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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따라 다른 풍경, 경의선숲길

지금, 마포는 걷기가 제철

  • Editor. 김예지 기자
  • 입력 2020.06.01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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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하나 달랑 신고 나서고 싶은 그런 날.
마포의 걷기 좋은 길을 제안한다.

경의선숲길 
Gyeongui Line Forest Park

추천코스│지하철 가좌역 1번 출구에서 공덕역 1번 출구까지
길이│5km 소요시간│2시간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을 걷는다. 경의선은 1900년대 초반 당시 용산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철길이었다. 2000년대 들어 용산-가좌를 연결하는 용산선 구간이 지하화되었고, 남은 지상 철길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들을 위한 쉼터로 탈바꿈했다. 그렇게 2016년 탄생한 경의선숲길의 총 길이는 약 6.3km. 효창공원앞역에서 가좌역까지 도심 사이로 숲길이 뻗어 있다.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 푸릇한 여름 기운이 만연하다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 푸릇한 여름 기운이 만연하다

이중 공덕동에서 연남동까지의 구간이 마포구에 속한다. 공덕역 부근에서 시작해 한적한 주택가 사이로 난 염리동 구간(150m)과 대흥동 구간(760m)을 지나면 ‘경의선 책거리’를 포함한 와우교 구간(366m), 뒤이어 ‘연트럴파크’라 불리는 연남동 구간(1.3km)에 닿는다. 여기까지 곧장 1시간 남짓 정직하게 걸었다면, 이제 시계를 조금 멀리해도 좋다. 숲길 옆으로 가지처럼 뻗은 연남동 골목골목에는 감각적인 카페와 이색 공방들이 즐비하다. 

선선한 밤에 둘러본 연남동
선선한 밤에 둘러본 연남동

 

●알수록 알찬 걸음
경의선숲길 구간별, 테마별로 즐기기

▼Course 1
연남동 구간

홍대입구역 3번 출구↔ 가좌역 | 1.3km

연트럴파크 주변으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연트럴파크 주변으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커피 한 잔도 힙하게
연남동 골목길

뉴욕 센트럴파크를 연상시키는 ‘연트럴파크’, 연남동 구간은 경의선숲길 중 가장 젊고 힙한 구간이다. 그중에서도 홍대역 3번 출구에서부터 연남파출소까지 뻗은 길은 잔디 위 가벼운 피크닉을 하기에 제격이다. 숲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연남동의 진정한 보석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숲길 양쪽으로 뻗은 골목에는 작은 카페와 감각적인 공방, 독립서점 등이 곁을 맞대고 이어진다. ‘다이브인’, ‘데이라이프’ 등 아기자기한 소품 편집 숍도 두루 둘러볼 것.

청년 상인들의 개성이 담긴 동진시장
청년 상인들의 개성이 담긴 동진시장

힙스터의 장
동진시장

평범한 전통시장이 젊음과 예술을 만났다. 그리고 동진시장은 연남동 구간 나들이에서 빠질 수 없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낡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다름 아닌 청년 상인들의 감각이다. 개성 강한 식당과 카페, 바(bar) 등이 하나둘 들어서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기 시작했다. 동진시장은 주말이 더 활기차다. 매주 금~일요일 열리는 플리마켓에서는 캔들, 향수, 액세서리 등 핸드메이드 소품을 판다. 플리마켓은 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8시까지, 토~일요일은 오후 1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열린다.

강아지와 산책하기 좋은 연남동
강아지와 산책하기 좋은 연남동

댕댕이와 추억을 쌓고 싶다면

견주에게 연남동만큼 편한 곳도 드물다.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에는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가 많기 때문. ‘다이브인’. ‘땡스오트’, ‘딩가케이크’, ‘바잇미(연남점)’와 같은 애견 동반 카페와 즉석떡볶이가 맛있는 ‘밥해주는남자’,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 전문식당 ‘반미프엉’ 등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하는 식당들도 있다. 특별한 날이라면, 반려동물 용품 숍 ‘누우띠’에서 댕댕이를 위한 선물을 구입해 보는 건 어떨지. ‘민화화실라온’에서는 반려견, 반려묘 민화를 그려 보는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한다.

홍대땡땡거리
경의선책거리에 있는 책 조형물
경의선책거리에 있는 책 조형물
경의선 책거리
경의선 책거리

▼Course 2
와우교 구간
홍대입구역 6번 출구↔서강대역 | 370m

독서가 하고 싶어지는
경의선 책거리 

잔디밭 위 거대한 책 조형물이 보인다면 ‘경의선 책거리’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 부근에서 와우교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책거리는 독서를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책 판매를 비롯해 전시, 축제, 저자 사인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기차 칸 모양의 컨테이너 형태로 자리한 책방 맞은편, 기다란 나무 계단에서 책 한 권과 함께 쉬어 간다면 가장 이상적인 코스. 숲길 주변 작은 헌책방 ‘숨어있는 책’, 책과 독서소품을 파는 ‘데메테르앤드’ 등 독서를 테마를 한 다양한 숍들이 주변에 자리한다.
 

대흥역 부근의 신수동 구간. 철도에 옛 향수를 불어 넣었다
대흥역 부근의 신수동 구간. 철도에 옛 향수를 불어 넣었다

▼Course 3
신수동 구간
대흥역↔서강대역 | 420m

향수에 문화 한 스푼

철길의 좁은 가장자리 위를 아슬아슬 밟아 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철로 위에서 걷는 소녀상과 철로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소년상 등 경의선숲길 신수동 구간에는 옛 향수를 자극하는 장치들이 유독 많다. 기억에 감성까지 더해 보자. 전시와 강연, 북카페 등을 겸하는 ‘문화공간 숨도’와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마포아트센터’가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

느긋하게 걷기 좋은 염리동 구간
느긋하게 걷기 좋은 염리동 구간
염리동 소금길

▼Course 4
염리동·대흥동 구간
공덕역↔대흥역 | 920m

주민 모드로 편안한 산책

경의선숲길 중에서도 염리동·대흥동 구간은 특히나 한적하다. 주택가로 둘러싸인 길에는 편한 차림을 한 동네 주민이 대부분. 조용하고 느긋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으니, 연인과 함께라면 염리동 구간을 추천한다. 메타세콰이어길과 느티나무 터널이 있는 염리동 구간은 150m 길이로 짧지만 인상적이고, 로맨틱하다. 경의선숲길 중 가장 먼저 개발된 대흥동 구간은 다른 구간과는 달리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다. 여유가 된다면 대흥역에서 이대역으로 가는 방향으로 조금 벗어나, 염리동 ‘소금길’도 둘러보자. 조선시대 마포나루에서 교류하던 소금장수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고 해 이름 지어진 염리동의 흔적을 담은 길로, 벽화와 함께 정겨운 동네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글 김예지 기자  사진 트래비 
취재협조 마포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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