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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다시 쓴다 RECYCLING SEOUL

  • Editor. 김예지 기자
  • 입력 2020.06.01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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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뉴트로(New+Retro)의 시대. 
도시는 새단장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을 잘 안다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서울을 다시 볼 수 있도록.

●에코, 건축, 조경을 한번에
선유도공원 

버려진 정수장이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선유도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리사이클 생태공원이다. 1968년부터 시작된 한강 개발로 섬이 된 선유도는 1978년까지 정수장의 기능을 했다. 그러다 2000년 폐쇄된 선유도 정수장은 2년 후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환경재생 생태공원’으로 문을 열었다.

선유도공원의 주제는 어김없이 ‘물’이다. 지붕 없이 남은 정수지의 기둥은 담쟁이로 둘러싸인 ‘녹색기둥의 정원’으로, 여과지였던 공간은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나는 ‘수생식물원’이 됐다.

이외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한 ‘수질정화원’, ‘시간의 정원’ 등 공원의 주요 시설들은 정수장의 골격을 살려 재활용한 모습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담은 건축적 요소로 인정받은 선유도공원은 2004년 세계조경협회 아태지역 조경작품상을 수상했고 2013년에는 전문가 100명이 뽑은 ‘한국 현대건축물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탐나는 배경이 넘쳐나니 카메라를 꼭 챙겨야겠다. 콘크리트와 자연이 묘하게 어우러진 공원 곳곳은 커플 스냅숏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선유도공원
주소: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343
운영시간: 매일 06:00~24:00
홈페이지: parks.seoul.go.kr/seonyudo
전화: 02 2631 9368

©스튜디오 로테이트
©스튜디오 로테이트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
스튜디오 로테이트

지구 환경을 위한 실천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지구에 사는 생명들과의 공존을 꿈꾸는 나영 작가는 그래서 자투리 ‘쓰레기’에 주목했다.  

©스튜디오 로테이트
©스튜디오 로테이트
©스튜디오 로테이트
©스튜디오 로테이트

나영 작가의 작업실인 스튜디오 로테이트에서는 폐플라스틱으로 키링을, 목재 공장에서 버려진 자투리 나무로 모빌을 만든다. ‘업사이클(Upcycle), 즉 재활용 소재로 아예 새로운 물건을 만든다. 스튜디오 로테이트 공식 온라인 숍에서 완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업사이클링의 개념을 좀 더 깊이 아는 방법은 아무래도 직접 몸으로 해 보는 것이다.

스튜디오 로테이트가 진행하는 워크숍 및 클래스를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 및 클래스 관련 공지는 홈페이지에서, 1인 작업실인 만큼 문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받고 있다. 
 

스튜디오 로테이트
주소: 서울 은평구 은평터널로11길 16, 302호
홈페이지: studio-rotate.com  
인스타그램 @studio_rotate

●그때 그 시절
경춘선숲길

경춘선숲길은 월계동 녹천중학교에서 담터마을까지 폐철길을 따라 조성된 공원길이다. 1939년, 일제강점기 시대 당시 민족자본으로 처음 개설된 철도인 경춘선은 약 71년간의 운행을 마치고 2010년 폐선되었다. 동네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철길은 다행스럽게도 2013년, 서울시가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광운대역을 기점으로 서울시 경계 구간까지, 총 6.3km를 공원화됐다.

가장 인기가 많은 구간은 옛 화랑대역에서 구리시 경계까지 이어지는 3구간이다. 서울과 춘천을 이어 주었던 간이역, 화랑대역은 현재는 화랑대 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화랑대 역사관에서는 70~80년대 스타일의 옷이나 모자를 무료로 대여해 주니 특별한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열차 내부에서 운영되는 카페, ‘반디상회’에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으면 기차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저녁 6시가 지나면 노원불빛정원이 조명을 밝히기 시작한다. 불빛정원, 비밀의 화원 등 총 10가지 테마로 꾸며진 조명이 옛 화랑대역의 낭만을 되새긴다.


경춘선숲길
주소: 서울 노원구 공릉동 29-51(녹천중학교~태릉체력단련장)
운영시간: 화랑대역사관 | 화~일요일 10:00~18:00(월요일 휴무), 노원불빛축제 | 매일 18:00~22:00(연중무휴)

●재활용을 넘어
서울 새활용플라자

‘새활용’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Recycling)을 합친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 표현이다. 재활용이 버려진 제품을 원료로 순환시키는 과정이라면 새활용은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해 미적 가치를 담은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이다. 유럽 등에서 각광받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새활용 산업은 국내에서도 최근 새활용 산업 육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심이 바로 ‘서울 새활용플라자’다.

2017년 오픈한 국내 최대 업사이클링 복합문화공간으로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 연면적 1만6,530㎡의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폐현수막, 커피 자루, 우유팩 등 버려지는 소재를 활용해 노트, 쿠션, 브로치 등으로 직접 ‘새활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클래스 수강이 가능하며 새활용품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또한 새활용 소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소재은행을 운영한다. 소재은행에서는 목재, 원당 등 242종의 소재를 분류,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제공한다. 
 

서울 새활용플라자
주소: 서울 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 서울새활용플라자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18:00(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seoulup.or.kr  
전화: 02 2153 0400

●예술이 피어나는 곳
서울로 7017 & 문화역서울 284

1925년에 건설된 경성역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건물이다. 2004년 신서울역이 건설될 때까지 이곳은 서울역으로서의 역할을 다했고 현재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복원되어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복원 작업은 1925년 건축될 당시의 모습을 되살리며 진행됐다. 6·25전쟁으로 상처 입은 건물 뒤쪽 외벽의 총탄 자국을 그대로 두었고, 1970년대까지 대통령이 이용했던 1층 귀빈실도 되살렸다. 284라는 숫자가 이름에 붙게 된 것은 옛 서울역이 사적 284호이기 때문. 이곳에서는 연중 다양한 전시, 공연, 문화 행사, 상설 프로그램 등이 열린다.

관람을 모두 마쳤다면 서울로 7017로 향해 보자.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문화역서울 284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서울역 7017은 노후한 옛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수하여 탄생시킨 곳이다. 서울로 7017의 70은 서울역 고가도로가 만들어진 1970년을 의미하며, 17은 공원화 사업이 완료된 시점인 2017년과 17개의 사람길, 고가도로의 높이인 17m 등,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 


서울로 7017 & 문화역서울 284
주소: 서울 중구 통일로 1 서울역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19:00(수요일 10:00~21:00,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seoul284.org  
전화: 02 3407 3500
문화역서울 284 공간 상설투어│화~일요일 10:30/ 14:00/ 16:00(월요일 휴무)

●다시 세운 프로젝트
세운상가

세운상가는 1968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주상복합단지다. 1970년 5층 이상에 위치한 주거 공간에는 연예인, 고위공직자들이 입주했다. 1층부터 4층까지 자리한 상가시설은 국내 유일의 종합가전제품 판매로 당시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1970년대 후반부터 강남 지역이 개발되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며 거주민들이 대부분 이주하게 되었고 용산전자상가가 건설되며 상가도 쇠락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아예 상가를 철거하고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었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12년 백지화되었다. 이후 2014년 서울시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다시 세운 프로젝트’를 시행했고, 그렇게 리모델링된 세운상가는 2017년 재개장했다.

세운상가와 대림상가를 이어 주는 공중보행교가 ‘다시세운보행교’라는 이름으로 재개통했으며 세운상가 8층 옥상에는 ‘서울옥상’이 조성되었다. 옛 세운초록띠공원은 복합문화공간인 ‘다시세운광장’으로 전면 개편됐다. 세운문화재전시관에는 공사 중 발견된 조선시대 한성부 중부관아터와 유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세운상가
주소: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59
영업시간: 월~토요일 09:00~19:00(일요일, 공휴일 휴무), 상점마다 운영시간 상이
홈페이지: sewoonplaza.com

●뉴트로의 멋
을지다락

을지로는 60~70년대 당시의 서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투박하고 세월의 흔적이 가득 느껴지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트렌디한 음악와 ‘힙’한 카페가 등장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을지다락’이다.

무려 20여 년이 된 기존 건물의 건물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온 건물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은 달달이커피와 쌍화밀크티를 주력 메뉴로 하는 ‘을지다방’. 특히 달달이커피는 다방커피에 추억의 군것질거리인 달고나가 함께 나온다. 좁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서면 ‘을지다락’이 등장한다. 거실과 3개의 방이 있는데 기존 건물 내부의 마룻바닥, 장롱, 집기 등 인테리어를 고스란히 활용한 덕에 고풍스러운 느낌이 가득하다.

이곳은 코오롱스포츠, 커스텀맬로우, 시리즈, 에피그램, 레코드 등의 브랜드가 모두 전시된 플래그십 매장이다. 창밖으로 다락 주변,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공업사들의 눈에 띈다. 오래됐지만 세련된 멋, 뉴트로의 맛이 느껴진다.


을지다락
주소: 서울 중구 창경궁로5길 8
영업시간: 매일 11:00~20:00(공휴일 휴무)
전화: 02 2279 9082
가격: 쌍화밀크티 5,500원, 달달이 커피 3,500원

●시간을 디자인하는 사람들
패브리커

서울의 수많은 카페 중 유난히 주목받는 카페 한 곳이 있다. 바로 ‘어니언’이다. 어니언은 성수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금속 부품 공장으로 쓰이던 오래된 공장을 재생해 공간을 구성한 카페다.

허물어진 벽과 낡은 타일을 그대로, 심지어 녹슨 철문까지 그대로 사용해 오래된 느낌을 강조했다.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슈퍼, 식당, 가정집, 정비소를 거쳐 공장으로 마무리될 줄 알았던 공간은 현재 커피와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 공간을 디자인하는 듀오가 바로 패브리커다.

패브리커는 ‘천을 재해석하는 사람들’이란 의미를 지닌다. 패브리커가 디자인한 가장 ‘한국적인’ 공간을 꼽으라면 역시 어니언 안국 3호점이겠다. 조선시대 포도청에서 한정식집을 거쳐 무려 100년의 세월을 떠안은 한옥을 트렌디한 카페로 재생시켰다. 좌식문화를 그대로 살리고 화장실을 갈 때 신는 고무신을 배치하는 등 ‘한국적인 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어니언 안국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5
운영시간: 월~금요일 07:00~21:00, 토~일요일 09:00~21:00
전화: 070 7543 2123

●젊은 생기가 가득한 곳
인현시장 

충무로역 8번 출구, 골목을 따라 들어서면 202m의 골목에 무려 110개의 점포가 늘어서 있다. 인현시장이다. 인현시장은 무려 5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초까지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되었다. 영화거리와 인쇄골목으로 유명한 충무로 뒷골목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과거에는 호황을 누렸지만 1960년대 후반, 세운상가가 들어서면서 침체기가 시작됐다.

그러던 와중 ‘청년상인 창업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시장 내 빈 점포에 청년상인을 입점시키고 다양한 혜택을 지원했다. 그렇게 자리 잡게 된 식당, ‘서울 털보’는 매장 인테리어를 인근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에서 내놓은 재활용품 소재로 꾸며 빈티지한 분위기를 물씬 냈다. 낮에는 밥집, 저녁에는 풍성한 안줏거리를 내놓는 술집으로 운영하며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이외에도 가죽 공방, 캘리그라피, 수공예 제품 등을 판매하는 청년상인들이 차례로 입주하며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주소: 서울 중구 인현동2가 192-1
서울털보│ 서울 중구 마른내로6길 12
영업시간: 월~금요일 12:00~24:00(브레이크 타임 14:00~17:00), 토요일 16:00~24:00(일요일 휴무)
가격: 크림카레 6,500원, 통새우크림카레 8,500원, 치킨가라아게 1만2,000원

 

글·사진 김예지 기자,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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