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공소 옆에 커피집 그리고 소낙비
철공소 옆에 커피집 그리고 소낙비
  • 김예지 기자
  • 승인 2019.12.02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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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네 카페나 갈래-서울 문래동

느와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향긋한 조합인 것이다.

 

셔터를 올린 철공소들이 저마다 날카롭고 둔탁한 음을 낸다. 문래동이 하루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조금 옅어졌을지라도 옛 소리 그대로다. 1970년대 크고 작은 철공소들이 들어섰던 문래동은 한동안 철강 산업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다 1990년대 IMF를 기점으로 사람을 잃은 골목 골목은 2000년대 들어 예술가들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빈 공장을 개조한 공방, 맥주집, 카페가 듬성듬성 생겼다. 좀 ‘힙’해졌다.

이날은 비가 많이 내렸으므로. 멋 따위는 포기하고 그냥 젖어도 좋을 편한 복장으로 안착한 곳이 철공소 옆 커피집이다. 쏴아. 소낙비는 내리는데, 철공소 기계음과 커피의 조합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익숙한 듯 생소하게, 그 무엇에도 치우치지 않는다. 변신보다는 변화가 맞는 것 같아서, 문래동에서는 늘 먹던 블랙을 조금 옅게 마셨다.  

●널브러져도 좋아
호텔 707 HOTEL 707

호텔을 콘셉트로 한 카페는 더러 있지만 정말로 침대가 놓인 곳은 찾기 어렵다. 자칫 지나치기 쉬운 창작촌 깊숙한 골목에 있으면서도 호텔 707이 문래동에서 가장 핫한 카페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다. 들어서자마자 키가 그려진 카드를 받는 방식과 카드에 있는 QR 코드로 메뉴판을 확인하는 절차 또한 ‘호텔’스럽다. 샹들리에 조명과 벽면을 가득 채운 파인아트 액자 등 인테리어 소품은 <그랜드 부다페스트>보다도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편. 낮에는 커피와 브런치를, 밤에는 맥주와 와인과 함께 호캉스를 즐기자. 언젠가 봄이 오면 2층 루프톱이다.

▶Editor’s TIP
직접 구운 베이커리로 채운 애프터눈 티 세트 추천(1인 2만3,000원). 사 줄 사람이 보장된 상황이라면 금상첨화겠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39길 2-2
영업시간: 월~목요일 11:00~01:00, 금~토요일 11:00~02:00, 일요일 11:00~23:00

 

●언제 가도 편안한
아파트먼트 APARTMENT

오픈한 지 이제 2달인데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한적한 미술관 같기도 한 아파트먼트는 마구 수다를 떨기보다는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기 적당한 곳이다. 채광에 힘이 있다. 창가에 맞닿은 나뭇잎(액자처럼 보일 정도다)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굳이 벽을 새하얗게 칠한 이유를 알게 된다. 커피와 차, 티라미수와 토스트, 밤에는 맥주와 말리부 오렌지, 감자튀김이나 나초. 사실 그렇다하게 독특한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 새롭지 않고, 절대 오래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좋은 공간입니다.’ 아파트먼트의 인스타그램에 내걸린 문구에 의하면 이곳은 분명 좋은 공간이다. 

▶Editor’s TIP
공부나 책을 보기에도 괜찮을 분위기다. 직접 내려 주는 드립 커피를 시도해 보자.   

주소: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77길 12
영업시간: 월~토요일 12:00~24:00, 일요일 휴무

●온기가 필요할 때
카페 솔트 CAFE SALT

벽면에 걸린 사진과 곳곳에 놓인 빈티지 소품이 주인장의 취향을 대변한다. 그녀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진가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감성들이다. 주로 몰타와 파리, 향수가 짙게 깔린 사진 속 풍경은 진갈색의 나무 테이블과 오렌지색 조명과도 더없이 잘 어우러진다. 카페 솔트의 대표메뉴는 단짠단짠 ‘솔트 커피’. 비록 아이스지만 추운 날 필요한 열량을 채워 줄 만큼 크림이 듬뿍 올라간다. 커피가 별로일 땐 낮술로 적당히 알딸딸하게 마시기 좋은 ‘레드와인 칵테일’을 추천. 카페보다 ‘딥(Deep)’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주인장의 바람대로, 전시회 가듯 들르면 좋겠다. 분위기상 겨울, 이왕이면 연말에. 

▶Editor’s TIP
사진으로 만든 프린팅 페이퍼, 엽서 등은 판매용이다. 무심코 낙서는 지양하자.

주소: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33길 12
영업시간: 화~토요일 13:00~22:00, 일요일 13:00~18:00, 월요일 휴무

 

글 김예지 기자 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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