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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ada Activity 여기는 ‘타다’의 바다

  • Editor. 채지형
  • 입력 2020.01.0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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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한 바위가 파도처럼 출렁인다. 스릴 넘치는 모험에 끌린다면, 네바다로!
울긋불긋한 바위가 파도처럼 출렁인다. 스릴 넘치는 모험에 끌린다면, 네바다로!

바람을 타고 물결을 타고 공기를 탔다. 
모험심 가득한 이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네바다.  
거칠고 마른 사막은 ‘타는 짜릿함’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 줬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네바다는 천국이지."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사랑해 네바다에 살고 있는 안토니오. 네바다를 생각하면 거친 수염 가득한 얼굴에 선한 미소를 보여 주던 그가 떠오른다. 24시간 반짝이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30분만 나가면 사막이 나타나고, 전혀 다른 성격의 놀이터가 시작된다. 황량한 산을 시원하게 가르는 집라인부터 거친 길을 오르락내리락 거침없이 달리는 산악자전거, 고요한 콜로라도강 위에서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카약 등 광활한 자연을 즐기는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여행자를 기다린다.  

하이킹 가이드 안토니오. 아웃도어 스포츠를 사랑해 네바다에 살고 있다
하이킹 가이드 안토니오. 아웃도어 스포츠를 사랑해 네바다에 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꽤 들락거렸지만, 네바다 사막은 익숙하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을 처음 만났을 때만큼 새로웠다. 영화에서나 보던 거대한 트럭, 외로운 고속도로, 건조한 세이지 브러시, 기기묘묘한 바위는 네바다의 이미지를 확 바꿔 줬다. 

 

마음껏 뛰어놀아, 모스트 퍼블릭 랜드

네바다는 생각보다 넓다. 주 면적이 28만 km²로 우리나라 3배 정도다. 미국 50개 주 중 7번째로 크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중 80% 이상이 정부 소유다. 그래서 생긴 별칭 중 하나가 ‘모스트 퍼블릭 랜드(Most Public Land)’. 대부분 고원이나 산, 사막이다. 도시에서 조금만 나가면 거친 암석과 풀이 이어진 황무지다. 공유지가 넓다 보니, 하이킹, 승마, 낚시 등 누구나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땅도 꽤 많다. 1859년 발견된 은광 덕분에 ‘실버 스테이트(Silver State)’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네바다가 미국에 편입된 시기가 치열한 전쟁 때인 1936년이라, ‘배틀 본 스테이트(Battle Born State)’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거친 평원 사이에 도로가 실처럼 이어진다
거친 평원 사이에 도로가 실처럼 이어진다

정작 ‘네바다’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하얗게 눈 덮인’이라는 뜻이다. 이름과 달리 미국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이다. 어디에 가든 물을 꼭 챙겨야 한다. 네바다 자연의 특징 중 하나는 끝없는 평원이다. 아무리 눈을 멀리 둬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신비로운 강과 형형색색의 암석은 네바다 특유의 자연미를 보여 준다. 이번 여행에서는 무조건 ‘타’ 봤다. 네바다를 온몸으로 경험하기 위해서. 네바다의 땅과 공기와 하늘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였다.

 

●Bike
‘시작은 가볍게’ 자전거를 타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 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 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김훈의 <자전거여행> 중에서

네바다에서 즐긴 첫 번째 액티비티의 주인공은 자전거다. 시작은 가벼울수록 좋다. 먼저 자전거를 빌리기 위해 볼더시티(Boulder City)로 향했다. 볼더시티는 후버댐 건설 노동자의 주거를 위해 만들어진 자그마한 마을로, 당시에 이용된 호텔과 볼더댐 뮤지엄 등 과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옛날에는 후버댐으로 향하는 길목이었지만, 오늘날 여행자에게는 네바다 액티비티 여행의 관문 역할을 한다. 

‘타다’의 시작은 자전거. 대형 자전거 조형물 앞에서 출발
‘타다’의 시작은 자전거. 대형 자전거 조형물 앞에서 출발

자전거를 막상 타려고 하니 과연 다리 길이에 맞는 자전거가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좋은 장비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하이킹 가이드인 안토니오에게 청소년용 자전거가 없는지 물었다. 쓱 미소를 짓더니, 자전거 안장을 확 내려 줬다. 걱정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자전거로 달릴 길은 리버마운트 루프 트레일(River Mountains Loop Trail)로, 시골의 풋풋함과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였다. 부드럽고 평탄한 길이 이어졌다. 자전거 도로라 마음도 놓였다. 시원하게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헤멘웨이 파크(Hemenway Park)에서 잠시 멈췄다. 초록이 가득 깔린 공원에서 사람들이 피크닉을 준비하고 있었다. 큰 뿔 양이 자주 나타나는 지역이라는데, 아쉽게 만나진 못했다. 


다시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에 익숙해지자, 잘 닦인 길이 싱거워졌다. 심심함을 보상하는 건 그림 같은 풍광이었다. 페달을 밟을수록 레이크 미드의 에메랄드빛 물결이 가슴으로 밀려들었다. 하늘은 높고 공기는 청량감이 넘쳤다. 왜 많은 이들이 자전거를 타러 이곳까지 오는지 알 것 같았다. 자전거 타기로 워밍업 완료. 

카약 라스베이거스 Kayak Las Vegas
주소: 1647-A Nevada Highway, Boulder City, Nevada 
전화: +1 702 293 5026
홈페이지: www.kayaklasvegas.com/bike_river_mt

 

●Zip Line
‘아드레날린 폭발’ 집라인을 타다

네바다에서 꼭 맛봐야 할 액티비티를 꼽으라면, 무조건 집라인이다. 착지 후에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조용하던 친구들도 집라인 후 갑자기 말수가 늘었다.  

   
출발은 역시 볼더시티. 집라인 회사인 플라이트라인즈(Flightlinez)에서 안전교육을 받았다. 양손을 흔들면, 발을 내밀고 브레이크를 서서히 잡으라고 했다. 브라질에서 온 아나는 연신 불안한 눈빛으로 스태프를 쳐다봤다. 아나 손을 끌고 게시판으로 가 91세에 집라인을 탔다는 몬타나에서 온 게리 할아버지 사진을 보여 줬다. 어때, 우리도 할 수 있어! 

바람을 시원하게 가르는 집라인. 짜릿하다
바람을 시원하게 가르는 집라인. 짜릿하다

네바다 사막보다 더 거칠어 보이는 버스에 올라, 집라인을 타는 부틀렉 캐니언(Bootleg Canyon)으로 향했다. ‘부틀렉’은 밀주, 밀수라는 뜻으로, 후버댐 건설 당시 이 지역에서 문샤인(Moonshine)이라는 밀주를 빚던 역사 때문에 부틀렉 캐니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틀렉 캐니언은 오르락내리락 거친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하다. 북미에서 가장 어려운 다운힐 코스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 넘치는 스태프들은 추임새와 노래를 섞어가며 동네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출발 지점에 내리니 파노라믹 뷰가 발밑에 펼쳐졌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이 아스라이 보였다. 화려함도 멀리서 보니, 단순했다. 두려워하지 말고 이 순간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집라인을 타기 위해 버스로 오른 부틀렉 캐니언.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하다
집라인을 타기 위해 버스로 오른 부틀렉 캐니언.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유명하다

전체 코스는 4코스로, 약 2.4km를 외줄에 매달려 날아간다. 숲이나 강 위를 달리는 우리나라 집라인과 달리, 이곳은 온통 거친 평원을 향해 줄이 뻗어 있었다. 출발은 해발 1,091m 지점. 안전장치를 체크한 후, 힘찬 “고” 소리와 함께 질주했다. 시원함을 넘어서 후련했다. 몸과 마음의 때가 공기 중으로 탈탈 날아가는 듯했다. 첫 번째 코스를 마치고 나니, 감각이 살아났다. 긴장은 던져 버리고 스피드를 즐기는 일만 남았다. 


가장 흥미진진한 코스는 세 번째 코스였다. 776m로 가장 길었다. 새라도 된 듯 두 손을 번쩍 들고 신나게 줄타기를 즐겼다. 마지막 코스를 타려고 하니, 아쉬움이 밀려들었다. 아껴 먹는 과자처럼, 천천히 내려가고 싶었다. 눈앞의 대평원을 향해 마음껏 소리를 질렀다. 소리를 내뿜고 나니 힘이 생겼다. 역시 집라인은 아드레날린 충전에 최고였다.

플라이트라인즈 Flightlinez
주소: 1644 Boulder City Pkwy Boulder City, Nevada 
전화: +1 702 293 6885
홈페이지: www.flightlinezbootleg.com

 

●Kayak 
투명한 콜로라도강, 카약을 타다 

“신선한 가을날 배를 타고 섬들의 이름을 읊조리며 바닷물을 가르고 나아갈 때, 
내 마음은 천국을 향해 가는 것과 같은 기쁨을 느낀다.”

<그리스인 조르바> 중에서,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번엔 강이다. 눈앞에는 말로만 듣던 콜로라도강이 흐르고 있었다.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네바다뿐만 아니라 유타, 콜로라도, 애리조나, 캘리포니아주를 거쳐 멕시코만으로 흐르는 어머니 같은 강. 길이만 해도 약 2,253km에 달한다. 

배를 타고 잔잔한 물결 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즐긴다
배를 타고 잔잔한 물결 위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즐긴다

콜로라도강에서 날렵하게 생긴 카약에 올라, 떨리는 마음으로 패들을 저었다. 우아하게 뱃놀이를 즐기려던 생각과 달리, 허둥지둥 방향을 못 잡아 카약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언제나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10분쯤 지나서야 서서히 신비로운 강과 장엄한 협곡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평화로운 풍경을 언제 봤나 싶었다. 새들이 지저귀는 배경음악에 맞춰, 천천히 패들을 움직였다. 


콜로라도강은 맑고 투명했다. 너무나 잔잔해, 패들로 고요함을 깨는 게 미안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협곡은 깊어졌고, 어두운 협곡과 파란 하늘은 데칼코마니로 물 위에 그림을 그려냈다. 블랙 캐니언 안으로 들어가자, 햇살이 물 위에서 신나게 춤을 췄다. 세상 모든 것이 반짝였다. 강 위에 떠 있었을 뿐인데, 숨어 있던 엔도르핀이 퐁퐁 솟아났다.  


우리는 블랙 캐니언에 배를 대고 하이킹을 시작했다. 패들 젓는 법을 알려 주던 가이드 세스가 땅에 오르니 하이킹 가이드로 변신했다. 블랙 캐니언에서도 운이 좋으면 큰 뿔 양을 볼 수 있다는데, 이번에도 실패. 대신 사막에서 살아가는 작고 귀여운 생명체들을 만났다. 높은 지역에 올라서 내려다보니, 협곡이 더 깊어 보였다. 협곡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강에 시선을 던지니, 마음까지 차분해졌다. 텐트라도 치고 며칠쯤 머물고 싶었다.  


배로 돌아가니, 콜로라도강은 단체로 온 어린이들에게 점령당해 있었다. 웃통을 벗고 열심히 물총 싸움을 하는 아이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블랙 캐니언을 뒤로하고 천천히 패들을 저으며 직감했다. 더없이 평화로웠던 콜로라도강에서의 카약킹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란 사실을.


블래진 패들즈 Blazin’ Paddles
주소: The Hoover Dam Lodge 18000 US-93 Boulder City, Nevada
전화: +1 702 428 0079 
홈페이지: www.blazinpaddles.com

 

●Helicopter
‘지구의 속살’ 그랜드 캐니언, 헬리콥터를 타다

땅과 강, 이번에는 하늘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헬리콥터나 경비행기를 타고 그랜드 캐니언을 돌아보는 1일 투어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뭉쳐야 뜬다>, <배틀트립> 같은 TV 프로그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랜드 캐니언은 누구나 한 번쯤 가 보고 싶은 여행지다. 여러 코스 중 라스베이거스에서 접근이 쉬운 웨스트림으로 들어가, 협곡 가운데서 잠깐 피크닉을 즐기고 돌아오는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그랜드 캐니언 안에 살포시 착륙한 헬리콥터
그랜드 캐니언 안에 살포시 착륙한 헬리콥터

헬기 탑승장에 도착하니, 헬리콥터가 바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소리로 환영했다. 헬기에서 내리는 이들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움이 묻어 있었다. 헬리콥터는 단숨에 하늘로 올랐다. 심장이 두근두근 요동치기 시작했다. 사막 위 고속도로가 한 줄 실처럼 보였다. 조금 더 들어가니 거대한 후버댐과 오아시스처럼 반짝이는 레이크 미드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지구가 맞나’ 경이로운 마음으로 아래를 보고 있다, 조종사 제임스의 “웰컴 투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거대한 커튼처럼 이어진 바위 덩어리를 지나자, 깊고 깊은 골짜기가 나타났다. 지구에서 가장 큰 협곡과 수억 년 동안 협곡 사이를 흘러온 콜로라도강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종사의 “웰컴 투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펼쳐진 그랜드 캐니언의 장엄한 풍광
조종사의 “웰컴 투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펼쳐진 그랜드 캐니언의 장엄한 풍광

대자연이 빚어 놓은 그랜드 캐니언은 계곡 길이가 447km, 평균 깊이가 1.6km에 달한다. 유속 빠른 콜로라도강이 사암으로 쌓인 협곡을 달리면서 땅을 침식시키고, 강 양쪽 고원이 융기해 오늘날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그랜드 캐니언에 들어서니, 스페인 탐험대 가르시아 로페즈 카네나스가 1540년 이곳을 발견했을 때, 거대하다는 뜻의 ‘그란데’라고 표현했던 마음이 이해가 갔다. 
헬기는 붉은빛 바위에 손을 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날다, 협곡 아래에 착륙했다. 마치 달에 착륙한 사람처럼, 살짝 헬기에서 내렸다. 벅차오르는 마음으로, 협곡의 선 굵은 바위를 찬찬히 바라보고 있는데, 제임스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샴페인을 한잔 하란다. 그랜드 캐니언에서 샴페인이라니, 이런 호사가 있나. 협곡 안의 기운을 받기 위해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았다. 그랜드 캐니언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바람 소리였을까, 새소리였을까, 마음의 소리였을까. 순간처럼 흐른 30분. 돌아가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도시로 향하는 하늘길에는 아련함이 가득했다.

파피용 골든 이글 헬리콥터 투어 Papillon Golden Eagle Helicopter Tour
주소: 680 E. Pilot Rd, Ste B-1, Las Vegas, Nevada 
전화: +1 702 736 6322
홈페이지: www.papillon.com

 

●Steam Boat
에메랄드 빛 레이크 미드, 스팀보트를 타다

네바다에서 빠트릴 수 없는 여행지가 후버댐이다. 맞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메가트론이 잠들어 있던 그곳이다. 50대라면, 미국의 대공황과 영화 <슈퍼맨>을 먼저 떠올릴지 모르겠다. 수많은 영화에 등장했을 정도로 후버댐은 미국의 큰 자랑이다. 

고풍스러운 스팀보트를 타고 둘러보는 레이크 미드
고풍스러운 스팀보트를 타고 둘러보는 레이크 미드

후버댐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라스베이거스도 상상하기 힘들다. 댐을 만들면서 도시가 성장했고, 댐에서 생산된 전력이 라스베이거스를 환하게 밝혀 주기 때문이다. 후버댐은 미국이 꼽은 7대 현대 건축물 중 하나. 높이 221m, 길이 411m, 저수량 320억m3로 당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아르데코 양식의 우아한 곡선미가 일품인 후버댐은 1935년 완공 당시 볼더댐이라고 불렸으나, 1947년 후버 대통령을 기념해 후버댐으로 이름을 바꿨다. 

후버댐 위에서 바라본 콜로라도강과 후버댐 다리. 강에서 다리까지 높이는 270m나 된다
후버댐 위에서 바라본 콜로라도강과 후버댐 다리. 강에서 다리까지 높이는 270m나 된다

후버댐이 생기면서, 길이 185km의 인공 호수 레이크 미드(Lake Mead)도 탄생했다. 후버댐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마지막 ‘타다’의 무대가 레이크 미드이기 때문이다. 호수 부근은 미드호 국립휴양지(Lake Mead National Recreation Area)로 지정되어서, 편안하게 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호수 앞에 서니, <어린 왕자>의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먼지 가득한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푸른빛을 반짝이는 레이크 미드는 ‘어린 왕자의 샘’ 같았다. 


레이크 미드와 후버댐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스팀보트를 타는 것. 레이크 미드 크루즈에 올라, 여유롭게 레이크 미드를 돌아본다. 낮고 굵은 스팀보트의 ‘부웅’ 소리와 부지런히 돌아가는 빨간색 휠이 고풍스러운 정취를 안겨 준다. 편안한 자세로 갑판에 앉아, 시간을 색으로 새긴 바위를 감상한다.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30m 이상 낮아졌다더니,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선이 그려져 있다. 자연은 시간을 이렇게 기록하는구나 싶다. 


여행 막바지, 새로 만난 네바다의 순간을 돌아본다. 자전거로 달린 길, 아찔하던 집라인, 지구 속살 안에서 맛본 달콤한 샴페인. 공기와 바람에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아, 시간아 멈추어다오.

레이크 미드 크루즈 Lake Mead Cruises
주소: 490 Horsepower Cove, Boulder City, Nevada
전화: +1 866 292 9191 
홈페이지: www.lakemeadcruises.com

 

▶travel  info

 
인천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는 직항(대한항공)편이 주 3회 운항한다. 출발 21시, 소요시간은 약 11시간 15분.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여러 항공사가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경유편을 운항하고 있다. 


TIME 한국보다 17시간 느리다. 한국이 자정이면 라스베이거스는 오전 5시.
CURRENCY 1 USD = 1,194원(2019년 12월 기준)
VISA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ESTA) 사전 허가를 받을 경우, 90일 내 무비자 체류 가능.
www.esta.us/ko/esta-application

▶HOTEL
플라자 호텔 & 카지노 The Plaza Hotel & Casino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 있는 유서 깊은 호텔로 프리몬트 스트리트가 바로 앞이다. 방이 쾌적하고 넓다. 기차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것도 장점. 수만 개의 전구가 불을 밝히는 로비가 인상적이다. 
주소: 1 N Main St, Las Vegas, Nevada
전화: +1 702 386 2110 
홈페이지: www.plazahotelcasino.com

 

▶FOOD

카슨 키친 Carson Kitchen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서 손꼽히는 맛집. 어반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개성 넘치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감각적으로 꾸며진 안쪽 정원 뷰도 놓치지 말자. 
주소: 124 S. 6th St., Suite 100, Las Vegas, Nevada 89101
전화: +1 702 473 9523
운영시간: 일~수요일 11:30~22:00, 목~토요일 11:30~23:00
홈페이지: www.carsonkitchen.com

립 스매킹 푸디 투어 Lip Smacking Foodie Tour
로컬들이 주로 가는 숨은 맛집을 안내해 주는 투어. 핫한 레스토랑 4~5곳을 다니며 음식을 먹으며,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다운타운 등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전화: +1 888 681 4388
홈페이지: www.vegasfoodietour.com


▶Amusement

톱 골프 Top Golf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호텔을 바라보며 샷을 날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MGM그랜드 호텔 & 카지노에서 2016년 오픈한 복합레저 콤플렉스로, 4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08개의 골프 타석과 6개의 골프 타깃이 있으며, 수영장과 대형 스크린 TV가 있어 친구들끼리 함께 놀기 좋다. 
주소: 4627 Koval Ln, Las Vegas, Nevada
전화: +1 702 933 8458
운영시간: 일~월요일 09:00~02:00
홈페이지: press.topgolf.com

핸더슨 사자 서식지 Henderson Lion Habitat Ranch
사자들을 위한 비영리 서식지. 사자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림 그리는 기린도 사자 서식지의 명물 중 하나.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자가 대부분이다. 
주소: 382 Bruner Ave, Henderson, Nevada
전화: +1 702 595 6666
운영시간: 동절기 목~월요일 11:00~15:00(마지막 입장 14:30)
홈페이지: www.lionhabitatranch.org

 

스프링 마운틴 랜치 주립공원 
Spring Mountain Ranch State Park

레드록 캐니언 국립 보존 지구 안에 있는 주립공원으로, 피크닉 장소로 인기다. 척박해 보이는 사막 안에 오아시스처럼 자리하고 있으며, 1876년 목장이 오픈한 이래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통나무집 안에는 역대 주인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다. 1976년 미국 구립 사적지로 등재됐다.  
주소: 6375 NV-159, Blue Diamond, Nevada
전화: +1 775 684 2770
운영시간: 월~일요일 08:00~16:30
홈페이지: parks.nv.gov/parks/spring-mountain-ranch

 

글·사진 채지형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네바다관광청 www.travelnevad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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