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아베가 준 기회, 아베가 준 숙제
[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아베가 준 기회, 아베가 준 숙제
  • 트래비
  • 승인 2019.07.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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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nbsp;대표<br>
유경동 대표

국내 호텔 영업의 아킬레스건 중의 하나인 인바운드는 최근 몇 년간 힘든 현실이었다. 그나마 내국인이 숨통을 조금 열어줬다.


반면 몇 년간 한국과 일본의 관광교역 현황을 지켜보면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165만명이 일본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200만명대를 유지하던 한국인 숫자는 2015년부터 급격히 늘어나 2018년 753만명을 기록했다. 이상현상이지만 단순 수치의 증가세 말고 다른 각도에서 현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고도의 FIT 패턴을 보였다. 일본여행의 예약경로는 개인적 선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OTA를 통해 객실을 잡고, 온라인에서 항공사의 특가 상품이나 저렴한 LCC를 예약하고 일본 여행을 한다. 많은 일본 여행패키지가 쏟아져 나오지만 저렴한 가격적 메리트를 1~2번 경험하고는 과감히 본인 스스로 일본 내 목적지를 선택하고 1년에 몇 번 정도는 가볍게 방문한다. 일본 입장에서는 여행 트렌드를 리드하는 새로운 고객층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물론 일본은 개별여행객 시장으로 전환된 세계의 여행 트렌드에 맞춰 오랜 준비와 전략을 세웠다. 지방의 인프라와 스토리를 정비하고, LCC의 확산에 맞춰 지방의 관광 수입증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러한 그들의 전략과 기대에 정확히 응답해준 시장은 한국인이었다. 특히 20~30대는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며 일본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과 역사 인식 등은 별개의 문제로 간주하는 가치관을 장착하고 일본여행 700만명 시대를 이끌었다. 몇 년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웠다. 고마워해야 할 일본은 한국인의 러시 현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한국 시장에 대한 성의를 보이지 않았고, 한일 관광교역의 수지 적자를 고민해야 할 한국 정부는 무신경으로 일관했다. 


‘방사능 오염의 위험성이라도 큰 소리로 외치며 일본방문을 자제시켜야 하나?’ 별 치사한 방법까지 머릿속을 맴돌며 혼란스러운 고민을 이어가고 있을 때 아베가 일본을 가지 말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줬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시행을 보며 가장 의아했던 부분이 관광산업이었다. 연간 6조원을 지출하는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떤 대응전략을 준비했기에 저런 과감한 도발을 했는지 궁금했다. 지금까지의 상황만을 보면 일본당국의 인식은 오만에 기초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일본입장에서 이제 한국인은 안 와도 그만인 가벼운 존재가 아니다. 그들 스스로도 그것을 알 것이다.  지방 도시의 줄어드는 일본인을 대신해 한국인들이 방문하고 돈을 지출하고 있는데 이런 한국시장에 대한 검토와 전략이 없을 리 없다. 그들은 아마 한국 관광시장에 대한 결론을 이미 내려놓고 있었을 것이다. 몇 년간 한국인 방일패턴을 지켜보니 젊은 한국 사람들은 역사나 국가 간 감정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그저 일본상품, 일본여행이라면 호감을 갖고 있으니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는 오만한 결론을 낸 것 같다. 그렇게 알아서 올 거라 생각했던 한국인 고객들이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신들의 판단으로 일본을 가지 않고 있다.


한국의 호텔로 보면 753만명의 아군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아베가 준 기회다. 일본을 착각하게 해 오만에 빠트린 이 한국인들은 민족주의나 애국심을 강조하는 일은 촌스럽게 여기면서도 본심은 굉장한 자존심으로 뭉쳐있다. 좋은 것들을 골라내는 세련된 소비감각을 가졌고 좋은 것들을 경험하거나 구매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지갑을 열기도 한다. 이 세상  웬만한 유명도시는 한두 번쯤 가봤고 호텔은 쓱 한번 보기만 해도 좋은 호텔인지 아닌지 알아차린다. 그러니 호텔에서는 까다롭고 말 많은 고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일본을 들었다 놨다 할 만큼 커져버린 이 세련된 한국인 신흥세력들이 이제 우리 편이 되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규정하고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 이것이 아베가 준 한국호텔의 숙제이다. 


올 여름, 치열한 호텔들의 패키지 판매에 있어 이들을 만족시킬 호텔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별거 없다. 그 동안 우리가 별로라 일본 가신 거죠? 앞으로 잘 할게요, 어서 오세요. 이러한 진심을 그 엄청난 세력들에게 보여주고 검증 받아야 한다. 올 여름 호텔패키지 시장의 전략은 그래서 급히 수정될 필요가 있다. 뜨거운 여름이 기대된다.
 

유경동
(주)루밍허브 대표 kdyoo@roomingh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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