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금 들이킬 때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하니까.
여행의 여운을 오래 간직해 줄
티(tea)를 꼽았다.
●러시아 황제 PICK
쿠스미티 Kusmi Tea
케이스가 예뻐도 너무 예쁘잖아.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다녀온 지인이 선물한 티(tea)를 몇 달간 뜯지 못했던 이유다. 향은 또 어떻고. 로즈와 히비스커스가 오묘하게 결합된 플레이버 티(Flavoured Tea) 덕에 한동안 커피를 멀리했다. 프랑스 여행 기념품으로 알려져 있는 쿠스미티는 사실 러시아 출신이다. 1867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파벨 미하일로비치 쿠스미초프가 연 작은 티하우스가 러시아 혁명 후 1917년 파리로 옮겨 가며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 온 것. 쿠스미티는 러시아 황제가 즐겨 마시는 티로도 알려져 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러시안 모닝 등 블랙티 라인과 꽃 향을 살린 플레이버 티 등 종류가 다양한데, 최근 디톡스 같은 웰니스 라인도 인기다(프랑스인들의 다이어트 비결이라는 소문과 함께).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 쿠스미티 매장을 찾을 수 있고, 국내에서는 2018년 강남 도곡동에 쿠스미티 1호점 매장이 오픈했다.
●기분 좋은 하루를 위해
꿀 국화차 Manzanilla con Miel
만자니야에서는 익숙한 캐모마일 향이 난다. 만자니야(Manzanilla)는 스페인어로 국화란 의미. 거기에 미엘(Miel), 꿀이 더해지니 입 안에 향긋함과 달달함이 싸악 퍼진다. 수많은 꿀 국화차 중 가장 대중적인 제품은 스페인 대형마트 메르까도나(Mercadona)에서 찾을 수 있는 ‘아쎈다도 만자니야 꼰 미엘(Hacendado Manzanilla con Miel)’과 까르푸에서 판매하는 ‘오르니만스 만자니야 꼰 미엘(Hornimans Manzanilla con Miel)’이다. 90% 이상 국화를 함유한 점은 비슷하지만 아쎈다도 제품은 아스파탐이 들어가 정말 꿀을 탄 것처럼 단맛이 나고, 100% 유기농인 오르니만스 제품은 그에 비해 은은한 단맛이 감돈다. 주의할 것 하나, 그냥 국화차와 꿀 국화차를 구분해야 한다. ‘Miel’이 붙었는지 반드시 확인할 것.
●심플하게 강렬하다
티투 T2
1996년 호주 멜버른에서 시작해 시드니,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등 호주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T2는 현지인뿐 아니라 여행객들의 기념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강렬한 원색을 조합한 패키지에 브렉퍼스트 티, 레몬그라스 & 진저, 얼그레이 등 100여 종의 티를 제공한다. 그 향과 맛이 아주 독특하다기보다는 여행과 예술에서 영감을 받은 콘셉트가 특별하다. 브렉퍼스트 티를 예로 들자면 멜버른 브렉퍼스트,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아이리시 브렉퍼스트, 뉴욕 브렉퍼스트 등 종류가 가지치기처럼 세분화되는 식이다. 본품도 본품이지만 도구가 탐이 난다. 티백 패키지와는 달리 현란한 무늬의 티팟, 머그컵 등 티웨어 세트는 소장용 혹은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시드니, 멜버른을 비롯해 호주 전역에 퍼져 있는 ‘감각적인’ T2 매장은 구경 삼아 들르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
글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