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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의 섹시한 호텔] 호텔 객실 판매시장의 플레이어 변화

  • Editor. 유경동
  • 입력 2019.11.2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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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nbsp;대표<br>
유경동 대표

OTA가 호텔 객실 판매를 주도하면서 호텔 영업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제 호텔의 영업 담당은 온라인 여행사의 특징을 파악하고 우리 호텔과 궁합을 맞춰봐야 하는 시대다. OTA의 판도를 파악하는 일도 호텔 영업과 마케팅의 기본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게다가 PC에서 여행지를 선택하고 호텔을 예약하던 시대는 이제 아련해지고 있다. 소비자는 빠르게 모바일 환경에 적응했고 그 활용도와 비중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전 세계 여행시장은 향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저가항공의 저변 확대, 고객의 삶의 방식 변화 등으로 누구나 손쉽고 저렴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위치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행산업 분석기관 Phocuswright가 발표한 ‘2019년 각 대륙별 모바일 여행관련 예약률’을 보면 단연 아시아 태평양지역이 압도적으로 높다. 미주지역은 2017년도 모바일을 통한 여행산업 예약률이 19%에서 2019년 25%로 성장한 반면, 아시아 태평양지역은 44%에서 55%로 높아져 규모가 한층 더 커졌다. 다시 말해, 한국의 호텔에 투숙하는 아시아 고객의 반 이상이 이제는 본인의 스마트 폰 앱을 통해 호텔을 예약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은 80%의 고객이 모바일을 통해 예약을 쏟아내며 아시아 지역의 모바일 여행산업 환경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의 트렌드는 거대자본을 확보한 글로벌 여행사들에게 확실한 지침을 전달한다. 판매돼야 할 호텔은 고객의 손 안에 놓인 모바일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가격 전략과 판매 전략도 가볍고 손쉽게 적용돼야 한다. 호텔들은 거대자금을 투입해 시스템 구조를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하고, 웹사이트를 통한 판매비중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우리 호텔의 판매가능 객실 수와 요금이 모바일 환경을 파고들어 여행사 앱을 통해 고객의 손에 살아있지 못하면 객실 판매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존재도 나타난다. 지난 9월 전통을 자랑하던 영국의 토마스 쿡이 결국 파산 선고를 해 충격을 줬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모바일과 온라인 환경에 적응해온 거대자본인 부킹 홀딩스는 2016년 64조원의 매출에서 2018년 109조원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거대 여행 기업인 익스피디아는 2018년 117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이러한 거대 자본의 세력들이 여행산업을 주도하는 것을 지켜본 또 다른 플레이어들도 밥숟가락을 얹기 시작했다. 에어비앤비가 본격적으로 호텔 판매에 들어갔고 가장 무서운 세력인 구글도 기존의 구글 트립 서비스를 종료시키고 항공과 호텔, 여행시장을 총 망라한 구글 트래블을 출범시키며 기존의 업체들을 긴장 시키고 있다. 지금의 잘나가는 거대기업이 순식간에 이 싸움판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거듭 말하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호텔을 운영하는 모든 업체들은 이러한 변화의 판도 속에서 우리가 취할 최선의 이익을 산출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호텔산업의 움직임, 특히 시스템의 전략적 구축이나 활용은 더딘 편이다. 이러한 거대 공룡들의 싸움판에서 우리의 토종 온라인 여행사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터파크와 호텔엔조이, 호텔패스와 같은 토종 OTA들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한국 숙박산업의 토종 플레이어들 중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이 있다. 기존의 숙박예약 브랜드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한국의 유력한 플레이어는 바로 야놀자와 여기어때다. 이전 선배 세대들의 숙박 사이트가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공격적인 경영이 눈에 띈다. 먹느냐 먹히느냐의 살벌한 숙박예약 시장에서 야놀자는 공격적으로 먹는 쪽을 택한 것 같다.

2017년도에는 성장기조의 호텔나우를 사들이더니 올해 데일리 호텔까지 인수한다. 게다가 부킹 홀딩스와 싱가포르 투자 청으로부터 1억8,000만 달러를 투자 유치해 회사 가치를 한껏 올려놓더니 세계적인 PMS기업인 이지 테크놀로지(Ezee Technology)를 인수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꽤 알려진 젠 룸스(ZEN ROOMS)라는 호텔 브랜드까지 인수했다. 여기어때도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에 지분 85%를 넘기며 토종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 그리고 호텔객실을 대신 팔아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거대기업에 항상 따라붙는 변화는 바로 ‘빠른 변화’다. 그 변화의 움직임이 둔탁하다면 지금의 시대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호텔로 전락하게 된다. 플레이어의 변화는 그렇게 호텔 객실영업의 한 관리 항목이 돼버렸다.
 

글 유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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