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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더 재미진 '가시리 마을 & 신풍리 어멍아방잔치마을'

꿈희망여행 | #덕분에 제주

  • Editor. 김민수
  • 입력 2020.09.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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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이 더 특별했던 것은 코로나 영웅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임관 후 바로 대구에 가서 봉사했던 국군 간호장교와 그 가족들을 맞이한 ‘재미난 쉼터’는 제주 가시리마을과 신풍리마을이었다. 

유채꽃프라자에서 바라본 가시리 국산화풍력발전단지
유채꽃프라자에서 바라본 가시리 국산화풍력발전단지

●장맛비가 미워요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도무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멍아방잔치마을’의 식당에서 점심을 준비하는 신풍리 주민들의 손놀림은 분주했지만, 그들의 귀와 시선은 운동장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드디어 코로나 영웅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했고 주민들은 밖으로 뛰어나가 박수로 환영했다. 점심 메뉴는 고사리나물, 죽순나물, 더덕무침과 성게미역국을 포함, 뷔페식으로 구성했다. 마을에서 재배한 키위로 만든 주스도 선보였다. 

어멍아방잔치 마을은 토종돼지 우리, 초가집, 혼례 장 등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어멍아방잔치 마을은 토종돼지 우리, 초가집, 혼례 장 등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양에서 가장 큰 크립토돔(지하용암동) 앞에 행기머체로 쓴 가시리 조형물
동양에서 가장 큰 크립토돔(지하용암동) 앞에 행기머체로 쓴 가시리 조형물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의 ‘어멍아방잔치마을’은 2002년 마을 내 폐교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곳이다. 제주 전통의 생활 풍습을 발굴하고 재현한 체험 학습뿐 아니라 편안한 농가 숙박 및 기념품으로 손색없는 농산물 직거래 등도 이뤄지는 곳이다. 덕분에 제주에서도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농어촌체험휴양마을 중 하나라는 평가. 1차 여행에서 진행했던 고망낚시(구멍낚시)며 지름떡(기름떡) 만들기, 밭담길 걷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2차에서는 비 때문에 진행하지 못하게 되자 어멍아방잔치마을 이창애 사무장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간 고생하신 간호장교와 가족들에게 식사라도 맛있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가장 제주다운 밥상으로, 저녁엔 흑돼지 바비큐를 준비해 놓겠습니다.”

조랑말 체험공원 ‘착한카페’ 에서의 오물조물 말똥쿠키 만들기
조랑말 체험공원 ‘착한카페’ 에서의 오물조물 말똥쿠키 만들기
시속 75km의 스릴과 역동감을 느끼게 했던 제트 스키
시속 75km의 스릴과 역동감을 느끼게 했던 제트 스키

●더 좋은, 더 재미진


4·3기념관과 아쿠아플래닛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고 저녁 식사를 마친 간호장교와 가족들은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유채꽃프라자로 이동했다. 2009년 제주도가 마을 만들기 조례를 신설한 후 가시리는 ‘문화’라는 콘텐츠를 더해 ‘더 재미진 가시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렇게 가시리 마을공동체의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과 신문화 공간조성 사업의 결실로 탄생한 것이 유채꽃프라자다. 총 7개의 객실과 2동의 통나무집, 식당, 무인 카페,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된 유채꽃프라자는 큰사슴이오름을 배경으로 풍력발전단지와 드넓은 마을 공동목장을 전면에 펼쳐 두고 있다. 

참가자들을 환상의 바다속으로 안내했던 섭지코지 아쿠아 플래닛
참가자들을 환상의 바다속으로 안내했던 섭지코지 아쿠아 플래닛
어멍아방 잔치마을의 별미 전복 해물탕
어멍아방 잔치마을의 별미 전복 해물탕

꿈희망여행이 가시리를 베이스로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참가자들은 유채꽃프라자 뒤편 큰 사슴이 오름을 함께 산책하거나 광활한 가시공동목장을 걸으며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가족들을 크게 웃게 했던 시간은 단연 레크리에이션, 조랑말 박물관을 방문했던 오상훈 ‘둥근힘’ 제주지부 연수원장은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프롭테라피로 간호장교들의 지친 몸을 힐링해 주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 일정의 백미는 대포항 요트투어였다. 참가자들은 62피트의 최상급 세일링 요트와 시속 75km로 질주하는 제트보트를 타고 제주의 푸른 바다로 나아갔다.

럭셔리한 즐거움을 줬던 제주 최고의 해양 레저 그랑브루 요트체험
럭셔리한 즐거움을 줬던 제주 최고의 해양 레저 그랑브루 요트체험
오상훈 둥근힘 제주지부 연수원장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프롭테라피 체험
오상훈 둥근힘 제주지부 연수원장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프롭테라피 체험

요즘 SNS에서 가장 핫하다는 진곶내와 주상절리를 바다에서 보는 것은 보트를 탄 이들만의 특권! 간호장교와 가족들은 마음껏 환호하며 절경을 즐겼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시간은 쇼핑과 기념사진일 터. 제주관광공사 면세점과 올레시장에서는 기념품과 선물을 넉넉하게 구입했고, 젊음이 넘실거리는 월정리에서는 기념사진을 넉넉히 찍었다. 2박 3일이 너무나 짧았다. 

가족들을 가장 크게 웃게 했던 레크리에이션 파티
가족들을 가장 크게 웃게 했던 레크리에이션 파티
흥겨움으로 저물어 가는 유채꽃프라자의 첫째날 밤
흥겨움으로 저물어 가는 유채꽃프라자의 첫째날 밤

●mini interview   

현장에서 뿌듯함을 채웠어요  
GKL(그랜드코리아레저) 이진호 대리 사회적가치추진팀

처음엔 의아했다. 스태프인 줄 알았던 그가 행사 준비보다 참가자들과 함께 프로그램 참여에 더 열중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의 역할이 그랬다. GKL의 사회공헌 측 담당자인 그는 ‘기획’과 ‘현장’을 연결하기 위해 제주까지 내려왔다. “관광을 통해 마을 발전에 일부 기여한 것 같아 보람을 느껴요.” 꿈희망여행은 마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농촌, 산촌, 어촌에서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연계하며 즐기는 가족 여행이다. GKL에서 출연한 GKL 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만들어지는데, 지난 5년간 151회에 걸쳐 총 5,100명에게 의미 있는 여행을 선물해 왔다. 특별히 코로나19 현장에 투입되어 큰 희생을 보여 준 간호장교와 그 가족들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꼈다는 그는 “전문가들이 체계적으로 만들어 가는 가치 지향적 콘텐츠에 지속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임관하자마자 대구로 간다고 했을 때는 걱정이 많았어요. 
지금은 딸 덕분에 여행도 오고 정말 행복합니다. 
가시리와 신풍리가 이렇게 멋진 곳인 줄 몰랐어요. 
딸에게도 꿈희망여행에도 감사합니다.”
- 박혜민 소위 가족

 

●‘덕분에’ 알게 된 제주


더 멀리 갈 것도 없었다. 
가시리와 신풍리에서 3일 동안 접한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 제주의 축소판이었다. 

 

▶가시리마을 

조랑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광활한 가시리 공동목장
조랑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광활한 가시리 공동목장

마을의 미래
가시리공동목장

가시리는 13개의 오름과 넓은 초원이 어우러진 지형적 특성으로 예로부터 최고의 말 방목지로 꼽혔고 조선 시대에는 갑마장(최고 등급의 말인 으뜸마를 모아서 기르던 곳)이 설치되기도 했었다. 면적만 무려 750ha(225만평)에 달하는 가시공동목장은 마을공동체가 운영되는 밑거름이다. 이곳에는 풍력발전기 20여 기와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 있다. 마을은 이들 시설에 땅을 임대하고 연 1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다. 수익 일부는 아이들의 장학금과 어르신들의 연금으로 사용된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박물관, 카페, 승마장을 갖춘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박물관, 카페, 승마장을 갖춘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왜 아빠 말은 없을까?
조랑말체험공원 

조랑말체험공원은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제공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고 봄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가득 들어 차는 녹산로 길옆에는 커다란 말 조형이 서 있었다. “두 마리의 말은 엄마 말과 아기 말이에요. 그런데 아빠 말은 왜 없을까요? 그리고 아기 말은 풀을 뜯고 있는데 엄마 말은 왜 전방을 주시하고 있을까요?” 김명숙 사무장이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빠 말의 부재는 4·3 사건, 아기 말을 지키는 엄마 말의 마음은 곧 가시리를 상징한다고 했다. 말 형상을 구성하고 있는 작은 문양들은 유채 꽃잎이었다. 참가자들은 승마체험도 하고 카페에서 말똥쿠키도 만들어 먹으며 신나는 한때를 보냈다. 

쫄븐갑마장길의 유채꽃프라자와 큰사슴이오름 사이 구간
쫄븐갑마장길의 유채꽃프라자와 큰사슴이오름 사이 구간

가장 목가적인 도보 여행
쫄븐갑마장길

갑마장길은 가시리 마을과 오름, 목장길 등 옛 목축지의 흔적을 따라 조성한 총 길이 약 20km의 도보 여행 코스다. 쫄븐(짧은)갑마장길은 그 길이를 반으로 축소해 놓았다. 돌담과 곶자왈을 지나고 숲길과 오름을 따라 가시리의 자연과 문화를 두루 살필 수 있는 편안한 걷기 길이다. 조랑말체험공원을 기점으로 가시천→따라비오름→잣성→국궁장→큰사슴이오름→유채꽃프라자→꽃머체를 지나 원점으로 회귀한다. 


▶신풍리마을 

수국이 아름다운 신풍리 밭담길
수국이 아름다운 신풍리 밭담길

천년을 이어온
신풍리 밭담길

제주밭담은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주 선인들의 노력으로 쌓아 올려진 농업유산으로 제주 전역에 분포하며 그 길이만도 2만2,000km에 이른다. 신풍리 밭담길은 일명 어멍아방밭담길로 불리는 전형적인 제주 밭담길이다. 길이는 3.2km로 짧지만 과수원과 숲 그리고 하천도 만나게 되며 마을의 문화와 오랜 삶의 흔적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길이다.

어멍아방잔치마을 뒤편의 던데못
어멍아방잔치마을 뒤편의 던데못

상수도가 없던 시절엔
던데못

던데못은 어멍아방잔치마을의 뒷길로 들어서면 바로 만날 수 있는 연못이다. 연못 속에 둥그런 둑이 있고 그 안에 또 다른 연못이 있는 형태로 그 모양이 매우 아름다우며 물속에는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살고 있다.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던데못은 상수도가 생기기 전까지 주민들이 생활용수로 사용하던 마을 공용의 연못이었다.  

코로나의 영웅 국군간호장교  
제주도 꿈희망여행 

총 2회에 걸쳐(1차 7월6~8일, 2차 7월13~15일) 진행된 꿈희망여행에는 지난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임관 후 바로 대구에 투입되어 5주간 의료봉사에 임했던 국군 간호장교(임관 60기) 75명 중 선발된 25명과 그 가족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2박 3일 동안 제주 가시리마을과 신풍리마을을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함께했고, 제주 곳곳을 여행하며 가족과 더불어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GKL사회공헌재단 꿈희망여행 www.gklfund.org/gkl_tour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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