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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박사의 It’s IT] 항공권 유통의 변화

  • Editor. 양박사
  • 입력 2019.12.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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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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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한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가면 삼성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래서 친구를 위해 가격을 알아보니 오히려 그 친구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비싸다는 걸 알게 되었다. 비단 휴대폰 같은 고가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어딘가로 여행을 갔을 때 그곳이 원산지인 어떤 제품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현지 가격이 가장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물리적으로 유통비가 덜 들 수 있는 원산지에서 당연히 가격이 가장 저렴할 것이라는 매우 합리적인 유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구조를 파고 들어가보면 가격이라는 것은 단순히 원가 구조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유통시장의 메커니즘에 따라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특정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면, 만들어진 장소가 아닌 그 상품의 유통망 속에서 적합한 목적지를 찾아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유통채널 전략은 급변하는 온라인 환경 속에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과거 제조만을 하던 업체들도 이제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바로 고객들과 연결되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직접 리테일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얼마전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더 이상 판매를 하지 않기로 선언해 깜짝 뉴스가 되기도 했다. 나이키의 자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직접 유통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에서도 유통전략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한다. GDS 비용을 절감하도록 자사 홈페이지에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웹사이트보다 방문자가 많은 여행사 웹사이트에 최저가를 유통시킬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어디서든지 균일한 가격을 유지하는 정책을 펼칠 것인가? 과거 항공사 RM을 운영하고 있을 때 나 역시 고민했던 문제 중 하나였다.


당장 눈앞에 있는 재무구조표를 보면 항공권 유통비를 줄일 수 있는 간단하고 빠른 방법은 항공사 홈페이지의 특가 정책이었지만, 조금 더 면밀하게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해보면 반드시 항공사 직접판매 활성화가 정답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시장에서 압도적인 공급량을 가진 경우나 확실한 가격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항공사들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만을 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LCC인 미국의 사우스웨스트나 유럽의 라이언에어는 여행사 유통채널 없이 개인 고객들에게 직접 항공권을 팔기 시작했고, 상대적 유통 비용에 부담을 느낀 다른 항공사들 역시 이른바 ‘공홈특가’ 위주의 정책으로 자사 홈페이지의 트래픽을 증가시키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항공사 웹사이트의 가격을 크롤링해오는 메타서치라는 또 다른 형태의 디지털 유통채널을 활성화시켰다. 이렇게 메타서치 비즈니스가 성장하니 국내에서만 메타서치를 운영하는 회사가 글로벌 회사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무려 10여개의 업체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러한 항공사의 비즈니스 전략의 변화는 여행업계를 급속도로 디지털화함과 동시에 외형적으로 온라인 마켓을 급격히 성장시켰다. 이제 2020년부터 우리가 마주하게 될 항공업계의 유통 변화는 항공사의 연결성(Connectivity)에 달려 있다. 항공권을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GDS, API 또는 NDC와 같은 전략적 IT 행보에 따라 앞으로 항공사의 가격은 차별화될 것이며 이는 유통채널에 또다른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글 양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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