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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올 여름 호캉스 전쟁의 관전 포인트

  • Editor. 유경동
  • 입력 2019.04.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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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nbsp;대표<br>
유경동 대표

호캉스라는 신조어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호텔을 힘들게 만들었으나 그나마 최근 몇 년간 증가한 내국인 이용객이 아픔을 달래줬다. 호텔은 소극적으로 대응한 내국인 시장에 대해 이제는 전략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다양한 마켓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전략이 갖춰진 호텔들은 4월부터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7월 여름휴가철이 다가오기 전에 객실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고 판매 채널에 대한 전략적 선택도 고려한다. 현장의 가장 큰 걱정은 체크인·아웃 대기다. 몇몇 호텔들은 자동 체크인-아웃이 가능한 호텔 키오스크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이미 도입한 호텔들을 찾아다니며 효과측정에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텔 자체 예약시스템 활용을 높이고자 부킹엔진 개발과 홈페이지 개선도 어느 때 보다 활발하다. 


20-30대가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호캉스 시장에 대한 호텔들의 마켓 기준은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대다수 호텔들은 내국인 패키지 고객을 가격에 민감한 시장이라 생각해 ‘비싸면 안 팔린다’는 가격 개념을 패키지 상품구성에 반영하고 있다. 반면에 고가격 고품질로 패키지의 구성을 변화시키며 ‘기왕이면 좋은 곳에서 즐기겠다’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5성급 호텔도 있다. 이들의 최근 상품은 25만원대부터 40만원대로, 이를 선호하는 고객층 또한 주저 없이 선택하는 양상이다. 
즉 가격만 비교하던 고객들이 호텔 패키지에 대한 선호 기준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에, 호텔들도 자사의 브랜드 포지션을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각자의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호텔 포지션별 경쟁체재와 호텔 지향점에 맞는 고객 확보가 호텔 패키지 운영의 목표가 됐다. 각자의 브랜드 포지션에서 현실을 잘 반영한 상품과 가격을 구성하고 본인의 호텔 수준에 걸맞은 고객층을 공략하는지, 그리고 그 상품을 어느 채널에서 어떻게 유통시킬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이 호캉스 실적 전쟁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다.


우리나라는 매년 2,700만명 이상이 해외여행을 가는 나라다. 우리가 호텔에서 마주하는 패키지 고객은 해외여행을 경험했으며, 점점 더 까다로운 고객이 되어가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가깝고, 편한 근처의 좋은 호텔에서 좀 더 적은 비용으로 더욱 높은 서비스를 받아볼 기대치를 품고 여름철 호텔의 문을 두드린다. 결국 고객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게 우선이다. 그 고객의 평판이 호텔의 수준이 되고 호텔의 가치가 된다. “이제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지 않아도 될 충분한 이유를 우리가 보여드릴게요”가 호텔이 내국인 패키지 고객을 대하는 지향점이 됐다. 실제로 많은 호텔들이 매년 발군의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반얀트리 서울은 오아시스 얼리썸머 패키지로 자랑거리인 수영장을 일찍 활용하기 시작했고, 파크하얏트 서울이나 시그니엘 호텔 등은 2박 이상의 상품을 60~70만원대에 제공하는 영리한 상품도 출시했다. 신라스테이가 출시한 북캉스라는 명칭의 북콘서트 형식의 패키지도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결과물이다. 틀림없이 호텔들은 내국인 중심의 상품기획에 있어 똑똑한 진화를 진행 중이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결과는 올 여름이 지난 후 고객들의 만족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호텔의 홈페이지와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 각종 온라인 여행사들의 후기 게시판은 고객들의 목소리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기획의 참신함이나 정성만큼 현장의 서비스도 고객이 만족스러워 할 만큼 구성돼 있었는지, 즉 서비스 평가를 관찰하는 것은 호텔 서비스의 조직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만족 관점에서 두 번째 관전 포인트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패키지 고객을 고정 고객으로 확보하는 전략이 어느 수준까지 완성되어 있는지,  고객확보 전략 관점이다. 그저 일회성 고객으로 여길 것인가 아니면 단골손님으로 만들어 낼 것인가는 고객 분석과 함께 여러 마케팅 장치를 필요로 한다. 이미 많은 호텔들이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일 것이다. 또 호텔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여기는 다이렉트 부킹의 활성화는 시장성 면에서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가치가 높다. 우리 호텔을 응원하는 고객군을 확보해간다는 관점으로 패키지 시장을 바라본다면 그 기획과 운영의 비중이 절대 가볍지 않다. 다가올 여름 호텔 산업 종사자들의 눈이 호텔의 패키지 운영 실력을 지켜볼 것이다. 

 

유경동
(주)루밍허브 대표 kdyoo@roomingh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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