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름인 태국에서 조금 늦은 호캉스
아직 여름인 태국에서 조금 늦은 호캉스
  • 나보영
  • 승인 2019.10.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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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모자, 수영복, 슬리퍼, 반바지… 아직 여름인 나라로 늦깎이 휴가를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린다. 말끔하게 정리된 방, 보송보송한 이불, 잘 차려진 아침식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이미 설레기 시작한다.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의 풀빌라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

호젓한 해변에 자리한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Avani+ Hua Hin Resort)에 짐을 푼 건 저녁 무렵. 객실의 테라스 앞으로 수영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찰방찰방 손을 담가 보다가 얼른 바다가 보고 싶어 해변으로 나선다. 수평선이 마치 자를 대고 그린 듯 직선을 이룰 정도로, 파도가 어찌나 잔잔한지 호수 못지않다. 여행하며 여러 바다를 봐 왔지만, 어느 하나 똑같은 바다가 없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다. 그대로 떠나긴 아쉬워서 해변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일행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아주 천천히 느긋하고 여유롭게. 

다양한 예술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후아힌 아티스트 빌리지
다양한 예술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후아힌 아티스트 빌리지

●왕실 가문의 휴양지
후아힌 Hua Hin

여행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약 220km 떨어져 있는 후아힌은 태국 왕족들이 즐겨 찾던 휴양지다. 1926년에 라마 7세가 여름 별장을 세운 뒤로 휴양 도시로 거듭났고, 지금도 왕실 가문 사람들의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왕가의 휴양지답게 치안이 확실하고, 관광 개발이 제한돼 유흥 시설이 없다. 관광에 열을 올리기 보다는 해변에 머물며 휴식을 즐기는 ‘휴양파’ 여행자들이 주로 후아힌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후아힌 기차역에 전시돼 있는 노란 기차
후아힌 기차역에 전시돼 있는 노란 기차

“후아힌에는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왕실 전용 대합실이 있는 오래된 기차역, 예술가들이 모여 있는 아티스트 빌리지, 옛 시장을 레트로 쇼핑몰로 개조한 테마 마켓 등 정감 어린 곳이 많죠.” 이른 아침 주변 구경을 나가며 후아힌 여행의 안내자로 나선 아티티야(Athitiya)가 말했다. 방콕 태생인 그녀는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에서 일하게 되면서 이 동네에 정이 들었다고 한다.

20세기 초 라마 6세 때 지었다는 기차역은 후아힌의 랜드마크다. 입구엔 태국 전통 양식의 붉은 목조 건물인 왕실 전용 대합실이 있고, 철로 너머엔 초기에 운행됐던 초록색 증기기관차가 서 있다. “현재도 이 철로 위로 기차가 다녀요. 말레이시아를 관통해 싱가포르까지 갈 수 있어요.” 후아힌에서 기차를 타고 싱가포르까지 가려면 하루가 꼬박 걸리고 승용차로 2시간 반 남짓이면 닿는 방콕까지도 5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일부러 기차를 타는 여행자들이 많다는 것은, 예스러운 여행 방식이 여전히 그리운 것일지도. 

빌리지 입구에는 벽화와 조형물들이 장식돼 있다
빌리지 입구에는 벽화와 조형물들이 장식돼 있다

인근 후아힌 아티스트 빌리지(Hua Hin Artist Village)에는 갤러리, 골동품점,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모여 있다. 다채로운 예술품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아티티야가 얼른 미술 공방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흰 캔버스 천으로 된 필통이나 주머니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어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40분가량 일행과 옹기종기 앉아 뚝딱 완성하고 나니 공방에서 급속 건조기로 말려 준다. 여기서 급속건조기란 폐품 종이 박스에 대충 구멍을 뚫고 낡은 헤어드라이어를 콕 박아 둔 것! 기발한 발명품에 다들 웃음이 터지고 만다. 그 어수룩함에 어쩐지 더 마음이 끌리는 건 수수함이야말로 바로 후아힌의 매력이기 때문일 것이다.

후아힌 아티스트 빌리지
Hua Hin Artist Village
주소: 3218 Tambon Hin Lek Fai, Amphoe Hua Hin
홈페이지: www.huahinartistvillage.com

후아힌 기차역
Hua Hin Railway Station

주소: Hua Hin Soi 76, Thanon Damnoen kasem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의 호젓한 풀빌라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의 호젓한 풀빌라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

▶Hotel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
Avani+ Hua Hin Resort

열대 정원과 야외 수영장을 마주한 173개 객실과 스위트, 23개 빌라로 구성돼 있다. 수페리어와 딜럭스 객실에는 전용 발코니, 빌라와 스위트에는 전용 수영장이나 자쿠지가 있어 호젓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주소: 1499 Petchkasem Road, Cha-am, Phetchaburi 76120 Thailand
홈페이지: www.avanihotels.com/en/hua-hin
전화: +66 32 898 989


●반짝반짝 메트로폴리탄
방콕 Bang Kok

다시 그리워질 낮과 밤

후아힌에서 방콕으로 넘어오는 길, 지금껏 몇 번 정도 방콕에 왔었는지 헤아려 본다. 친숙한 곳이지만 아직도 못 본 곳이 꽤 많다. 워낙 넓고 볼 것이 많은 데다, 새로운 호텔과 쇼핑몰이 속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방콕의 핏줄과도 같은 수쿰빗(Sukhumvit) 대로에 있는 호텔에 짐을 풀고 동남쪽부터 섭렵하기로 했다. 

무앙 보란의 사원. 내부는 경전으로 꾸며져 있다
무앙 보란의 사원. 내부는 경전으로 꾸며져 있다

무앙 보란(Mueang Boran)은 방콕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33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태국의 옛 도시를 재현해 놓은 고대 도시 테마파크다. 민속촌이나 건축 테마파크를 상상했다가 직접 보고 나서는 입이 떡 벌어진다. 태국 국토 모양대로 조성된 1,295㎡ 면적의 부지에 유서 깊은 건축물을 100개 넘게 재현해 놓았다.

아무래도 걷는 건 무리일 것 같으니 귀여운 골프 카로 둘러보기로! 왕궁이며 사원들은 그 재질이나 묘사가 실감 나고, 내부도 박물관으로 잘 꾸며져 있다. 아유타야와 치앙마이 구역을 둘러보고 운전대를 꺾는데, 풀숲 너머로 코끼리들이 등장한다. 지나가던 자전거 소년들도, 조용한 걸음의 승려들도 잠시 멈춰 코끼리를 바라본다. 어쩌면 태국을 상징하는 이 동물이야말로 이곳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라는 듯. 

아바니플러스 리버사이드 방콕의 루프톱 바
아바니플러스 리버사이드 방콕의 루프톱 바 ©아바니플러스 리버사이드 방콕

시내로 돌아오는 길, 비가 후두두 내린다. 숙소인 아바니 수쿰빗 방콕 호텔(Avani Sukhumvit Bangkok Hotel)은 고맙게도 복합 쇼핑몰과 연결돼 있다. 로비도 유명 카페들과 이어지고, 내부에는 루프톱 바와 스파도 있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쇼핑과 미식을 섭렵할 수 있단 말씀. 호텔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쇼핑도 하고 간식도 맛보니 방콕 현지인이 다 된 기분이다. 뭐니 뭐니 해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루프톱 바! 칵테일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보는 방콕의 야경은 언제나 운치가 넘친다. 비 오는 이 풍경이 그리워서 언젠가 또 방콕행 티켓을 끊고 말겠지. 이번 여행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무앙 보란 Muang Boran
주소: 7 296/1 Sukhumvit Rd, Bang Pu Mai, Mueang Samut Prakan District, Samut Prakan
홈페이지: muangboranmuseum.com

아바니 수쿰빗 방콕 호텔의 메인 레스토랑 ‘그린하우스’
아바니 수쿰빗 방콕 호텔의 메인 레스토랑 ‘그린하우스’ ©아바니 수쿰빗 방콕 호텔

▶Hotel
아바니 수쿰빗 방콕 호텔 
Avani Sukhumvit Bangkok Hotel

지난 7월 방콕의 중심부 수쿰빗 대로에 오픈했다. 쇼핑몰 센추리(Century) 몰과 바로 연결돼 있고, 지상철인 BTS 온눗(On Nut)역도 불과 1분 거리에 있어 교통, 쇼핑, 미식을 모두 충족시킨다. 

주소: 2089 Sukhumvit Road, Phra Khanong Nuea, Watthana, Bangkok
홈페이지: www.avanihotels.com/en/sukhumvit-bangkok
전화: +66 2 079 7555

 

▶travel  info

AIRLINE
인천에서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BKK)까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 등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5시간 40분 정도. 시차는 방콕이 서울보다 2시간 느리다.

ABOUT
태국의 기온은 연중 24~35도 정도며 5~10월이 우기,  11~2월은 건기에 속한다. 공식 화폐는 바트(THB)로, 100바트는 한화로 약 3,800원 정도다(2019년 9월 기준). 후아힌에서는 택시나 툭툭으로 여행할 수 있고 방콕의 대중교통은 BTS(지상철), MTR(지하철), 수상보트, 버스, 택시, 툭툭 등 다양하다.

▶SPOT

아이콘 시암 Icon Siam
2018년 11월 방콕 짜오프라야 강변에 52만5,000㎡ 규모로 오픈한 태국 최대 규모 쇼핑몰이다. 수상시장을 재현한 쑥시암(Sook Siam)이 대표 볼거리며, 태국 최초 타카시마야(Takashimaya) 백화점과 애플스토어를 비롯한 패션, 리빙, 자동차, 식품 브랜드가 여럿 입점해 있다.

주소: 299 Soi Charoen Nakhon 5 Charoen Nakhon Road, Khlong Ton Sai
전화: +66 2 495 7000
홈페이지: www.iconsiam.com

초콜릿 박스 후아힌 Chocolate Box Hua Hin

후아힌 동쪽 해안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감각적인 레스토랑과 바 및 편집 숍이 밀집해 있다. 해변과 닿은 레스토랑은 근사한 해안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포토 스폿! 다만, 착석하고 음료를 시켜야 자유로운 촬영이 가능하다.

주소: 13/14 Huahin 35, Soi Mooban Bohfai, Hua Hin District, Prachuap Khiri Khan
전화: +66 32 510 882
홈페이지: enjoychocolatebox.com

플런완 마켓 Plearnwan Market
50년대 시장이었던 곳을 리모델링한 레트로풍 상점가. 천연 염색 옷집, 전통 간식 가게, 목공예 소품점 등 30년 이상 된 브랜드들만 모여 있다. 귀여운 회전목마가 돌아가고, 반세기 전 노래가 흘러나와 아날로그 감성을 물씬 풍기는 곳.

주소: 4 90-95 Phet Kasem Rd, Tambon Hua Hin, Amphoe Hua Hin, Chang Wat Prachuap Khiri Khan  
홈페이지: www.plearnwan.com

 

글·사진 나보영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아바니플러스 후아힌 리조트, 아바니 수쿰빗 방콕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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