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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시가 사는 법, 배경이 살아 있는 NETFLIX

김예지 기자의 PICK

  • Editor. 김예지 기자
  • 입력 2020.06.01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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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도시의 감성이 짙게 배어난 넷플릭스 시리즈를 소개한다.
재미와 중독성은 기본이다.

샌디에고 라호야 ©pixabay
샌디에고 라호야 ©pixabay

●노년의 세계
그레이스 앤 프랭키  
Grace and Frankie  2015~2020

내 남편이 게이라고? 몇 십 년간 이성애자로 살던 남편이 70대에 커밍아웃을 했다. 상대는 사업 파트너, 부부끼리도 잘 알고 지내던 바로 그 남자. 어느 날 그레이스와 프랭키, 두 여자에게 닥친 위기다. 그렇게 결국 남편‘들’과 이혼한 그녀들은 부부 동반 명의로 되어 있던 별장에서 뜻밖의 동거를 시작한다. 별장이 위치한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라호야. 1층 발코니를 나서면 태평양이 닿는 바로 그곳에서 두 여자는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간다. 연중 내내 따뜻한 기후와 바다를 낀 샌디에이고는 실제로 미국에서도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라고. 나이를 먹어도 좀처럼 적응되지 않는 감정이 들 때마다 그레이스와 프랭키의 시선이 향하는 곳도 늘 잔잔한 바다다. 성 소수자, 환경 보호, 노년 창업 등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소재는 결코 잔잔하지 않지만, 그것을 푸는 방식은 늘 유쾌하다.
시즌1~6 | 주연 제인 폰다, 릴리 톰린, 마틴 신

뉴욕 맨해튼
뉴욕 맨해튼

●세 여자의 일탈
아더후드  Otherhood  2009

때는 어머니의 날. 찾아오기는커녕 선물 하나도 하지 않다니! 한 동네에서 아들을 키워 독립시킨 헬렌과 질리언, 캐럴은 단단히 뿔이 난다. 다 키운 자식 필요 없다며, 세 여자가 향한 곳은 뉴욕 맨해튼.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온 엄마들의 등장에 아들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당황 그 자체다. 아들과의 유대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세 여자, 그러면 그럴수록 자꾸 갈등만 더 깊어지는 전개. 그 와중에 세 엄마의 맨해튼 여행은 신나고 짜릿하다. 평소 입지 않던 옷과 생소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고, 핫한 클럽에서 파티를 즐긴다. 결국 아들과의 오해를 푼 세 엄마는 맨해튼을 떠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Motherhood’에서 ‘M’을 뺀 ‘Otherhood’는 엄마가 아닌 또 다른 자아를 되찾는 세 여자의 일탈, 여행에 관한 얘기다. 
1시간 40분 | 주연 패트리샤 아켓, 안젤라 배싯, 펠리시티 허프만

토론토
토론토

●오케이, 씨유
김씨네 편의점  
Kim’s Convenience  2016~2020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아가는 캐나다 토론토의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 이민 1세대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씨네 가족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뼛속까지 ‘코리안 마인드’를 장착한 김씨 아빠와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딸 재닛, 학창시절 집을 나간 아들 정과 그를 늘 애기 돌보듯 하는 엄마. 매 시즌마다 한국과 캐나다의 정서 사이를 바삐 오간다. 김씨네 편의점에 들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가지각색. 이들이 지나는 공원, 농구장, 대학교 등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토론토는 활기차고 자유분방하다. 실제로 토론토에는 김씨네 편의점이 있다는 사실. 퀸즈 스트리트(Queen’s Street)에 드라마 속 외관과 똑같은 편의점이 존재하는데(실제로 영업 중이다), 촬영은 별도의 세트장에서 진행된다고. 캐나다 CBC 방송국에서 제작하는 <김씨네 편의점>은 현재 넷플릭스에 시즌 4까지 업로드된 상태다.
시즌1~4 | 주연 폴 선형 리, 진 윤, 시무 리우, 안드레아 방

파리
파리

●어딘가 익숙한 감정들
파리에선 사랑을  
Plan Coeur   2018~2020

<섹스 앤 더 시티>의 프랑스 버전이랄까. 주제가 연애란 건 같으나, 사고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쿨하고 당돌한 뉴요커의 연애에 비해 파리지앵의 연애는 때로 굴욕적이다. 전 남자친구에게 미련을 못 버리는 엘자를 위해 그녀의 친구들은 매춘남 쥘을 고용해 엘자에게 접근하게 한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이 진짜 사랑에 빠진다는 빤하다면 빤한 전개지만 그럼에도 자꾸만 공감이 가는 건 특유의 ‘찌질’ 포인트 때문. 뭐든 쿨했던 여느 미드와는 달리, 진득한 감정에 어쩐지 맘이 간다. 배경은 한없이 로맨틱하다. 주인공이 아무리 슬퍼도, 파리는 매일 사랑스럽기만 하다. 엘자의 출근길에 등장하는 오뗄드빌 회전목마와 센 강변, 에펠탑. 파리는 어쩔 수 없이 사랑의 도시다.
시즌 1~2 | 주연 마르크 루크만, 지타 앙로, 사브리나 우아자니

노르웨이 뢰로스 ©Destination Røros
노르웨이 뢰로스 ©Destination Røros

●노르웨이의 겨울날
크리스마스에 집에 가려면  
Hjem til Jul  2019

성가신 명절 잔소리는 노르웨이에 사는 30살 요한나에게도 어김없이 쏟아진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의 어느 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가족들의 성화에 그만 ‘남자친구가 있다’고 선언해 버린 그녀. 선 지름, 후 수습이다. 이후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 24일간 닥치는 대로 소개팅을 하는 요한나는 무덤덤한 작가 지망생, 운동 중독자 등 부질없는 만남들을 계속한다. 그렇게 추려진 2명의 후보는 띠 동갑이 넘는 연하남과 아빠뻘 연상남. 과연 누가 요한나의 짝일까? 스토리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드라마의 분위기는 줄곧 크리스마스다. 마당에 트리를 달며 다투는 엄마와 아빠, 곳곳에 조명을 밝힌 거리 등 온 배경이 보송보송하다. 북유럽의 겨울 풍경과 알아들을 수 없어도 매력적인 노르웨이 언어 또한 관전 포인트. 장면은 이국적인데, 노르웨이 30대의 삶은 그리 이질적이지 않다는 점 또한 그렇다. 
시즌 1 | 주연 이다 엘리세 브로크, 가브리엘레 수산네 솔헤임 레이트해우그, 데니스 스토르회이


글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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