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 않은 연말여행을 위한 4가지 제안
뻔하지 않은 연말여행을 위한 4가지 제안
  • 트래비
  • 승인 2019.12.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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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가는 여행지와 맛집이 식상하다면 조금 새로운 여행에 도전해 보자. 재미도 있고 의미도 가득한 특별한 연말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당신을 위해 엄선한 4가지 색깔의 결이 다른 여행을 모았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니들이 패들보드 타는 재미를 알아?”
울산 태화강 패들보드(SUP)


울산을 공업도시로만 알고 있다면 분명 여행 초보자일 가능성이 높다. 산업단지가 없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울산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바다, 산, 강, 도시 등을 모두 갖춘 매력적인 여행지라는 걸 알게 된다. 전국에서 가장 빠른 일출을 볼 수 있는 간절곶, 하얀 억새가 장관인 사자평, 고래 이야기로 가득한 장생포 등등.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장소는 다름 아닌 태화강이다. 울산의 자연·생태환경을 대표하는 여행지다. ‘봄 양귀비꽃 가을 국화’로 대변될 만큼 철마다 꽃으로 뒤덮이고, 갈대군락과 십리대숲은 언제나 여행자를 반긴다.

태화강을 더 가까이 즐기는 방법
태화강을 더 가까이 즐기는 방법

이런 태화강에 또 하나의 명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공은 패들보드! 멀리서 바라만 보던 태화강을 이제 패들보드를 타고 몸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패들보드는 자격증도 수료증도 필요 없다. 수영을 못해도, 운동신경이 없어도 누구나 안전하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타고 즐길 수 있는 패들보드
누구나 쉽게 타고 즐길 수 있는 패들보드

태화강에 패들보드가 모습을 드러낸 건 2019년 7월 말이다. 울산시와 지역기업인 ㈜월드,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손을 잡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작했다. 7월부터 진행 중인데, 11월까지 3,000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인기비결은 눈으로 보는 태화강을 몸으로 즐기는 태화강으로 변신시킨데 있다. 생각해보라. 그림 같은 강물 위에서 느긋하게 패들보드를 타며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누구라도 자연 속에서 여가를 보내는 그들이 부럽지 않겠는가.


여기서 잠깐! 서핑은 알아도 패들보드는 조금 생소하다. 패들보드가 뭐지? 패들(paddle)은 ‘노’를 말한다. 흔히 보트를 탈 때 사용하는 것은 노, 카약·카누에서 사용하는 걸 패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같은 말이다. 패들보드는 서핑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서 나아가는 레포츠다. 영어로 ‘Stand Up PaddleBoard’, 줄여서 ‘SUP’이라고 부른다.

보드 위에 서서 또는 앉아서 패들을 젓기 때문에 파도를 타는 서핑과는 다르다. 서핑보드 보다 크기도 크고 부력이 세서 훨씬 안전하다. 그렇다면 생전 보드라고는 근처에 가본 적도 없고, 수영도 못하고, 운동신경이라고는 1도 없어도 과연 가능할까? 당연히 가능하다. 특별한 기술도, 큰 힘도 필요 없기 때문에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가능하다. 물론 약간의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보드에 조심조심 올라 앉아서 패들을 젓는다
보드에 조심조심 올라 앉아서 패들을 젓는다

체험과정은 간단하다. 구명조끼를 입고, 간단한 맨손 체조로 몸을 푼다. 잠시 안전요원의 설명을 들으면 끝. 물에 빠질 일은 거의 없지만, 만에 하나 물에 빠졌을 경우 얼굴을 하늘로 향하고 구조신호를 보내면 된다. 보드와 서퍼를 연결하는 리쉬(leash, 끈)를 발목을 채우고, 조심스레 보드 위에 앉는 것으로 시작한다. 생각 보다 흔들림도 적고 훨씬 안전하게 느껴진다. 처음부터 무리해서 일어서지 않아도 된다. 어느 정도 강물의 흔들림에 적응되었다고 생각될 때 일어나도 된다. 패들을 젓는 것도 전혀 힘들지 않다. 살짝만 저어도 앞으로 잘 나아간다. 
 
시간이 지나 강에 적응되면 서서히 강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강 밖에서 보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눈앞에 펼쳐지고, 강바람이 부드럽게 얼굴을 스친다. 햇살에 눈부신 갈대가 하늘거리고, 그 너머 우뚝 솟은 도심의 빌딩이 새롭다. 바라보는 시점이 바뀌었을 뿐인데도 세상은 무척이나 다르게 보인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일어설 용기가 절로 생긴다. 패들을 보드 가운데 두고 조심스레 일어선다. 서서 타면 재미도 두 배, 감동도 두 배다. 1인 보드 외에 10인까지 탈 수 있는 단체보드도 있으니. 가족이나 친구와 온다면 함께 타도 좋다.

패들보드도 타고 십리대숲도 걷고
패들보드도 타고 십리대숲도 걷고

체험장에서 출발해서 높은 절벽 위에 태화루를 감상하며 상류로 패들을 저어가면 십리대밭교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십리대숲이 끝없이 이어지고, 멀리 태화강전망대가 보인다. 태화전망대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왕복 4km 구간을 체험하게 되는데, 시간은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태화강SUP 라온4 투어코스' 프로그램
'태화강SUP 라온4 투어코스' 프로그램

패들보드를 타고 난 뒤에는 태화강의 다른 볼거리도 둘러본다. ‘태화강SUP 라온4 투어코스’라고 해서 태화강의 볼거리를 엮어서 여행상품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라온4는 네 가지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SUP 타고 태화강 십리대숲 보는 코스가 라온1, sup 타고 태화강동굴피아 둘러보는 코스가 라온2, SUP 타고 태화강전망대에 올라가서 전체 태화강 모습을 감상하는 게 라온3, SUP 타고 태화강 철새공원에 가서 철새를 구경하는 게 라온4다.


태화강 패들보드(SUP) 
주소 :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동 1512-2 (태화강둔치 공영주차장) 
문의 : 052-256-7806, 010-2088-3362
운영시간 : 10:00, 13:30, 15:30(매주 월요일 휴무)
소요시간 : 2시간(패들보드 30분 + 태화강관광 1시간 30분)


주변 음식점 
할머니의 손두부 : 해물순두부 / 울산광역시 중구 내오산로 5 / 052-224-0393
밀양시골밥상 : 생가자미찌개 / 울산광역시 중구 내오산로 113-1 / 052-247-3320
하동식당 : 돼지국밥 / 울산광역시 동구 동해안로 30-7 / 052-251-7929

주변 숙소 
어련당 : 울산광역시 중구 산전길 61 / 052-297-5796 http://eld.junggu.ulsan.kr
경원BIZ모텔 : 울산광역시 동구 녹수7길 58 / 052-233-2000 www.e-hotel.co.kr
하이호텔 : 울산광역시 동구 바드래5길 11-6 / 052-944-1010 http://hihotelps.com


글. 사진 : 유은영 (여행작가)


●신성리 갈대밭에서 산책하고 문헌서원에서 명상
서천 슬로우 리트릿 여행


공부에 지쳐, 일에 치여 바쁘게 살다 보면 삶의 속도를 한 박자 늦추는 여유를 갖고 싶어진다.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느린 여행, 리트릿(retreat)이 하나의 방법이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물러나 휴식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여행이다. 슬로시티 서천에서 갈대밭 산책, 문헌서원에서 명상과 요가를 즐기며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선물한다. 

요가와 명상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슬로우 리트릿
요가와 명상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슬로우 리트릿

내면에 집중하는 리트릿 여행

충남 서천에서 현대인을 위한 ‘슬로우 리트릿(slow retreat)’ 여행을 선보였다. 리트릿 여행에 서천이 지닌 지역 콘텐츠를 더해 호서대학교와 사회적 기업인 (주)자이엔트가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신성리 갈대밭, 문헌서원, 한산모시, 한산 소곡주 등을 결합해 서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리트릿이 탄생한 것. 이름도 슬로시티 서천과 리트릿에서 영감을 받은 ‘슬로우 리트릿’이다. 유독 자연이나 생태와 관련된 여행지가 많은 서천이기에 더욱 기대된다.


슬로우 리트릿에서는 어떤 걸 경험하게 될까? 바닷바람을 느끼는 비치요가, 사운드 또는 아로마테라피, 갈대밭 속 힐링 요가, 한산 소곡주 만들기 체험, 한산모시 짜기 체험, 문헌서원에서 명상, 전통차 마시기, 묵언이나 피크닉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모든 일정을 급하게 진행하는 건 아니다. 하루에 한두 개 정도로 느긋한 일정을 짠다. 1박 2일이나 2박 3일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되고 길게는 일주일이나 한 달도 가능하다.

리트릿 여행에 서천의 특색을 더해 슬로우 리트릿이 되었다
리트릿 여행에 서천의 특색을 더해 슬로우 리트릿이 되었다

느린 여행지로 딱 좋아, 충남 서천

서천 슬로우 리트릿의 시작은 가을바람과 갈대가 만나 기분 좋은 울음을 토해내는 신성리 갈대밭이다. 금강 하구에 자리한 이곳은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갈대가 빽빽한 숲을 이룬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비롯해 숱한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갈대밭 사이를 걸으며 산책을 한다. 빠르지 않게 천천히. 숨소리도 죽여가며 조용히 걷는다. 그래야 자연의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작은 바람에도 서걱서걱 흔들리는 갈대의 소리, ‘쿵쿵쿵’ 낮게 울리는 발걸음 소리, 인기척에 놀라 급히 날갯짓하는 철새의 소리. 신성리 갈대밭이 여행자에게 주는 선물이다. 덕분에 미로처럼 뻗은 갈대숲 길을 따라 구불구불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옥의 멋을 살려 지은 문헌전통호텔
한옥의 멋을 살려 지은 문헌전통호텔

가벼운 산책으로 기분전환을 했으니 문헌서원으로 이동해 몸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차례다. 문헌서원은 서원의 역사적인 의미도 좋지만 그 앞에 완만한 잔디밭과 주변에 꾸민 공원이 근사하다. 숙소로 사용하는 문헌전통호텔도 문헌서원 입구에 자리한다.

문헌서원에서는 잔디밭에 앉아 요가를 하거나 명상을 한다. 요가는 강사의 지도 아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기본 동작 위주로 실시한다. 호흡에 신경 쓰면서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 구석구석을 살피게 된다. 모든 동작을 마친 후 누워서 쉬다가 감은 눈을 떴을 때 시야 가득하게 쏟아지는 푸른 하늘이 감동이다. 

문헌서원 앞 잔디밭에서 이뤄지는 요가
문헌서원 앞 잔디밭에서 이뤄지는 요가

대자연 속에서 하는 요가는 훨씬 자유롭고 열린 마음이 된다. 탁 트인 공간이 주는 해방감을 만끽하며 요가를 즐길 수 있고 서원을 둘러싼 솔숲의 새소리, 맑은 공기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요가는 문헌서원 잔디밭뿐만 아니라 장항송림해변이나 신성리 갈대밭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꽃 만다라를 만들며 마음을 힐링한다.
꽃 만다라를 만들며 마음을 힐링한다.

요가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도 있다. 나무 아래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른바 ‘멍 때리기’ 시간을 갖기도 한다. 빈백이나 캠핑의자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한다. 마음 요가 혹은 힐링 아트라고 불리는 젠탱글(zentangle)을 그리기도 한다. 젠탱글은 단순한 패턴을 반복해 그리는 그림이다. 우리 삶에 지우개가 없듯 젠탱글도 지울 수 없는 펜으로 그린다. 잘못 그은 선도 지우지 않고 계속 그려나가면 전체 그림의 한 부분이 되어 어우러진다. 마음을 비우는 데 젠탱글만한 것도 없다고 한다.


꽃잎이나 나뭇잎을 주워 모아서 마음 내키는 대로 배열하는 꽃 만다라 역시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색이나 모양, 분포 등을 보고 심리치료에 활용하기도 하는데 그 모든 것을 떠나 알록달록한 꽃잎을 만지고 정성껏 배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한산모시관 공예체험방의 모시팔찌 짜기 체험
한산모시관 공예체험방의 모시팔찌 짜기 체험

한산모시관에서는 모시팔찌 짜기를 한다. 지역 어르신이 요령을 알려주고 여행자는 그대로 따라 하는 거라 어렵지 않다. 모시팔찌 하나를 완성하려면 최소 30분 이상 걸린다. 아담한 크기의 베틀에 색색의 날실을 걸고 씨실을 넣었다 뺐다 하면 조금씩 팔찌가 만들어진다. 짜는 동안 병든 부모를 낫게 해준 모시할매 전설을 들려주는데, 모시팔찌를 짜는 동안 소원을 빌면 한 가지는 꼭 이루어진다고 한다. 

카페 다향에서 즐기는 전통차는 깊은 맛을 선물한다.
카페 다향에서 즐기는 전통차는 깊은 맛을 선물한다.

전통차 마시기도 참가자들이 좋아하는 일정 중 하나다. 정원을 곱게 가꾼 카페에서 주인이 직접 만든 대추차, 오미자차, 생강차 등을 마신다. 진한 대추차 향기가 가득한 공간에서 갖는 다담. 서로 간에 오가는 사소한 이야기만으로도 가슴속 답답함이 풀어지는 느낌이다.  매일 정성껏 끓여낸 대추차와 꼼꼼하게 손질해서 약 기운 가득 담은 생강차, 오랜 시간 잘 재운 오미자차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처럼 슬로시티 서천에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나를 찾아간다.


슬로우 리트릿은 야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랭이 많아 날씨와 기온의 영향을 받는다. 대지의 기운이 태동하는 봄부터 단풍이 화려하게 물드는 가을까지 진행하고, 겨울에는 진행하지 않는다. 아쉽게도 2019년 프로그램은 마감을 했다. 봄이 오면 업그레이드해서 새롭게 시작하니 자연과 내가 온전히 하나 되는 시간을 가지려면 조금 기다려야 한다.

슬로우 리트릿
문의 : 041-555-0329(느-린여행사) 
홈페이지 : https://gvntapp.com/event/?no=1095

주변 음식점 
모시원 : 돌솥밥 / 충남 서천군 한산면 한마로 18 / 041-951-0021
할매온정집 : 아귀찜·아귀탕 /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서로47번길 20 / 041-956-4860
천방맛집 : 우렁쌈밥 / 충남 서천군 판교면 종판로 882-8 / 041-951-3396

주변 숙소 
문헌전통호텔 : 충청남도 서천군 기산면 서원로172번길 66 / 041-953-5896 www.seocheon.go.kr/tour/sub02_08.do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 : 충청남도 서천군 종천면 희리산길 206 / 1588-3250 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0187
서천유스호스텔 :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항산단로 34번길 72-40 / 041-956-0003 www.scyh.or.kr

글 : 김숙현 (여행작가) / 사진 : 권대홍 (사진작가)


●의암호 물길이 선물하는 평등한 여행
춘천 대한민국 100사공 프로젝트

춘천으로의 여행은 호수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호수를 보지 않고, 호수에 뛰어들어 즐기지 않는 춘천 여행은 무언가 부족하다. 호수를 감상하는 시선은 두 가지다. 호수를 밖에서 바라보거나, 호수 안으로 들어가 물길을 누비는 것. 전자는 호숫가를 산책하면서 가능하겠고 후자는 춘천의 명물이 된 카누를 통해 가능하다.

카누를 타고 호수를 감상하는 방법
카누를 타고 호수를 감상하는 방법

해설사가 함께해 더욱 특별한 카누 여행

춘천에는 ‘물레길’이라는 호수 길이 있다. 물레길은 카누로 물 위를 걷는 여행이다. 의암호 물레길을 따라 나무로 만든 카누가 유영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존에는 2~4인승 소형 카누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12인승 대형 카누도 등장했다. 송암스포츠타운 쪽 킹카누는 12인승 카누로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킹카누 이용객은 수변의 해당 선착장으로 찾아가야 한다.

최대 12인까지 탑승 가능한 킹카누

킹카누가 반가운 건 ‘대한민국 100사공 프로젝트’의 하나로 2인승 카누를 이용할 수 없던 여행 소외계층을 위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카누 조종법을 익힌 전문 해설사가 함께 탑승해 도움을 준다. 전문 해설사가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카누는 약간의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조종이 가능하지만 개인 체력이나 몸 상태에 따라 버겁기도 하다. 이때 해설사가 킹카누 조종을 지휘하며 도움을 준다. 킹카누는 크기가 크고 균형 장치도 갖춰 안정적이다. 덕분에 일반인 단체는 물론 장애인, 시니어, 영유아 동반 가족 등 관광약자도 이용하기 편하다.

킹카누의 해설사를 ‘묘사해설사’ 또는 ‘물길따라해설사’라고 부른다. 묘사해설사는 시각장애인이나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묘사해 설명하는 전문인력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조종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것은 물론 주변 환경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설명해준다.

물길따라해설사는 호수, 강과 연계된 문화, 역사 등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사공 양성 아카데미’에서 3개월 정도 전문교육을 수료하고 현장에 투입된다. 이는 지역의 관광 경쟁력 강화 및 관광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공모한 ‘산학연관 협력 지역관광혁신 프로젝트’에 선정된 것으로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다.
 

손끝으로 물을 느껴보는 순간
손끝으로 물을 느껴보는 순간
휠체어가 탑승 가능한 카누가 완성되면 장애인도 카누를 즐길 수 있다
휠체어가 탑승 가능한 카누가 완성되면 장애인도 카누를 즐길 수 있다

킹카누가 관광약자를 위한 것인 만큼 물레길 카누 여행을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시설도 정비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도록 이동로를 조성하는 것이다. 휠체어가 탑승 가능한 카누도 제작 중이다. 휠체어 이용자도 자유롭게 카누 여행을 즐길 날이 머지않았다. 그 감동적인 장면이 물레길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일반인에게도 킹카누가 매력적이다. 여럿이 함께 패들을 젓기 때문에 힘이 덜 들고, 풍경에 집중하기 좋다. 주변 환경에 대한 해설도 들으니 일석삼조다. 코스도 다양하고 카누와 자전거를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도 있다. 12인승 카누지만 적은 인원도 이용 가능하다. 한두 명부터 단체까지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완만한 데크 산책로로 조성돼 관광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갈 수 있다
완만한 데크 산책로로 조성돼 관광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갈 수 있다
수변 산책로와 이어지는 의암호 스카이워크
수변 산책로와 이어지는 의암호 스카이워크

카누를 타면서 호수 안에서 바깥 정취를 즐겼다면 이제는 밖에서 호수를 바라볼 차례. 킹카누 선착장에서 수변 산책로를 따라 의암호 스카이워크까지 걸어보자. 산책로는 데크로 조성돼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편하고 유모차나 휠체어도 이용 가능하다. 의암호와 바로 접한 길이라 전망도 아름답다. 수면 위 12m 높이의 의암호 스카이워크는 바닥이 투명 강화유리로 이뤄져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킹카누 투어
주소 : 강원도 춘천시 송암동 684 (킹카누 선착장)
문의 : 033-251-9600
홈페이지 : http://킹카누.org

주변 음식점
어쩌다 농부 : 파스타, 비빔밥(시기별로 변동) / 강원도 춘천시 중앙로77번길 35 / 033-251-1018
광수생각 : 부대찌개, 왕돈가스 / 강원도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4 / 033-252-3055
1.5닭갈비 : 닭갈비 / 강원도 춘천시 후만로 77 / 033-253-8635

주변 숙소
상상마당 춘천 스테이 : 강원도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22 / 033-818-4200 www.sangsangmadang.com/stay/preview
춘천일기 스테이 : 강원도 춘천시 중앙로27번길 9-1 / 010-9384-7507 http://bit.ly/chuncheonstay
봄스테이(봄호텔) : 강원도 춘천시 남춘로36번길 4 / 033-264-1477 www.bomstay.com


글 : 김수진 (여행작가) / 사진 : 이승훈 (사진작가)


●장애인과 자원봉사자의 아름다운 동행
강릉 유니버설 디자인 여행


여행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하는 삶의 일부이다. 그렇기에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과정도 편의시설도 평등해야 한다. 몸이 불편하다고 사회적 약자라고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카톨릭관동대학교 산학협려단 등이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새롭게 선보인 여행이 ‘강릉 유니버설디자인 여행’이다. 

선교장을 둘러보는 장애인 여행자와 자원봉사자
선교장을 둘러보는 장애인 여행자와 자원봉사자

장애인 배려시설에 자원봉사가 더해진 무장애 여행

강릉은 바다, 산, 호수, 문화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 많은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다. 새해가 시작되면 정동진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고, 여름이면 경포대해수욕장의 시원한 파도에 몸을 던지며 더위를 쫒는 피서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목커피거리는 고소한 커피향과 함께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선교장·오죽헌 등 문화유산에는 자랑하고 싶은 역사가 스며 있다.

‘강릉 유니버설 디자인 여행’은 모두에게 열린 여행이다
‘강릉 유니버설 디자인 여행’은 모두에게 열린 여행이다

강릉 유니버설디자인 여행은 강릉의 대표 명소를 돌아보는 여행이다. 일반 여행이 아닌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여행이다. 자원봉사자가 장애인을 일대일로 케어하는 시스템이다. 일반인에게는 별것 아닌 장애물도 장애인에게는 관람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커다란 벽이 되기도 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럼픽을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시설 개선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강릉을 무장애관광 모범도시로 만들기 위한 큰 뜻을 품고 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동계올림픽을 치르며 갖춘 장애인 배려 시설을 활용해 여행약자들이 좀 더 쉽게 강릉을 만날 수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이제 몸이 불편해서 강릉 여행을 못한다는 말은 옛말이다.

아름다운 선교장의 풍경을 휴대폰에 담는 여행자
아름다운 선교장의 풍경을 휴대폰에 담는 여행자

여행의 시작은 선교장이다. 휠체어에 앉아 선교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장애인 여행자의 얼굴에 웃음이 핀다. 휠체어를 밀며 동행이 되어주는 든든한 자원봉사자가 있으니 몸이 불편하다는 것도 잊고 휴대폰에 풍경을 담기 바쁘다. 

선교장은 이동로가 넓고 곳곳에 경사로가 마련되어 있어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한옥의 문지방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장애인에게 장벽이 된다. 이럴 때 동행하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든든하다.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선교장은 울긋불긋한 색으로 물들어 있다. 키가 큰 소나무들이 기와지붕 너머로 고개를 내민다. 얼핏 봐도 집의 규모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선교장은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의 11대손 이내번이 지었다. 이후 10대를 거치는 동안 증축되어 아흔 아홉 칸의 부잣집 모습을 갖췄다. 가장 먼저 지은 안채를 비롯해 별당, 사랑채, 행랑채, 사당 그리고 12개의 대문에 300년이라는 시간이 담겨 있다. 나무와 수풀이 어우러진 고택의 정취를 지닌 선교장은 찬찬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바쁜 도시생활의 노곤함이 녹아내린다.

음식점 ‘초당할머니순두부’의 음식
음식점 ‘초당할머니순두부’의 음식

점심식사를 하기 위한 식당도 여행약자를 배려한 곳으로 골랐다. 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휠체어가 지날 수 있는 곳, 예약을 하면 테이블의 의자를 빼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곳을 선택했다. 휠체어 이용자들은 계단 앞에 무력해 지고, 장사를 위해 휠체어 손님을 받지 않는 식당에 상처를 받는다.

해변을 따라 예쁜 카페가 늘어선 안목해변
해변을 따라 예쁜 카페가 늘어선 안목해변

식사 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기 위해 찾은 곳은 강릉항이다. 안목커피거리와 인접해 있어 강릉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강릉항은 개칭되기 전까지 ‘안목항’이라 불렸다. 항구 옆 안목해변은 카페가 줄지어 들어서면서 청춘남녀의 데이트 성지가 되었다. 

안목해변이 처음부터 커피거리로 유명했던 건 아니다. 예전에는 바닷가에서 커피를 타서 팔던 아주머니들이 있었다. 그때도 장사는 잘 됐다. 커피장사가 잘 되니 커피 자판기가 들어섰다. 그리고 자판기 커피가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여행객들이 자판기 커피를 마시러 안목해변을 찾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커피 자판기가 카페로 교체됐다. 이제는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분위기, 원두커피를 내는 카페들이 해변을 따라 들어섰다.

여행자가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여행자가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여행 참가자들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안목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에 자리를 잡는다. 휠체어가 들어가는 널찍한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커피 잔을 들고 테라스에 서 바다 풍경을 만끽한다. 진한 커피향을 맡으며 바라보는 바다는 이전에 바라보던 바다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솔바람다리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 관광약자도 접근이 용이하다
솔바람다리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 관광약자도 접근이 용이하다

바다에 와서 커피만 마시고 갈 수는 없는 법. 평소에 쉽게 하지 못한 바닷가 산책에 나선다. 강릉항 뒤편에 있는 죽도봉에서 남항진 해변까지 이어지는 솔바람다리는 산책하기 좋다. 다리에는 계단 뿐 아니라 여행약자를 위한 경사로도 설치되어 있다. 솔바람다리는 강릉항에서 걸어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만족도는 높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한층 여유롭다. 

솔바람다리 아래에서 긴 여정을 이어온 남대천이 동해와 만난다. 다리 위에서 남대천의 물줄기와 너른 동해의 풍경을 동시에 즐긴다. 강릉 도심을 병풍처럼 두른 오대산과 설악산의 산줄기도 눈에 들어온다.

연곡해변의 해송숲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연곡해변의 해송숲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연곡해변도 산책을 즐기기 좋은 장소다. 해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해송 숲은 음이온과 피톤치드가 풍부하다. 움직임이 많지 않아 폐기능이 약해진 장애인의 건강에 도움이 될 만하다. 

해송 숲에는 캠핑장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는 두 개의 코스로 각각 900m와 1200m 길이다. 나무나 콘크리트로 된 길이어서 휠체어나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도 걷기에 편하다.

강릉 유니버설 디자인여행은 여행약자만을 위한 여행은 아니다. 여행약자와 동행하는 보호자를 위한 여행이기도 하다. 요양보호사와 자원봉사자가 전담 배치되어 여행을 도우니 보호자도 휴식을 취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장애인 혼자 보호자 없이 강릉을 여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장애 여행은 장애인과 자원봉사자 모두에게 뜻 깊은 시간이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고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서다.

세인트존스 호텔의 장애인 객실
세인트존스 호텔의 장애인 객실

현재 이용하는 호텔은 작지만 세심하게 신경 쓴 시설을 갖췄다.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도록 욕실 문은 여닫이 방식으로 대체하고 폭을 넓혔다. 욕실 안 공간도 넓어 휠체어가 회전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변기 주변 손잡이 물론이고 유리로 된 샤워실의 칸막이도 없다. 앞으로 잠자리도 더욱 신경 쓸 예정이다. 

강릉 유니버설 디자인여행은 ‘베푸는 여행’을 추구한다. 그럼으로써 강릉을 대한민국 제일의 열린관광도시로 만들어 모든 여행자가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니버설 디자인 여행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사임당로 641-28(가톨릭관동대학교 R&B PARK 203호)
문의 : 033-643-3366
홈페이지 : www.budtour.co.kr

주변 음식점 
초당할머니순두부 : 순두부 / 강원도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77 / 033-652-2058
해뜨는맛집 : 한식, 해물요리 / 강원도 강릉시 남구길18번길 25 / 033-648-5575
구라미한우촌 : 소고기 /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구라미등길 3 / 033-644-2208

주변 숙소 
세인트존스 호텔 :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 307 / 033-660-9000 https://stjohns.co.kr
호텔 아비오 :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 229 / 033-640-6900 www.avviohotel.com
호텔R :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 423 / 033-644-2701

글 : 오원호 (여행작가) / 사진 : 권대홍 (사진작가)
출처 : 관광일자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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