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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여행을 ‘힙’으로 하나요

  • Editor. 천소현 기자
  • 입력 2020.08.0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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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현 팀장
부편집장 천소현

출근길에 누군가 전송해 준 ‘트렌드 능력고사’라는 걸 해 보았습니다. ‘전 국민이 힙스터가 되는 그날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유행어나 줄임말, 흥행한 마케팅 사례를 묻는 설문이라 N세대인 저는 2번을 반복해도 50점을 겨우 웃돌았습니다. 테스트 결과는, 아직도 김광석의 노래를 최고로 생각하냐며,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의 ‘세대 가르기 마케팅’이었습니다.


이런 마케팅도 유행이라면 유행이어서 누군가는 여행에서도 세대론을 말하지만, 그건 여행을 소비로 볼 때의 이야기입니다. 시장에서 여행은 상품이고 여행자는 소비자이지만, 우리 삶에서 여행은 상품이 아닙니다. 새로운 공간(空間)이고 시간(時間)이고 인간(人間)입니다. 통칭 ‘경험’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또 트렌드라는 것이 붙어서 언택트 여행, 비건 여행, 제로 웨이스트 여행 등등 자고 나면 신조어가 생기지만, 우리 인생이 상품이 아니듯, 우리 여행도 상품만은 아니죠.


매달의 <트래비>는 여행자의 ‘현실 족적’입니다. 해외 여행이 한창인 시절엔 지면에 국내 여행이 한 꼭지도 없던 호가 있었지만,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나쁜 것과 좋은 것은 항상 함께 오게 마련이죠. 한국관광공사가 그리 애를 써도 돌리기 어려웠던 여행자의 발길이 이제는 저절로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향하고 있습니다. 의도반, 상황 반으로 7월에 시작한 트래비아카데미 여행작가 전문과정 8기는 수강생이 반으로 줄었지만, 강사인 저는 만족하는 중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세히 만날 수 있으니까요.


당분간 우리의 여행은 양적으로 손해(?)를 보겠지만, 예측컨대 질적으로 비상할 겁니다. ‘어디로’의 고민이 줄고, ‘어떻게’가 무럭무럭 커지는 중입니다. 배우고 익혀야하는 ‘힙’한 트렌드가 아니라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여행의 재발견이 될 것입니다. 더 깊어진 대한민국 여행을 위해 제주가 아닌 제주 공항 옆 숲길, 그냥 서울이 아닌 드라마 속 서울, 관광약자를 위한 여행을 담았습니다. ‘ㅈㅂㅈㅇ(정보좀요)’의 의미는 모르지만, 새로운 경험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마포의 골목을 ‘힙’차게 누리고 있는 후배 기자들이야말로 제게는 ‘힙스터’입니다.

 

<트래비> 부편집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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