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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따라 술술 떠난 여행

울진, 평택, 해남편

  • Editor. 오윤희
  • 입력 2019.04.01 14: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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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서해, 남해까지.
바닷길을 따라 아빠와 함께 우리 술 여행을 떠났다.


●동해
다른 시간에 사는 공간들  
울진 울진술도가

아빠_오랜 세월 변함없는 소나무처럼, 100여 년간 변치 않고 이어져 왔구나. 시간이 담긴 그윽한 술맛이 일품이야.
딸_볼 거리, 쉴 거리, 먹을 거리 삼박자를 두룬 갖춘 양조장이죠.

경북 울진 해안선에 자리 잡은 울진술도가는 울진을 대표하는 양조장이다. 2016년 향토뿌리기업, 2017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울진의 자랑거리로, 2대 홍순도 대표에 이어 현재는 3대 홍시표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두 공간으로 나뉜 울진술도가는 각각 전통과 현대를 모두 품고 있다. 1952년 당시 일본식 양조장 구조의 건물을 그대로 살린 1공장에서는 발효한 술을 식히기 위해 밑 창문을 통해 찬바람이 드나들게 할 정도로 옛 방식을 고수하는 한편, 200여 평방미터 규모의 2공장은 최첨단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1층부터 3층까지 시음 및 체험과 관람까지 한 번에 가능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울진술도가의 홍시표 대표는 직접 양조장을 안내하고 시음도 할 수 있는 견학도 진행한다. 양조장 이야기를 넘어 울진의 옛 이야기도 술술 풀어 낸다. 울진술도가의 술은 ‘미소 생 막걸리’와 ‘왕피천을 품은 미소 생 막걸리’ 두 가지다. 울진에서 나는 지하 암반수로 빚었다는 미소 생 막걸리는 살짝 강한 듯하지만 유려한 맛이 순백색 자기처럼 질리지 않는다. 왕피천을 품은 미소 생 막걸리는 울진에 흐르는 강의 발원지인 왕피천에서 이름을 땄다. 미소 생 막걸리와는 또 다른 부드러운 맛이 울진의 명물 대게와도 궁합이 좋다.


주소: 경북 울진군 근남면 노음2길 4 
운영 시간: 매일 08:00~18:00
전화: 054 782 1855~6(견학 및 체험 사전문의)
홈페이지: www.uljinsuldoga.com


●서해
온 가족의 양조장  
평택 호랑이배꼽 & 소호


아빠_왜 호랑이배꼽인가 했더니, 한반도의 배꼽자리가 바로 여기, 경기도 평택이라더구나.
딸_아빠에 이어 딸이 양조장을 물려받아 술을 빚고 있어요. 볼빨간 부녀가 여기에 또 있었네요!

호랑이배꼽 & 소호(밝은세상영농조합)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왜 호랑이배꼽일까 싶었더니, 평택이 호랑이를 닮은 한반도의 배꼽자리라고. 호랑이배꼽 & 소호는 서양화가 이계송 작가와 요리연구가인 아내 그리고 그들의 딸들이 도맡아 이끌고 있다.

양조장에 들어서면 술항아리가 가득한 마당이 등장한다. 마당을 지나면 가족들이 살던 빨간 지붕의 옛 집이 나오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대청마루와 부엌까지 그대로 볼 수 있다. 집 안의 자그마한 방이 어딘가 낯이 익다 했더니만.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정봉이가 복권에 당첨된 바로 그 방이란다.

집터 옆 양조장에서 빚어내는 술은 ‘호랑이배꼽 생막걸리’와 증류주인 ‘소호 36.5’, ‘웃는 호랑이 소호 56’다. 지하 암반수와 100% 평택 쌀로 빚은 호랑이배꼽 생막걸리는 3번에 걸쳐 발효한 후 100일간 저온숙성을 거쳐야 만날 수 있는 귀한 술이다. 증류주 소호는 ‘웃을 소’, ‘호랑이 호’를 붙인 이름으로 36.5도, 56도 두 종류로  첨가물 없이 순수하게 쌀을 증류해 숙성한다. 호랑이배꼽 & 소호 체험장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한 견학 및 시음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주소: 경기 평택시 포승읍 충열길 41
운영 시간: 월~토요일 11:00~18:00(일요일 휴무)
전화: 031 683 0981(견학 및 체험 사전문의)  
홈페이지: www.tigercalyx.com

 

●남해
막걸리계의 라이징 스타  
해남 해창주조장

아빠_봄꽃 가득한 남도에서 향기로운 우리 술을 만나니 참 좋아.
딸_아빠와의 마지막 우리 술 여행은 땅끝마을이네요. 해창막걸리는 피날레를 장식하기 손색 없어요.

땅끝마을 해남에는 막걸리계의 수퍼루키가 있다. 막걸리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해창막걸리가 바로 그 주인공. 해창주조장은 무려 1927년부터 이곳에서 자리를 지켰다. 40여 종의 각양각색 식물들과 700여 년 된 배롱나무들이 양조장의 오랜 시간을 말해 주는 듯하다.

해창주조장의 오병인, 박리아 주인장 부부는 원래 단골손님이었다고. 한때 폐업 위기를 맞았던 양조장을 인수해 지금까지 이어 온 그야말로 ‘애주가’들이다. 해창주조장에서 마실 수 있는 우리 술은 9도, 12도 찹쌀생막걸리. 술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해남에서 나는 쌀에 어떠한 감미료도 넣지 않고 본연의 맛을 살려 냈다는 점이다.

찹쌀생막걸리는 2018년 한 매체에서 선정한 ‘2018년 가장 사랑받은 막걸리’에 이름을 올릴 만큼 이미 이름난 스타다. 투박하지만 자꾸만 당기는 감칠맛이 바로 해창막걸리가 오랫동안 사랑 받은 이유일 테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아빠에게 해창막걸리로 건배를 건네 본다. “우리 술, 우리 사이 건배!” 해창막걸리는 택배로도 주문이 가능하지만, 봄날 땅끝에서 마시는 술 맛은 확연히 다르다. 

주소: 전남 해남군 화산면 해창길 1
운영 시간: 매일 09:00~18:00
전화: 061 532 5152(견학 및 체험 사전문의)
홈페이지: haechangjujo.modoo.at

 

글 오윤희  사진 김정흠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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