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Old & New 부산 반반여행

  • Editor. 이성균 기자
  • 입력 2020.09.22 11:01
  • 수정 2020.09.22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CT가 완공되며 해운대의 풍경도 완성됐다
LCT가 완공되며 해운대의 풍경도 완성됐다

한 번의 여행으론 아쉬움이 남는 여행지가 부산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조화를 이룬 곳들이 수두룩하니까.
계속해서 새로워지는 이 도시의 다음 모습도 궁금하다.

 

●하늘에서 한 번, 땅에서 한 번


부산은 도시와 자연 모두를 경험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곳이다. 덕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꼭 가고 싶은 희망 여행지’로 세 손가락에 꼽히는 도시다. 테마도 다양하다. 미식, 자연, 역사, 액티비티 등 우리가 여행을 통해 즐기고 싶은 대부분이 이곳에서 가능하다. 게다가 자갈치 시장, 남포동 등 오래된 공간과 해운대 센텀시티, 럭셔리 호텔 등의 화려함이 만나 여러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건 부산은 여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변신을 거듭한다는 점이다. 

18년 만에 복원된 송도 용궁구름다리 Ⓒvisitbusan.net
18년 만에 복원된 송도 용궁구름다리 Ⓒvisitbusan.net

여행의 시작점은 송도해수욕장이다. 107년의 역사를 지닌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 대한민국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으로 개장해 오래도록 명성을 쌓아왔다. 해운대와 광안리에 비해 800m로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돌섬인 거북섬과 고래상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해수욕장 끝자락에서 거북섬 사이를 이어주는 송도구름산책로는 해상에 데크를 만들어 바다 위에 서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발밑에 일렁이는 바다를 보며 한껏 들떠있다. 구름다리를 지나서 만난 거북섬에는 자손을 번창하게 해준다는 ‘다산이’라는 이름의 거북 동상이 놓여있는데 이제 막 신혼부부가 된 듯한 모습의 커플이 부끄러운듯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송도해상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구름다리 Ⓒ여행신문 CB
송도해상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구름다리 Ⓒ여행신문 CB

요즘에는 ‘부산에어크루즈’라 불리는 송도해상케이블카와 용궁구름다리가 핵심이다. 케이블카는 최고 86m 높이에서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km 바다 위를 가로지른다. 바다 한가운데서 옥빛 송도해수욕장과 영도, 남항대교, 기암절벽, 송도 해안둘레길 등의 절경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다. 용궁구름다리는 올해 6월 18년 만에 복원돼 여행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27m에 폭 2m 규모로 암남공원과 동섬을 이어준다. 해상케이블카와 함께 부산의 명물로 오랫동안 자리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현재가 덧입혀진 과거


부산여행의 특징 중 하나는 과거에 현재의 색을 입힌 여행지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갈치 시장, 흰여울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 이초량 이바구길 등이 대표적이다. 옛 모습 원형을 지키면서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벽화를 그리거나 시설 확충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본래의 가치와 정신을 유지하는 게 중요 포인트다. 

영화 '변호인' 의 촬영지가 현재는 흰여울안내소로 활용되고 있다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가 현재는 흰여울안내소로 활용되고 있다

흰여울문화마을은 <변호인>과 <범죄와의 전쟁>  촬영지로 활약하는 등 유독 영화와 관련이 깊다.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 만나는 좁다란 골목들이 옛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메인 길목을 따라 걷다 보면 <변호인>에서 최순애(김영애 역)와 진우(임시완 역)의 집으로 나왔던 촬영지가 마을안내소로 변신해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안내소에 들어서면 큰 창문틀이 사진 프레임으로 활용되는데, 이곳에서 추억 한 컷을 남기려 긴 줄이 형성된다.

흰여울문화마을에는 이색적인 북카페가 여럿 있다
흰여울문화마을에는 이색적인 북카페가 여럿 있다

다시 걷고 또 걷는다. 뒤를 돌아보니 남항대교와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오후 5시가 넘어서자 붉은 색채의 이불이 바다를 덮었다. 곳곳에 생긴 북 카페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린왕자 벽화가 그려진 곳과 빈티지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카페가 특히 인기다. 마을 아래로는 바다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절영해안로가 마련돼 있다. 파도가 바위에 부닥치는 소리를 음악 삼아 거닐어 본다. 무작정 걷다보니 영도대교와 가까워지고 흰여울문화마을과도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부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자갈치시장
부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자갈치시장

다음은 마을과 가꺼운 자갈치 시장에서 허기를 채울 차례다. 부산 지역의 색채가 깊게 밴 음식이 가득하기 때문. 회백밥, 꼼장어, 양곱창 등 선택지가 다양해 막상 한 가지를 고르는 게 쉽지 않다. 수도권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회백밥 식당으로 향한다. 쉽게 말하자면 백반+회가 나오는 구성이다. 광어, 도미 등을 1인분 접시에 준비해 주고, 각종 밑반찬과 밥, 국까지 즐길 수 있는 한상차림이다. 적당히 찰진 식감과 더 진한 맛의 숙성회와 단맛 가득한 쌀밥이 만나 색다른 미식 경험이 가능하다. 

 

●All New 해운대


지금부터는 부산의 랜드마크이자 완성형 관광지로 거듭난 해운대를 위한 시간이다. 해운대는 계절과 상관없이 멋진 바다와 도시적인 분위기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2016년 더베이101, 2019년 해리단길 등 새로운 명소도 꾸준히 생기면서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올해도 큰 변화가 있었다. 오랜 기간을 거쳐 LCT가 완공되며 해운대의 메트로폴리스 풍경이 완성됐다. 동백섬부터 미포까지 걷기 좋도록 길도 뚫려 30~40분이면 해수욕장과 숲, 미포 항구 등 다양한 모습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특히 LCT 98~100층에는 광안대교, 해운대 등 부산의 전경을 하늘과 맞닿은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는 부산 엑스더스카이와 특급호텔 시그니엘이 생겨 관광의 폭이 넓어졌다. 해운대에서만 1박2일 온전히 보내도 충분하고, 혹은 2박3일 이상 머물러도 심심할 틈이 없다. 

달맞이길에서 만난 근사한 찻집
달맞이길에서 만난 근사한 찻집

달맞이길의 다양한 카페도 매력적인 요소다. 그중에서도 비비비당은 멋진 뷰와 함께 호젓한 분위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호박 빙수·식혜를 비롯해 다양한 차, 다과를 한국적인 미가 가득한 공간에서 맛볼 수 있다. 청사포가 한눈에 보이는 창가 자리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여 주말에는 오픈 직후인 오전 11시에 방문해야 겨우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차분한 시간을 보낸 뒤에는 사색의 오솔길과 달맞이길을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것도 좋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해동용궁사, 청사포까지 여행 지도를 넓히는 것도 추천한다. 

해운대 야경을 책임지는 더베이101과 고층 아파트
해운대 야경을 책임지는 더베이101과 고층 아파트

방점은 해운대 블루라인파크가 찍는다.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한 관광시설로, 해운대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이 블루라인파크의 대표적이다. 해변열차는 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까지 4.8km 거리를 왕복 운행하는 트램이다. 해운대 미포 정거장, 달맞이터널 등 총 6개 정거장에서 타고 내리며 부산의 파란 바다를 색다른 시선에서 경험할 수 있다.

도시적 분위기와 멋진 해변이 조화를 이룬 해운대
도시적 분위기와 멋진 해변이 조화를 이룬 해운대

스카이캡슐은 평균 7m, 구간 최대 10m 높이의 기둥 위에 자동으로 운행되는 4인승 캡슐로, 해안절경을 공중에서 감상할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미포정거장에서 청사포 정거장까지 2km 구간을 자동 운행하며, 탑승시간은 편도 기준 약 25분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9월 말 오픈해 따끈따끈한 신상 관광지다. 여행 얼리어답터라 자부한다면 멋진 모습을 미리 차지해보는 건 어떨까.

허기가 진다면 해운대 전통시장을 방문해보자
허기가 진다면 해운대 전통시장을 방문해보자

기존에 있던 관광지도 여전히 건재하다. 꼭 체험해야 할 것으로 일출과 야경을 꼽을 수 있다. 부산 일출 명소라 하면 청사포, 해동용궁사 등이 우선 생각나지만, 해운대도 만만하지 않다. 달맞이길 위로 떠오르는 붉은 해와 출렁이는 바다가 조화를 이룬 장면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건 꽤 낭만적인 일이다. 해리단길, 센텀시티 등에서 맛집과 쇼핑으로 알찬 오후를 보냈다면 마무리는 동백섬과 더베이101 콤보가 책임진다. 아침의 동백섬도 좋지만 일몰 때의 동백섬은 황홀함 그 자체다. 분홍색과 보라색이 뒤섞인 하늘과 누리마루APEC하우스, 광안대교가 어우러진 모습은 부산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다. 또 더베이101에서 고층 아파트가 만들어낸 홍콩 분위기의 야경과 피시앤칩스, 맥주로 마침표를 찍어보자. 

 

기자가 체험한 우수여행상품
보군여행사   [부산시티투어+대마도 2박3일] 

 

부산 글·사진=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