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매력을 덧입다, 부산 ‘더 클래식’
세월의 매력을 덧입다, 부산 ‘더 클래식’
  • 이성균 기자
  • 승인 2019.06.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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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에서 바라본 부산항대교와 그 일대
영도에서 바라본 부산항대교와 그 일대

음악의 클래식처럼 여행에도 클래식이 있다.
오랫동안 수많은 여행자가 찾았고 앞으로도 그럴 곳이다. 
햇살 좋은 여름날 부산 여행의 클래식을 누렸다. 

 

●여름이면 생각나는 성지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것들에 대해 우리는 ‘클래식’이라 부른다. 마찬가지로 여행에도 오랫동안 사랑 받는 목적지들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부산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은 도시적 감성이 가득한 관광지부터 해운대, 광안리해수욕장, 이기대 자연공원, 황룡산 등 다양한 자연 경관도 보유해 여행에 최적화 된 곳이다. 그 중에서도 해운대, 해동용궁사, 광안리, 자갈치 시장 등은 몇 십년 전부터 현재까지 사랑받는 부산여행의 클래식으로, 여름이면 더 생각난다.

7~8월 해운대는 형형색색의 파라솔과 파란 바다가 만나 특유의 여름 감성을 뽐낸다
7~8월 해운대는 형형색색의 파라솔과 파란 바다가 만나 특유의 여름 감성을 뽐낸다

특히 해운대는 여름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수욕장 중 하나다. 백사장 길이가 1.5km에 이르지만 수심이 얕고 조수의 변화가 심하지 않으며, 주변 다양한 시설과 어울려 해마다 수백만명이 넘는 여행객이 찾아오고 있다. 어떤 이들은 해운대가 너무 뻔해 바다만 휙 보고 떠나지만 모든 여행지가 그렇듯 해운대에서도 하루를 꼬박 보내면 좋다. 우선 달맞이길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백사장의 가늘한 모래와 바다가 붉게 물드는 그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오전과 오후에는 강한 햇빛에 반사된 바다가 반짝반짝 유리구슬처럼 빛나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저녁 시간에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백사장을 거닐면 사뭇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 여름 밤 해운대에서는 플리마켓, 길거리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한 여름 밤 해운대에서는 플리마켓, 길거리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해운대 근처로 유명 갈비집이 있으며, 달맞이길에는 개성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으니 식사도 걱정없다. 또 해운대 주변으로 해운대 전통시장과 아쿠아리움이 있고, 여름 저녁에는 다채로운 축제와 길거리 공연, 플리마켓 등이 열려 여행객을 맞이한다.

광안리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다이아몬드 브릿지
광안리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다이아몬드 브릿지

주변 동백섬과 연계해도 좋다. 해운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고, 수 많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는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누리마루 APEC 하우스까지 닿을 수 있다. 이곳에서 또 다른 부산의 명물 광안 다이아몬드 브릿지의 전경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끝자락으로 가면 요즘 부산 여행에 필수로 자리잡고 있는 더베이101과 부산의 고층 아파트들이 만들어내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여름 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 더베이101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산 여행의 매력이다. 

 

●바다에서 찾은 번뇌


바다와 사찰이 만나 비경을 뽐내는 해동용궁사를 봐야 부산 여행의 제대로된 완성이다. 해운대에서 자가용으로 20~30분이면 갈 수 있어 접근성이 좋고,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닿을 수 있다. 해동용궁사를 창건한 나옹화상 혜근 스님(1320~1376년)은 고려 말 고승으로 21세 때 친구의 죽음으로 무상을 느끼고, 공덕산 묘적암에 있는 요연선사를 찾아가 출가했다. 이후 법을 구하기 위해 전 국토를 헤매다가 지금의 해동용궁사 자리에 1376년 당도했고, 뒤는 산이고 앞은 푸른 바다인 이곳에서 ‘아침에 불공을 드리면 저녁에 복을 받는 신령스런 곳이다’하고 토굴을 짓고 수행정진을 했다고. 다만 애석하게도 임진왜란 때 전화로 소실됐다가 1930년대 초 통도사 운강스님이 보문사로 중창했고, 1970년 초 정암화상이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하게 됐다. 

바다와 만나 부산 제일의 비경을 뽐내는 해동용궁사
바다와 만나 부산 제일의 비경을 뽐내는 해동용궁사

해동용궁사로 가는 초입에는 다양한 부산 먹거리와 절을 설명하는 문구가 있어 다른 사찰과 차별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해동용궁사에 발을 딛는 시점부터 전혀 다른 풍경이 여행객을 인도한다. 더군다나 부산에 처음 오는 여행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들을 위해 눈을 가린 다음 바다와 어우러진 해동용궁사를 깜짝 공개하면 왜 부산 여행의 클래식인지 몸소 깨닫게 된다. 또 요즘 말로 ‘안 본 눈 삽니다’라고 외치고 싶을텐데, 해동용궁사를 처음 접했던 그 감동을 계속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해동용궁사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촛불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보자
해동용궁사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촛불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보자

사실 용궁사도 8경을 다 즐겨야 하기 때문에 한 번만 오기에는 아쉬운 곳이다. 특히 새해 아침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드는데, 수평선에서 서서히 붉은 빛을 띄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한 해의 행복을 염원한다면 언제까지나 기억될 소중한 순간을 맞이한다. 또 안개 낀 아침의 몽환적인 용궁사, 보름달의 밝은 빛을 받은 용궁사, 거친 파도가 치는 날, 사랑대에 올라 망망대해를 보는 것도 좋다. 또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 봉축 연등을 바라보는 것과 일몰, 벚꽃까지 용궁사와 함께해야 할 날은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아참 해동용궁사에는 특별한 게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용궁사의 밤’이라는 노래다. 용궁사를 주제로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로 트로트 가수 최유나가 불렀고, 노래방에서도 찾을 수 있다니 부산 여행 온 김에 한 번 불러보면 색다른 추억이 되지 않을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클래식 부산여행에서 광안리도 빠질 수 없다. 해운대와 쌍벽을 이루는 부산의 대표 해수욕장으로 다이아몬드 브릿지와 해수욕장이 어우러진 모습은 자연과 인간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특히 저녁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데 형형색색 불빛이 다이아몬드 브릿지에 들어오면 그 빛이 반사돼 바닷물도 반짝이게 된다. 보라색 빛으로 물든 광안리를 천천히 걸으며 깊어져 가는 부산의 여름 저녁을 만끽해보자. 광안리까지 즐겼다면 이제 부산의 서쪽으로 넘어가 자갈치 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남포동, 국제시장 등의 명소를 탐방해야 한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부산 여행에서 꼭 찾는 자갈치 시장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부산 여행에서 꼭 찾는 자갈치 시장
광어, 도미회와 맑은 생선지리를 곁들인 회백밥으로 유명한 부산명물횟집
광어, 도미회와 맑은 생선지리를 곁들인 회백밥으로 유명한 부산명물횟집
부산을 대표하는 또 다른 음식인 동래파전
부산을 대표하는 또 다른 음식인 동래파전
부산식 완당과 메밀국수는 색다른 별미다
부산식 완당과 메밀국수는 색다른 별미다

부산 자갈치 시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자갈치 아지매라는 부산 특유의 정서가 담긴 곳이다. 흥정만 잘 한다면 적당한 가격에 시중보다 푸짐하게 회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요즘에는 일본, 중국인 등 외국인 여행객에게도 인기다. 또 자갈치 시장 신축건물 옥상으로 가면 남항대교를 비롯해 남포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시장에서 맛있는 회를 고르거나 흥정에 자신이 없다면 근처 식당에 가도 좋은데 부산명물횟집은 광어와 도미회 전문점으로 맑은 생선지리와 밥을 더한 회백밥이 인기다. 오랜 시간 동안 남포동을 지켜온 터줏대감으로 미식가들에게도 인정받은 곳이다.

책 향기가 그립다면 보수동 책방골목
책 향기가 그립다면 보수동 책방골목

자갈치 시장에서 맛있는 회 한 접시 먹었다면 산책 코스로는 책 향기를 맡으러 가면 좋다. 근처에 보수동 책방골목이 있기 때문. 국제시장을 지나 대청로 네거리에서 보수동 방면으로 발걸음을 향하면 동, 서로 길게 이어지고 있는 골목길이 여행자를 맞이하는데 그 곳이 바로 보수동 책방 골목이다.

이곳은 1950년 6.25 전쟁 이후 부산이 임시수도가 됐을 때 이북에서 피난 온 손정린씨 부부가 보수동 사거리 입구 골목 안 목조 건물 처마 밑에서 박스를 깔고 미군부대에서 나온 헌 잡지, 만화 등의 각종 헌책 등으로 보문서점을 운영한 것에서 시작됐다. 현재도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는 중고서적을 40~70%까지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새 책도 시중보다 괜찮은 가격에 구할 수 있으니 책이 그리우면 골목으로 향하자.


●커피 향기가 스며든 골목 


전포카페거리와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부산여행의 떠오르는 강자다. 두 곳은 최근 몇 년간 부산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이들이 필수로 고려하는 여행지로, 해운대와 광안리, 해동용궁사에 이어 또 다른 클래식 목적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포카페거리는 젊은 감성이 깃든 매력적인 카페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전포카페거리는 젊은 감성이 깃든 매력적인 카페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전포카페거리는 공구, 철물 등 산업용품 및 자재를 파는 가게들이 많던 공구상가 거리인 전포동과 부전동에 2010년 이후부터 개성 있는 카페들이 곳곳에 들어서며 시작됐다. 2014년부터 각종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며 유명세가 커졌고, 이제는 부산을 찾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됐다. 특히 유명 프렌차이즈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가 많아 스페셜티를 앞세운 다양한 원두의 커피와 눈과 입을 모두 사로잡는 달콤한 디저트가 짝꿍이 돼 현지인과 여행객들 모두를 사로잡았다. 또 최근에는 카페와 함께 이색적인 식당들도 들어서 한층 더 활기를 띄고 있다. 절대적으로 충분한 여유 시간을 두고 방문할 것을 권장하는데, 카페 한 곳 들어갈 때마다 바로 옆 카페도 궁금해지는 전포동의 매력 때문이다. 

송도해상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송도 해수욕장 일대
송도해상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송도 해수욕장 일대

남포동, 감천문화마을과 함께 부산의 옛 모습을 간직한 송도해수욕장도 최근 들어 점점 더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다. 그 중심에는 ‘부산에어크루즈’라 불리는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있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2017년 6월 우리나라 제1호 공설해수욕장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한 복원사업을 통해 탄생했으며, 최고 86m 높이에서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km 바다 위를 가로지른다. 바다 한가운데서 옥빛 송도해수욕장과 영도, 남항대교, 해안둘레길, 파도치는 기암절벽 등 부산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케이블카를 제대로 즐기려면 우선 암남공원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암남공원에서 내려와 송도해수욕장과 거북섬을 거닐고, 다시 암남공원으로 되돌아간다. 이후 파도가 치는 절벽 옆을 따라 송도 해안둘레길을 탐방하면 송도 일대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기자가 체험한 우수여행상품
코리아드림투어[다이나믹 부산+통영 케이블카, 동피랑마을 2일]

 

글·사진=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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