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시아스!
코트를 꺼내 입으며 로드리고를 만난 지도 1년이란 사실을 실감했다. 이 정도로 추운 날, 인터뷰 차 만난 그의 퀭한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촬영감독 로드리고는 처음 만난 그날처럼, 연재를 하는 동안에도 정신없이 늘 바빴다. 갑자기 밤샘 드라마 촬영에 투입되고 지방 출장을 훌쩍 가 버리던 그는, 그래서 마감을 제때 지킨 필자라 할 순 없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진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사진에 대한 그만의 철학과 진중한 의견이 담긴 원고는 에디터로서 매달 기다려지는 편지와 같았고, 그 어떤 살인적인 일정에도 잠수 대신 꼬박 양해를 구하던 로드리고의 행동은 그의 글처럼 진중하고 겸손했다. 로드리고(Rodrigo)는 남미에서 흔한 이름이라니 이보다 딱일 순 없겠다. GRACIAS.
김예지 기자
여행 이상의 여행
“좋은 여행 하십시오. 여러분들이 돌아올 때까지 저는 바다를 평평하게 펴놓겠습니다(웃음).” 한중 대형 여객선 대룡훼리를 타고 도착한 룽청 롱옌항에서 조상헌 선장이 하선하는 일행을 향해 외친 말이다. 부산 해양대학교에서 공부하고 1980년 조타실로 들어선 이래 오늘까지 바다를 가르는 조 선장. 3년이라는 공백을 딛고 재출항하는 대룡훼리의 키를 쥔 부담이 만만치 않을 텐데 오랜 세월 숱한 파도와 부딪히며 쌓아 온 장인의 내공이 이 한마디에서 빛을 발한다. 그런 그에 대한 믿음 때문인지 배에서 지내는 왕복 24시간 동안 육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늑하고 평안한 기분에 머물 수 있었다. 그건 또 하나의 여행이었고 여행 이상의 여행이었다.
장보영
내겐 너무 화사한 그녀
부담이 컸다. 처음의 연속이었다. 여행 박람회는 처음인 데다가, 한국에서 함께 출발하던 그동안의 출장과는 달리 현지 숙소까지 혼자 찾아가야 했다. 갑자기 예상조차 못 했던 외교적 갈등까지 겹쳤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일정을 함께하게 됐다며 먼저 연락을 해준 그녀 덕분에 비로소 걱정을 한숨 덜고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그녀는 현지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목소리로 생생한 정보를 알려주는 척척박사였다. 빡빡한 일정 덕에 다소 힘들었을 법도 한데 그녀가 내뿜는 에너지는 온종일 따스했다. 주룩주룩 비가 내리던 출장도 화창한 기억으로 남은 건 오롯이 그녀의 화사한 웃음 덕분이다.
이은지 기자
멋진 영상 기대해 주세요
맑은 하늘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듯, 그는 그런 사람이더라. 괜히 웃음이 먼저 나고 편안해지는 사람. 인턴으로 <트래비>에 합류한 그는 특유의 순수함으로 여럿을 웃긴(특히 부편집장님) 장본인이기도 하다. 학생이었던 그가 회사로 매일 출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항상 웃으며 아침 인사를 건네던 그가 더욱 고맙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는 지금 제천으로 영상 출장을 떠났다. 잘할 걸 알고 있으면서도, 괜히 마음이 쓰이는 사람. 영상을 전공하는 그의 실력은 <트래비>를 통해 화려하게 공개 될 예정이다. 개봉박두.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