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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호텔 판매 플레이어의 변화

  • Editor. 유경동
  • 입력 2019.05.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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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nbsp;대표<br>
유경동 대표

 

호텔을 판매하는 홀세일러나 그런 호텔 상품을 판매처에 공급하는 중간업자인 서플라이어들은 일종의 자기영역 표시를 명확히 했다. 호텔의 영업부서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타 업체보다 많은 수의 객실을 저렴한 요금으로 확보하며 경쟁력을 갖춘다. 그렇게 손에 쥔 각 지역의 호텔을 국내 또는 해외의 판매망과 손을 잡고 판매해 이익을 취한다. 


그렇지만 불과 10여년 사이에 벌어진 세상의 변화는 호텔업계에도 변화를 요구했다. 호텔들은 이 변화의 수용과 활용 여부에 따라 수준이 가늠되기도 한다. 철저히 고객의 환경에 맞춰 움직이게 됐다. 사실 호텔과 고객을 연결하는 판매 플레이어가 호텔보다 기민하게 고객의 변화를 감지하고 투자해 시장의 변화를 이끈 탓에 호텔 판매 기득권도 크게 변화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OTA의 성장과 거대 자본화다. OTA는 전통적인 호텔판매 방식인 호텔과의 관계강화보다 고객의 편의에 맞춘 시스템상의 객실공급과 정산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IT환경은 고객을 변하게 만들었고, 전화로 객실 유무를 묻는 예약 방식을 종식 시켰다. 호텔은 이제 고객의 스마트폰 안에 1년 365일 객실의 예약가능여부와 객실가격을 올려야 한다. 즉 시스템의 입력 작업이 호텔 영업사원 서너 명의 정중하고 친밀한 영업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가져오는 시대가 됐다. 


기득권은 순식간에 사라지거나 성장을 멈췄고, 새로운 세력이 호텔의 중간 판매상으로서 위치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호텔의 중요한 중간 판매처이자 고객이었던 인바운드 여행사는 흔적 없이 사라졌고, 이름도 생소한 외국의 판매처로부터 ‘너희 호텔을 판매하고 싶으니 계약을 해 보자’라는 연락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OTA 간의 경쟁도 너무나 치열해 눈 깜짝 할 사이에 인수되거나 조용히 사라진다. 변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호텔 상품이 판매되는 모든 과정이 시스템으로 일원화 됐다는 점이다. 자본은 둘째 문제다. 시스템을 기반으로 온라인에 새로운 싸움판을 만든 호텔 판매 플레이어들은 호텔 상품판매의 관건인 호텔의 객실공급과 가격공급을 시스템화했다. 호텔들은 채널매니저를 통해 객실과 가격을 공급하고 OTA들은 그 채널매니저에 파이프를 꽂아 실시간으로 객실을 공급받고, 막대한 홍보비를 통해 확보한 수억 명의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호텔을 판매한다. ‘우리에게 방을 주네 안 주네’, ‘가격이 비싸네, 안 비싸네’는 중요하지 않다. 거래 호텔 총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그저 호텔들이 알아서 하면 된다. 비싸게 가격을 제공하면 수수료 높아서 좋고, 싸게 많이 팔면 많이 팔려서 좋으니 그저 시스템에 잊지 말고 객실을 충실히 공급하기만을 바란다. 온라인상의 호텔 판매 플레이어는 성장했고 호텔들은 이러한 환경을 충분히 숙지하고 활용하기 시작했다. 시스템상의 변화가 고객과 판매 플레이어 그리고 호텔을 실시간으로 묶어 버렸다.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의 조짐도 보인다. 호텔의 공급시스템과 자사 시스템을 연동하기만 한다면 손쉽게 자사의 플랫폼 어딘가에서 다양한 호텔을 실시간으로 판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고 최근 들어 그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량의 고객을 이미 확보한 쇼핑몰 사이트에서 가장 활발하며, 호텔과 전혀 상관없던 통신사, 정유업체의 마케팅 사이트에서도 호텔 판매 시스템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연락이 빈번하다. 이미 상당수의 내국인들이 휴가나 휴식의 방법으로 호텔을 이용해 시장성도 충분하다. 국외에서도 움직임이 엿보인다. 대형 OTA를 서플라이어로 지정해 사용했던 해외의 판매처들은 이익을 나눠갖지 않고 직접 채널매니저와 같은 시스템을 연동하고 호텔과 직계약 체계로 전환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즉 시스템의 변화는 호텔을 판매하는 판매채널의 다양화를 이끌어 내기 시작했으며, 이는 호텔이 주목해야 하는 경영환경의 변화와 직결된다. 최근 여전히 옛 방식만을 고수하던 호텔들이 뒤쳐져 버린 상황에 낙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시스템의 변화를 논할 단계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다. 시스템으로 인해 바뀌고 있는 호텔 판매 플레이어나 채널의 변화를 인정하고 앞장서 이끌거나, 적어도 따라가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호텔 경영환경은 이래서 늘 숨 가쁘다. 숨 가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제자리에 가만히 있기 때문이다. 

 

유경동
(주)루밍허브 대표 kdyoo@roomingh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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