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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 말고 에일-하임!

캘리포니아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Anaheim 애너하임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19.08.02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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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끝이 어딘지 모를 깊은 선물 보따리다.
하나씩 꺼내고 또 꺼내도 계속해서 새로움만 뽑히니까.
여행자는 그저 원하는 것을 꿈꾸기만 하면 족하다.

8년간 애너하임을 지켜 온 사랑방, 애너하임 브루어리의 바이젠복
8년간 애너하임을 지켜 온 사랑방, 애너하임 브루어리의 바이젠복

디즈니랜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애너하임이지만 조금만 더 이곳에 관심을 갖는다면 다른 방식으로도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스포츠, 미식, 문화, 예술 중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게 바로 크래프트 맥주다. 애너하임에는 특색 있는 브루어리들이 많은데, 그 역사는 18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9년 오렌지 카운티가 설립되기 전인 1850년대 많은 독일 이민자들이 정착해 지금까지 그들의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 특히 맥주에서 꽃을 피웠다. 수많은 브루어리들 중 애너하임 브루어리(Anaheim Brewery), 언성 브루잉 컴퍼니(Unsung Brewing Company), 브루어리 테레(Bruery Terreux) 등이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곳들이다. 

히어로를 좋아하는 브루 마스터의 취향이 반영된 언성 브루잉
히어로를 좋아하는 브루 마스터의 취향이 반영된 언성 브루잉

애너하임 브루어리는 어느덧 8년이란 시간 동안 애너하임을 지켜 이제는 동네 사랑방이 됐다. 브루마스터인 그렉 게로바크(Greg Gerovac)는 2006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2011년 독일 스타일의 맥주인 바이젠복 등을 앞세워 브루어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바이젠복의 경우 밀 맥주 특유의 시원함과 상큼함, 꽃향기가 가득해 마니아도 여럿이다. 라거의 청량함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더운 여름밤의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또 테마가 독일인 만큼 9~10월 옥토버페스트 기간에는 이곳도 축제 분위기로 가득 채워지는데, 그렉은 애너하임 브루어리가 지역 구성원들이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는 유쾌한 공간이 됐으면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양조장 스타일로 꾸며진 브루어리 테레는 시큼하고 새콤한 사워 비어로 유명하다
양조장 스타일로 꾸며진 브루어리 테레는 시큼하고 새콤한 사워 비어로 유명하다

조금 더 힙하고 미국다운 분위기를 찾는다면 언성 브루잉이 딱이다. 언성 브루잉은 식문화 복합공간 메이크(MAKE)에 입점한 크래프트 비어 전문점으로, 브루 마스터가 히어로 캐릭터를 좋아해 각종 피규어가 매장을 채우고 있다. 공용 테이블과 바로 이루어진 장소는 옆 사람과 금세 친구가 되게끔 편한 공간을 제공하는데 그 매개체는 역시 맥주다. 가장 인기 있는 멕시칸 스타일 라거 루미나부터 레드에일의 프로펠러 헤드, 커피처럼 진한 향의 밥스포터, 블루베리의 새콤함이 매력적인 싸이오닉 등이 사랑받고 있다.

 

우리에게 정말 익숙하지 않은 그런 독특함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라면 단연 브루어리 테레를 권한다. 2008년 브루어리 대표 패트릭 루(Patrick Rue)는 자신의 성인 루와 브루어리를 합쳐 더 브루어리(The Bruery)를 시작했고, 테레는 사워 비어와 에일에 초점을 맞춘 2번째 테이스팅 룸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사워 비어는 애너하임이 자랑하는 창조적인 맥주다. 새콤하면서 시큼한 맛으로 시작하는데, 맥주를 넘기고 난 뒤에는 초콜릿, 코코넛, 과일 등의 달콤한 향이 입 안을 감싼다. 특히 임페리얼 캐비닛(Imperial Cabinet), 더 베이커리(The Bakery), 고제스 아 레드(Goses are red), 윗 더 펑크(Wit the Funk) 등이 추천 맥주이지만 테레에서 만나는 맥주들은 대부분 각각의 캐릭터가 확실해 한 가지 종류만을 꼽기가 어렵다. 일반 맥주보다 용량이 많은 750ml 병에 멋진 라벨이 붙어 있는 스페셜티 맥주들을 천천히 고르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서퍼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헌팅턴 비치
서퍼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헌팅턴 비치

각양각색의 크래프트 비어로 애너하임의 흥을 느꼈다면 헌팅턴 비치로 이동해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가를 거닐어 보자. 헌팅턴 비치는 미국에서도 서퍼들의 천국으로 유명한 곳인데 일년 내내 화창한 날씨를 자랑한다. 또 헌팅턴 비치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해변을 풍성하게 만든다. 오전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어느 시간에 와도 각각의 멋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일몰이 가장 특별하다. 일렁이는 파도와 은은한 주황빛의 조화는 연인의 키스를 부를 만큼 황홀한 시간을 선사한다. 해변 근처에 있는 메인 스트리트에는 야외 테이블과 데크가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으니 저녁 만찬을 즐겨도 좋다. 

애너하임 브루어리
주소: 3830, 336 S Anaheim Blvd, Anaheim, CA 92805 
영업시간: 매일 13:00~21:00(금~일요일 영업시간 상이)
홈페이지: anaheimbrew.com

언성 브루잉 컴퍼니
주소:  500 S Anaheim Blvd, Anaheim, CA 92805
영업시간:  매일, 영업시간 상이 
홈페이지: unsungbrewing.com

브루어리 테레
주소:  1174 N Grove St, Anaheim, CA 92806
영업시간:  매일 12:00~22:00(금~일요일 마감시간 상이)
홈페이지: brueryterreux.com

일요일 오전 8시 디즈니 만화동산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디즈니랜드는 환상의 놀이터다
일요일 오전 8시 디즈니 만화동산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디즈니랜드는 환상의 놀이터다
애너하임의 하늘을 물들이는 화려한 불꽃놀이
애너하임의 하늘을 물들이는 화려한 불꽃놀이

●기억나요? 우리의 만화동산


1980년대부터 1990년 중반 태생의 아이들은 일요일 오전 7시50분이면 자연스레 눈을 떴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빠르게 TV 리모컨을 쟁취해 KBS2에 채널을 고정시켜야 하니까. 그들에게 디즈니 만화동산은 일요일을 기다리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미키마우스, 알라딘, 곰돌이 푸, 인어공주, 구피와 친구들, 티몬과 품바 등 우리에겐 저마다의 인생 디즈니 캐릭터도 있다. 또 최근에는 디즈니 만화를 실사화한 영화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언 킹> 등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며 디즈니는 전 세대에게 익숙한 문화 콘텐츠로 또 한 번 자리매김했다.

이런 디즈니를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세계 곳곳에 있는데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가 그 원조 격. 1955년 오픈한 디즈니랜드에 들어서면 영화 오프닝에 불꽃놀이와 함께 나오던 디즈니 성이 여행자를 마주한다. 그곳을 통과하는 순간 TV 앞을 지키던 순수한 소년, 소녀로 돌아간다.

게다가 애너하임 디즈니랜드에 올해 5월31일 ‘스타워즈 : 갤럭시 엣지’가 추가되며 전 세계 스타워즈와 디즈니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5만6,655㎡(약 1만7,100평)에 달하는 대규모 공간을 영화에서 나오는 혹성 바투(Batuu)에 위치한 도시 블랙 스파이어 아웃포스트로 꾸몄다. 우주 도시다운 색다른 비주얼은 물론 사운드, 음식 등 오감을 통해 스타워즈를 느낄 수 있도록 재현했다. 영화 속에 접속한 것처럼 곳곳을 누빌 수 있고, 현재 한 가지만 오픈한 어트랙션도 경험할 수 있다.

어트랙션 ‘밀레니엄 팔콘 : 스머글러스 런’은 영화에서 등장했던 은하계 최고의 우주선 밀레니엄 팔콘에 탑승해 우주를 누비는 어트랙션이다. 또 다른 어트랙션 ‘라이즈 오브 레지스탕스’는 올해 말 추가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애너하임에 짙은 어둠이 깔리면 시작되는 불꽃놀이와 미키 마우스의 판타스믹 쇼는 디즈니랜드가 선사하는 꿈의 무대이니 놓치지 말자. 


글·사진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캘리포니아관광청 www.visitcalifornia.com/kr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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