 센터와 공원이 펼쳐진다.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는 2018년 8월, 말레이시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빌딩에 들어섰다. 신규 호텔답게 모든 것이 첨단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 버튼을 눌러 커튼을 열었다. 모던한 객실 인테리어와  소품, 가구에서 느껴지는 말레이시아만의 특색은 이곳과 무척 잘 어울렸다. 말레이시아 전통 문양으로 짜여진 에어컨 가리개에서는 섬세함이 느껴졌다.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는 209개의 객실과 스위트 룸, 장기투숙 고객을 위한 레지던스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친절한 한국인 호텔리어를 영입해 의사소통도 문제가 없다. 

모던함속에 전통이 숨어있는 포시즌스호텔 룸 내부
모던함속에 전통이 숨어있는 포시즌스호텔 룸 내부

인근에는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와 각종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어 호캉스와 몰링(malling),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호텔과 레지던스형 아파트에서 바로 아래층으로 연결되는 쇼핑센터, ‘더 쇼퍼스 앳 포시즌스 플레이스(The Shoppes at Four Seasons Place)’에는 럭셔리 브랜드 외에도 레스토랑과 디저트 카페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 미용 브랜드인 ‘이가자 헤어비스’다. 열대 우림 분위기로 장식해 놓은 헤어숍은 네일과 페이셜 마사지까지 국내에서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 트리고나의 시그니쳐 칵테일
바 트리고나의 시그니쳐 칵테일

‘트리고나(Bar Trigona)’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아시아 지역에서 손꼽히는 바텐더, 아쉬쉬 샤르마(Ashish Sharma)가 이끄는 트리고나는 현지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한 쿠알라룸푸르 스타일의 칵테일을 제공한다. “달지 않고 현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칵테일을 마시고 싶어요. 물론 독하게요!”라고 주문하니 꿀벌 무늬가 살포시 앉은 칵테일 한 잔을 내주었다. 인근 지역에서 채집한 벌꿀을 섞은 포시즌스만의 시그니처 칵테일이다. 벌꿀이니 당연히 달콤할 줄 알았건만, 생각보다 상큼한 맛에 화색이 돌았다. 입가에 번진 미소는 어쩌면 독한 칵테일의 기운 때문이었을지도.

말레이시아 전통의 라탄 우드스틱
말레이시아 전통의 라탄 우드스틱

머리부터 발끝까지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는 커플 스파 트리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스위트룸을 포함해 총 8개의 스파룸을 보유하고 있다. 분위기는 현대적이지만 세계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테라피에 말레이시아 전통 마사지 스타일을 절묘하게 가미했다. 말레이시아 친환경 소재인 라탄 우드스틱으로 하반신을 마사지할 때면 신음 소리가 절로 나지만 이내 잠잠해지고 만다. 1시간 정도 꿈나라를 헤매고 나니 한결 몸이 가볍다. 올해에는 호텔 안에 한국인 미용사가 직접 시술하는 헤어 & 네일 살롱이 입점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책임지는 호텔로 거듭날 듯하다. 

글래머러스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끄는 중식당, 윤하우스
글래머러스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끄는 중식당, 윤하우스
돼지고기를 쓰지 않아도마치 중국에서 먹는 듯한 완벽한광둥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돼지고기를 쓰지 않아도 마치 중국에서 먹는 듯한 완벽한 광둥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제 슬슬 배가 고파질 차례다. 리조트 내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뷔페식은 물론 중식, 태국식, 일식 등 다양한 요리가 제공된다. 특히 지미 웅(Jimmy Wong) 셰프가 이끄는 오픈 키친 스타일 중식당, 윤 하우스(Yun House)에서는 고급스러운 광둥 요리를 제공한다. 참고로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문화의 영향으로 돼지고기를 식재료로 쓰지 않는다. 물론 팔지도 않는다. 베이컨은 소고기나 다른 재료로 만든다. 돼지고기가 없는 중식이 말이나 될까 싶었는데 여긴 가능하다. 돼지고기와 똑같은 맛을 내는 딤섬은 별미 중 별미다. 사전에 설명을 듣지 않았더라면 돼지고기로 믿을 뻔했을 정도로 비슷하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수영장과 해변, 안다만해의 맑음이 겹겹으로 쌓인 바다 풍경이 아름답다. 날이 맑으면바다 너머 태국이 보이기도 한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수영장과 해변, 안다만해의 맑음이 겹겹으로 쌓인 바다 풍경이 아름답다. 날이 맑으면 바다 너머 태국이 보이기도 한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Four Seasons Resort Langkawi


안다만해의 여유


대도시에서 절대 누릴 수 없는 것, 소음으로부터의 자유다. 랑카위에서는 자연의 소리가 전부였다. 아침마다 재잘대는 새소리에 잠을 깼다. 신이 한껏 오른 원숭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쿵쿵쿵 뛰어다녔다. 바람은 나뭇잎으로 목소리를 대신했다.

랑카위 이름의 유래가 된 적갈색 독수리, 허랑카위
랑카위 이름의 유래가 된 적갈색 독수리, 허랑카위
안경원숭이라고 불리는 랑구르 원숭이
안경원숭이라고 불리는 랑구르 원숭이
모로코와 인도 등 각종 양식이 혼재된 리조트 입구
모로코와 인도 등 각종 양식이 혼재된 리조트 입구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는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과 아시아, 인도, 아라비안, 모로코 스타일이 혼합돼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천장에 달린 커다란 실링 팬, 수제 원목 거울과 원시적이고 투박한 그림, 손가락만큼 긴 철제 열쇠는 낯설어서 좋았다.

아치형의 입구를 통과해 꽃 모양으로 만들어진 화강암 욕조에 몸을 폭 누였다. 물기를 털어 내곤 바삭거리는 하얀 이불 속으로 들어가니 눈 깜빡할 새에 아침이 밝았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꽃들이 방문 앞을 기웃거렸다.

열대 우림 한가운데에서말레이시아 전통 가옥을 통째 빌려 사는 기분
열대 우림 한가운데에서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을 통째 빌려 사는 기분

천장높이가 최소 4m는 되어 보이는 빌라는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을 모티브로 지었다. 1층은 보통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의 여행자에게, 2층은 연인이나 친구 단위로 온 사람들에게 추천한다지만 특별한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여행자의 성향에 맞게 층을 배정해 주기 때문이다. 파빌리온 68채와 빌라 23채로 이뤄진 리조트는 해변을 따라 넓게 이어져 있다. 네스프레소 기계가 내려 준 커피 한 잔에 리조트에서 제공한 열대과일을 곁들였다. 쌉쌀한 커피와 달콤한 과즙은 행복한 조합이었다.  

어덜트 콰이어트 풀
어덜트 콰이어트 풀

자연이 전부다, 랑카위


요가가 오랜만이라 호흡이 자꾸 흐트러졌다. 선생님은 바람 소리, 새소리, 연못의 물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명상음악 모음집에서나 듣던 자연의 소리였다. 느린 동작으로 근육에 생기를 불어넣으니 공복임에도 불구하고 힘이 났다. ‘어덜트 풀’은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서 풀빌라 못지않은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바로 앞에 위치한 바다는 온순했다. 스콜이 내리지 않았더라면 하염없이 첨벙거리다가 저 앞 태국 땅까지 건너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투명한 연못 위에서 즐기는 스파 트리트먼트
투명한 연못 위에서 즐기는 스파 트리트먼트

근사한 석회암 절벽이 있는 숲속, 리조트 내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공간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투명한 연못 근처의 오두막 한 동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마사지 룸이었다. 스파가 생긴 건 2015년이지만 테라피스트의 손길에서는 무려 수십년의 세월이 전해졌다. 마사지가 끝나니 몸무게가 5kg 정도는 빠진 것처럼 가벼워졌다. 마사지가 끝나면 간단한 건강 진단서를 보여 주는데 질문과 마사지만으로도 내 몸 상태를 파악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예상 외로 잘 맞는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에서는 안다만해에서그날 잡은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선보인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에서는 안다만해에서 그날 잡은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선보인다

지중해 스타일의 레스토랑, 세라이(Serai)는 인근 바다에서 잡은 식재료들로 그날그날 새로운 요리들을 선보인다. 마침 로브스터가 들어온 날. 탱탱한 살점은 무척이나 달콤했다.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을 꼽자면 랑카위 세계지질공원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답게 생태환경 수준은 그 어느 곳보다 우수하다. 우선, 리조트 내에 마련된 ‘지오파크 디스커버리 센터’에 들렀다. 리조트에 소속된 자연학자가 지질공원에 대한 설명과 가치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준다. 생태 환경 공부를 간략히 마치면 해변에 기다리고 있던 배를 타고 안다만해를 달린다. 맹그로브 숲과 해식 동굴을 탐험했다. 5억5,000만년의 시간을 눈과 귀와 손으로 음미했다. 악어가 헤엄쳤고 진흙 속으론 작은 게들이 숨어들었다. 우두머리 원숭이는 사나웠다. 맹그로브 숲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적갈색 독수리는 랑카위의 상징이다. ‘랑카위’는 독수리를 의미하는 ‘허랑카위’에서 유래했다.  

 

▶에어아시아, 추가 체크인 없는 환승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어아시아는 말레이시아 여행을 할 때 특히 편리하다. 에어아시아 엑스는 장거리 전용 저비용 항공사로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을 주 18회 운항하며, 비행시간은 약 6시간 30분 소요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랑카위까지는 약 1시간 15분.

에어아시아 이용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것은 간편 환승(Fly-Thru) 서비스다. 인천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 제2공항을 거쳐 랑카위로 가는 경우, 환승공항에서 추가 체크인하는 번거로움 없이 최종 목적지에서 수화물을 찾으면 된다. 랑카위뿐만 아니라 페낭 등 말레이시아 내 여행지 및 콜롬보, 테헤란, 카트만두, 싱가포르, 시드니, 골드코스트 등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도 간편 환승 서비스가 가능하다. 아시아 전용 라운지인 ‘에어아시아 프리미엄 레드 라운지’는 승객의 편의와 휴식을 돕는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승객 중 프리미엄 플랫베드와 프리미엄 플렉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3시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코노미 승객인 경우, 3시간 기준으로 79링깃(약 2만원)에 이용 가능하다. 

 

글·사진 김진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포시즌스 호텔 쿠알라룸푸르 www.fourseasons.com/kualalumpur
포시즌스 리조트 랑카위 www.fourseasons.com/langkawi
에어아시아 www.air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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