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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은 항상

  • Editor. 임창식
  • 입력 2019.12.02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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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풍경이 어쩐지 따뜻하다면, 이유가 있다. 늘 품에 안겨 있던 카메라의 온기 때문이다. 
지난겨울이 따뜻했다면, 다 이유가 있다. 나를 품어 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평 두물머리

떨어진 단풍잎의 무게로 
계절이 기울었다. 
가을이 우수수 떨어지자, 
겨울은 땅에서 피어올랐다. 

강남 삼성동

길이 흔들리는 것일까, 
내가 흔들리는 것일까. 
소주 한잔에 
리듬을 맞춰 볼까. 

원주 중앙동 증평길

익숙해지지 않는 건 
추위보다 나 자신. 
서로 적당히 거리를 두는 가로수처럼, 
한 발자국 떨어져 보면 어떨까. 

연세대학교 원주

간밤의 악몽에선, 
비가 내렸어. 
깨어나 보니 온 세상이 화이트. 
참 다행이지 뭐야. 

원주 태기산

참을 수 없이 추운 날, 오기로 산을 올랐다. 
웬걸, 정상은 빛으로 가득차 따뜻했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

원주 현중로

기차가 멀리 떠나가 버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사람처럼. 

화양강 휴게소

한 모금, 두 모금, 
모든 것을 함께했던 친구여. 
겨울 안에서 편히 쉬시길.

충주 소태면

항상 틀리던 일기예보가 
오늘은 정확했다. 
멀리 온 보람이 있었다. 

 

글·사진 임창식  에디터 트래비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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