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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용문산 자락에서 경험한 특별한 북스테이

  • Editor. 최설희
  • 입력 2019.09.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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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고래이야기의 그림책이 있는 공간, 툇마루 책방
출판사 고래이야기의 그림책이 있는 공간, 툇마루 책방

새소리에 잠이 깼다.
책 그리고 초록 가득한 자연.
간절히 꿈꿔 왔던 아침이었다.

 

그 책방이 특별한 이유


아늑한 거실, 차분히 놓인 책, 그리고 온화한 인상의 책방지기가 있던 곳. 책방을 거닐던 강아지와 마당에 핀 텃밭 식물까지. 그 모든 것은 이곳을 빛낸 소중한 친구들이다. ‘산책하는 고래’는 큰 여운을 남겼고 취재를 핑계로 다시금 그곳을 찾았다. 사랑하는 가족과 잊지 못할 북스테이를 경험했다. 

산책하는 고래의 대표 공간, 거실 책방
산책하는 고래의 대표 공간, 거실 책방

무려 2년 만에 다시 찾은 ‘산책하는 고래’는 여전히 좋았다. 그리고 나름의 변화가 보였다. 1층 거실 책방 옆에 위치한 작은방 책방은 영·유아 및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방에서 10대 청소년물이 있는 책 공간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작은방 책방 창문을 나가면 히든카드인 툇마루 책방이 펼쳐진다. 툇마루 책방은 2년 전에는 없었던 공간이다. 책방 건물 뒤뜰 방향으로 마루를 내고 나무 유리문을 달아 멋진 공간을 만들었다. 뒷마당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소리를 들으며 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산책서가 공간이 펼쳐지는데 이 공간은 소정의 이용료를 지불하면 대여가 가능하다. 오후 4시부터는 오직 한 팀만을 위한 북스테이 공간으로 변신한다. 북스테이 공간은 최대 10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2층 전체를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정갈하게 제공되는 조식
정갈하게 제공되는 조식

매트 위에 뒹굴며 한참 책을 살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쫓아다니기도 했고 툇마루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저녁 식사로는 용문산 관광지 입구에 있는 음식점에서 산채정식을 먹었다. 쾌적한 공간 유지를 위해 숙소 내 조리를 금지하고 있어 저녁은 밖에서 먹어야 한다. 어느덧 어둠이 내려앉았다. TV가 없고 차 소리도 들리지 않아 귀뚜라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던 밤, 잠들기 전까지 책에 집중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외딴 책방에서의 하루가 왜 이리행복했을까. 책이라면 집에도 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책을 읽기 위해 이곳까지 달려왔을까. 이곳에는 책이 있고, 책방지기가 있고, 그들의 손때 묻은 삶이 있다. 고양이와 강아지, 푸른 자연 속 그 기분 자체가 위안이고, 활력소인 셈이다.

가정식 서점, 산책하는 고래의 입구
가정식 서점, 산책하는 고래의 입구

“겨울엔 추워 지내기 힘들지 않나요?” 책방지기에게 물었다. “난로에 장작을 피우는 재미가 상당해 겨울 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책장지기가 대답했다. 예상했던 답변은 보기 좋게 빗나갔지만, 좋은 핑계가 하나 생겼다. 겨울철 이곳을 산책하는 고래의 모습은 어떨까, 벌써 설렌다. 

 

산책하는 고래
주소: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340-20  
전화: 070 8870 7863
운영시간: 월~토요일 9:30~19:30, 일요일 10:00~16:00
요금: 북스테이 2인 15만원(1인 추가 시 2만원 추가, 최대 10명까지 신청 가능), 1인당 1책 구매는 의무

출판사 고래이야기 | 출판사 고래이야기는 책방지기 부부가 운영하는 그림책 출판사다. 그림책은 어린이들이 주로 보기 때문에 밝고 재미있는 내용을 주로 담지만 고래이야기 출판사가 출판한 책에는 장애, 차별, 사회적 편견, 입양 등 묵직한 주제도 자주 다룬다.

*최설희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라면 소소한 여행지에서도 얼마든지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믿는 여행자다. 홍보 관련 일을 하다가, 남편의 발령으로 4년간 싱가포르에 머물렀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 싱가포르>를 펴냈다.
 

글·사진 최설희 에디터 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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