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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달라진 여행의 모습은?

  • Editor. 이은지 기자
  • 입력 2020.10.0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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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언택트. 
그럼에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시대의 여행을 들여다봤다. 

 

●비행기 대신 랜선을 타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 코로나19 위기를 맞은 여행업계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간접 여행이다. 최근 마이리얼트립이 가이드라이브(GuideLive)와 함께 출시한 ‘랜선투어’ 상품이 대표적. 가이드가 90분간 화상회의 방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을 제공하는 식이다. 해외 여행지 또는 한국 실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데, 상품에 따라 최소 3명에서 최대 50명까지 동시 참여가 가능하다.

 

차분한 전문 지식 전달형부터 보다 즐거움에 집중한 예능형까지 가이드별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홍콩 야경투어부터 스페인 피카소미술관 투어, 생활미술 드로잉까지 여행지와 테마도 다양한 편. 고객 반응도 나쁘지 않다. 후기를 살펴보면 여행지에 대한 지식을 알차게 얻을 수 있었다는 반응이 주다. ‘향후 상황이 진정된다면 이번에 랜선투어를 함께한 가이드 상품을 이용하겠다’는 의견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반면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한 고객은 “상품페이지에 짧게나마 미리보기 영상을 제공해 고객들이 결제 전에 참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가이드 설명 위주라고는 하지만 영상과 사진의 퀄리티가 조금 아쉬웠다”는 후기를 남겼다.

랜선 여행이 궁금한 기자가 직접 체험해 봤다. 고민 끝에 재작년 이맘때쯤 떠났던 이탈리아 남부로 택했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가이드가 집결지에서 깃발을 흔드는 영상이 나왔다. 실시간으로 참여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얼른 타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실시간 댓글 소통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포토존에서 아직 사진을 못 찍었다며 기다려 달라는 장난 섞인 반응도 있었고, 쇼핑할 때 쓰기 좋은 이탈리아어를 알려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댓글로 함께 이탈리아어를 따라하며 쇼핑하는 기분을 만끽했다. 지역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은 기본이었다. 허나 후기에서처럼, 가이드가 소장하고 있는 영상과 사진을 재료로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경우 상대적으로 현장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쉬웠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행에 대한 니즈는 있지만 실제로 떠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이드 분들의 실제 경험이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간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해외 가이드들의 생업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기존 가이드들이 갖고 있는 영상과 사진을 이용하는 상품이 다수지만, 현지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여행지 실시간 라이브 방송 상품을 늘려 가겠다”고  덧붙였다.

©pixabay
©pixabay

●그나마 한적한 곳은 어디?
캠핑·글램핑이 뜬다 


어떻게든 떠나고 싶은 여행자의 마음은 다 비슷한가 보다. 일반 여행시장은 위축된 반면 상대적으로 한적한 캠핑과 글램핑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뜨겁다니 말이다.

캠핑 관련 플랫폼 시장도 주목받는 상황. 해외 캠핑 관련 예약 플랫폼으로는 CAMPSPOT, The Dyrt 등이 널리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스타트업도 몸집을 키워 가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힙캠프(HIPCAMP)’는 개인 사유지를 활용한 캠핑·글램핑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호주에 본사를 둔 토지 공유 스타트업 ‘유캠프(Youcamp)’를 인수하며 상품 수도 크게 늘렸다. 유캠프의 5만개를 더해 총 42만개의 상품을 확보한 힙캠프는 캐나다에서도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실내보다 외부 활동을 권고하면서 캠핑, 글램핑 관련 예약이 급속히 증가했다고.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국내 여행도 주춤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 몇 달간 캠핑 여행과 플랫폼 이용량은 크게 늘었다. 캠핑장 예약 플랫폼 땡큐캠핑의 예약 건수는 3월 110% 증가한 1만3,361건, 4월 90% 증가한 9만4,565건, 5월 77% 증가한 6만4,083건으로 나타났다. 6~7월도 증가폭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캠핑 관련 신규 플랫폼도 계속 세상에 나오고 있는 추세다. 네이버 예약 공식 협력사이자 50만 회원을 보유한 캠핑톡도 내년 상반기 자체 플랫폼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 예약 플랫폼이 발전하면 할수록 캠핑 여행의 방식 또한 지금보다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따로 또 같이, 이벤트는 계속된다

 
여행 관련 이벤트의 양상도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각종 여행박람회, 홍보 행사 등이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개최되고 있다. 미서부 최대 규모의 여행박람회 고웨스트 서밋(Go West Summit)은 개최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고웨스트는 1989년 콜로라도에서 시작해 규모를 넓힌 미서부 최대의 여행박람회로, 올해로 31회째를 맞았다. 보통 1~3월 사이 미서부 크고 작은 도시에서 열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조정이 불가피했다. 당초 3월 포틀랜드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고웨스트는 8월 말로 한 차례 연기됐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진행 방식도 달라졌다. 셀러와 바이어가 직접 1:1 미팅을 했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국가별 해외여행 시장 데이터를 공유하고 지역 정보 업데이트 등을 전달하는 세미나 형태가 강화됐다. 실시간 세미나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채팅을 통해 질문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했다.

홍콩관광청이 매년 주최해 온 ‘홍콩 와인 & 다인 페스티벌(Hong Kong Wine & Dine Festival)’ 또한 올해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날짜는 현재 조율 중인 상태로 10월 말 개최가 유력하며, 기간은 기존 4일에서 주 단위로 확대된다. 축제 기간 동안 전문가들이 큐레이션한 고급 와인과 음식을 선보이고 다양한 와인 브랜드 특별 할인 혜택과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와인 페어링과 요리를 주제로 가상 워크숍과 클래스도 열린다. 홍콩관광청은 “코로나로 인한 환경적 제약에서 벗어나 전 세계 와인들과 홍콩의 음식 문화를 공유함과 동시에 홍콩 F&B 산업에 활력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Don’t Forget Me!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여행을 할 수 없는 시대. 여행 마케팅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언젠가, 다시 갈 수 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나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일례로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8월부터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유튜버들과 함께 한국 관광의 매력을 알려 왔다. 구독자 73만명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기반 유튜버 반둥오빠(Bandung Oppa)가 MC로 등장하는 ‘와우코리아 비정상회담’ 3편을 와우코리아 유튜브 채널에 매주 1편씩 업로드했다. 재한 아시아·중동 지역 유학생들로 이루어진 와우코리아 SNS 기자단 중 9개 국가 기자들이 한국 여행의 매력, 코로나19 이후 추천 한국 여행지 등을 소개하는 영상이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는 ‘Apa Kabar(대신 안부 전해드립니다)’ 영상을 통해 말레이시아 현지와 한국을 잇고 있다. 말레이시아 라면 체험 영상으로 인기를 끈 유튜브 채널 블라이미와 함께 말레이시아 현지인의 사연을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유학생에게 전달하는 온택트(Online+Untact) 형식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꼭 방문해 보고 싶은 여행지로 한국을 떠올릴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의 사업을 시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단순 정보 전달을 뛰어넘는 색다른 홍보 방식도 눈길을 끈다. 영국관광청은 지난 8월 전 세계 여행 미디어를 대상으로 ‘여행지를 배경으로 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중요한 건 1:1 화상 미팅으로 딱딱하게 여행지 정보를 말하는 대신, 홍보하고자 하는 현지 장소를 직접 보여 준다는 것. 170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한 영국의 홍차 브랜드 트와이닝의 티하우스를 배경으로 트와이닝의 역사, 블렌딩 티의 매력 등을 소개했다.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는 영국에서 처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피크디스트릭트국립공원(Peak District National Park)과 영화 <오만과 편견> 촬영지 ‘채즈워스 하우스(Chatsworth House)’가 있는 더비셔(Derbyshire) 지역을 알리기도 했다. 피크디스트릭트·더비셔 관광청 관계자는 “록다운이 걸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영국 내의 이동이 자유롭다”며 “관광 관련 시설이 모두 오픈해 내국인들의 여행이 활발하고, 10월까지 예약이 완료된 곳도 많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글 이은지 기자, 이성균 기자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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