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 존 바에즈, 트럼프의 선택-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찰리 채플린, 존 바에즈, 트럼프의 선택-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 천소현 기자
  • 승인 2019.05.0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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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년 역사를 자랑하는 호텔은 콜로니얼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118년 역사를 자랑하는 호텔은 콜로니얼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호텔을 떠나던 날 아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대통령은 하노이에 도착하는 중이었다. 몇 달 전부터 예약했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이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공개된 것이 불과 며칠 전의 상황이었다. 덕분에 1박으로 줄어든 체류 일정 내내 호텔 안팎은 북한, 남한, 미국의 첩보원과 기자들의 드나듦으로 부산했다. 예고된 역사의 현장에는 내내 묘한 긴장감이 흘렀었다.

존바에즈가 1972년 미군의 공습을 피해 지하대피소에 있는 동안 작곡한 노래 ‘Where are you now my son’에서 영감을 받아 그려진 소년의 얼굴
존바에즈가 1972년 미군의 공습을 피해 지하대피소에 있는 동안 작곡한 노래 ‘Where are you now my son’에서 영감을 받아 그려진 소년의 얼굴

현시점의 결과는 결렬이지만 미래를 누가 예측하겠는가. 남북, 북미의 관계가 지금과는 사뭇 달라져 있을 훗날에 다시 호텔을 찾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 힌트는 6년 전 이 호텔의 지하 대피소를 다시 방문했던 포크의 여왕, 존 바에즈(Joan Baez)의 사진 속 표정에서 얻을 수 있었다. 반전 운동을 위해 하노이를 찾았던 존 바에즈는 1972년 12월 미국의 폭탄 공습을 피하기 위해 호텔의 지하대피소에 내려가 두려움에 떨어야 했었다. 그 대피소가 40년 후 발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존 바에즈는 ‘전쟁으로만 기억하는 그곳의 평화로운 모습을 다시 보기 위해’ 돌아왔다고 했다.

그레이엄 그린이 투숙했던 스위트룸
그레이엄 그린이 투숙했던 스위트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은 그런 곳이다. 1901년 오픈한 이래 118년 동안 베트남 역사의 생생한 증인이었다. 하노이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수도였던 동안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서머셋 모옴(Somerset Maugham), 그레이엄 그린(Graham Greene) 등 수많은 명사들이 이곳을 찾았고, 미국전쟁(1964~1975년, 베트남에서는 베트남전쟁을 미국전쟁이라고 부른다) 후에는 베트남 정부에 귀속되어 국빈관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1970년대에 여러 나라의 대사들에게 ‘집’으로 제공되었다니, 호텔을 거쳐 간 명사들의 이름은 다 나열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은 그들의 선택 기준이 ‘하노의 최고의 호텔’이었다는 점. 근대사의 얼룩진 기록들은 복도에 판넬로도 전시되어 있는데, 하루 한 번씩 진행되는 무료 역사투어(Path of History Tour)에 참가하면 존 바에즈와 제인 폰다가 대피했던 지하방공호까지 관람할 수 있다. 

수준 높은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수준 높은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안젤리나’는 하노이에서 가장 힙한 바(bar) 중 하나다
‘안젤리나’는 하노이에서 가장 힙한 바(bar) 중 하나다

그런 의미에서 메트로폴은 호텔 그 자체가 목적지가 되어도 충분한 드문 호텔 중 하나다. 찰리 채플린이 신혼여행으로 묵었던 고풍스러운 방에서 자고 일어나 뱀부바에서 시그니처 칵테일을 마시며 아침 신문을 읽다가, 해가 뜨거워지면 수영이나 스파를 즐기면 된다. 때가 때였던 만큼 삼엄한 경비와 소란스러운 바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메트로폴의 스파(Le Spa)는 놀랍게도 세상 모든 근심을 잊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날 때 기대하는 모든 것을 호텔은 제공한다. 정갈한 베트남 음식은 물론이고, 프랑스인들도 인정했다는 프렌치 레스토랑과 중식당은 애써 외부 식당을 찾아야 할 이유조차 지워 버린다. 하룻밤 300~550USD의 숙박료가 결코 아깝지 않다.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www.sofitel-legend-metropole-hanoi.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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