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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뭐가, 남았나요?

  • Editor. 천소현 기자
  • 입력 2019.11.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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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현 기자
천소현 기자

얼마 전, 업계에서 알게 된 지인과 10여 년 만에 재회했습니다. 근황을 나누다 그녀가 문득 물었습니다. 오래되었으니 회사에 누적된 콘텐츠도 많겠네요! 그 스치는 질문 하나가 제 안으로 들어와 많은 생각의 꾸러미를 엮어 냈습니다. “지금 남은 게 도대체 뭘까?” 


제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하, 글쎄요. 처음 여행기자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었고, 플로피디스크에 기사를 담아서 데스크에 제출하곤 했어요. 데이터가 있다 해도 지금은 사용할 수 없죠. 데이터의 수명은 고작 몇 년인 것 같아요.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겠죠. 훈련된 전문가요.”


경험은 저절로 쌓이지만, 훈련은 그렇지 않습니다. 풍부한 여행 경험을 가진 분들이 트래비아카데미를 찾아오시는 이유가 거기에 있겠지요. 예상치 못했던 현상은, 수강생 중에 기자나 사진가, 여행업 종사자, 인플루언서, 여행작가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여긴 왜 왔나요? 그냥 쓰면 되지!” 현직 기자들에게 타박(과 웃음)을 섞어 물었죠. “여행 글은 또 다른 영역인 것 같아요. 새로운 자극이 됐어요!” 


지난가을, 단풍의 절정기에 트래비아카데미 졸업생을 주축으로 40여 명이 함께 공주 마곡사로 템플스테이를 다녀왔습니다. 참 내, ‘저 땜에’ 기록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이들을 위해 ‘힐링 여행’으로 기획했다나요? 그래도 각자 찍을 사람은 찍고, 쓸 사람은 쓰더군요. 그게 좋아서 하는 사람들입니다. 누군가를 여행 작가로 선발해야 한다면, 그들 중에서 찾게 되겠죠. 


다시 7기를 모집 중입니다. 2020년 1월과 2월, 두 달 동안 이어질 여행작가 전문양성과정입니다. 강사들은 성실히 응답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여행 기록은 다른 기록과 어떻게 다른가?’ ‘여행 사진은 다른 사진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들에요. 장르라고 하기는 거창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문화소비 행위인 ‘여행’의 영역에서 ‘독자(대중)’와 소통하면서 유통될 가치가 있는 ‘기록’을 만드는 일이, 훈련의 영역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날도 추운데, 동계훈련은 함께하시죠! 


<트래비> 부편집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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