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에서 共으로 커먼즈의 현장
公에서 共으로 커먼즈의 현장
  • 천소현 기자
  • 승인 2020.12.0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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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생태관광 Agenda 1

전북에서 육성 중인 생태관광지 중에서 임실과 진안은, 지역에서 오랜 시간 삶을 나눈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생태관광을 고민 중인 곳이다. 지역의 자연 생태계를 주민들이 관리하고 돌보며 더 깊이 이해하려는 태도가 바탕에 깔려있다. 임실군은 성수산과 개체 수가 많지 않은 청실배나무를 중심으로 에코 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곳이고 진안군은 타포니 현상의 지질공원으로 유명한 마이산 주변으로 천연기념물인 줄사철나무 군락과 마을숲, 오래된 정미소 등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자원이 있는 곳이다. 

애벌레는 커서 어떤 나방이 될까
애벌레는 커서 어떤 나방이 될까
숲은 늘 공동의 자산이다. 함께 지켜야 한다
숲은 늘 공동의 자산이다. 함께 지켜야 한다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자원을 공공의 자원으로 인식하게 도와주고, 지속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전라북도 생태관광의 육성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커먼즈(Commons)’에 대한 태도를 정립하고, 정책적으로 실행하는 동시에 현장에 정착시키는 과정을 밟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개념인 커먼즈는, ‘함께(Com)’라는 의미의 어원과 ‘의무를 진다(Munis)’라는 뜻이 결합된 조합어다. ‘공동자원’ 정도로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공기와 물, 토지, 숲과 같은 물질과 지식, 프로그램, 행위 등과 같은 비물질적 자원을 모두 아우를 정도로 폭넓게 이해되고 있다. 공동의 의무를 지닌 구성원들이 유지하는 유·무형의 자원관리 시스템1) 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읍 솔티달빛생태숲의 에코 프로그램
정읍 솔티달빛생태숲의 에코 프로그램

물리학자 프리초프 카프라2)는 커먼즈를 “사회 구성원들에게 개방된 자연적, 문화적 자원의 공동 풀(Pool)”이며 커머닝(Commoning)은 “커먼즈를 돌보고 향유하는 사회정치적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칼 폴라니3)의 주장을 들어 “오늘날 우리는 커먼즈가 극도로 부족하고 자본이 지나치게 과도한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미에서 공유지, 공유자원 등은 어느 한 주체(사용자)가 많이 소유하면 다른 주체의 사용량이 감소하는 특징을 갖는다. 

군산 호수의 왕버드나무 군락지
군산 호수의 왕버드나무 군락지

한국의 커먼즈는, 자원의 공공성이라는 관점에서 생태관광의 행위 및 생태관광지라는 물리적인 공간에서 마주하게 된다. 인간 사회는 오랫동안 자연자원 속에서 공동생활을 영위한 역사적 과정으로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생태자원을 발굴하고 관리하는 일은 생태관광의 직접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북은 생태관광을 통해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공동자원을 관리하던 전통사회의 경험적 자산을 유지하고자 노력 중이다. 

 

물론 공동자원을 관리하는 주체로서 마을공동체의 태도와 규율에 대해 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이 쉽지 않다. 임실 성수산은 자연휴양림 조성이 한창 진행 중인데, 생태적 시선으로 조율해야 할 부분들이 과제로 남아 있다. 진안은 마을 자원에 대해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해가 더 확산되어야 하는 단계에 있다. 특히 전북 생태관광에 있어서 커먼즈의 현장은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땅, 물, 길이라는 자연자원뿐 아니라 마을공동체의 운영이란 측면에서 물리적 현장을 재해석한다. 

 

커먼즈 운영은 여러 사람이 참여해 유대를 맺고 공유자산을 함께 관리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전북 생태관광에 이를 적용하면 공동체 협동플랫폼의 형태로서 시군협의체와 마을사업단으로 구분된다. 즉 기존의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의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점차 公(Public)에서 共(Community)으로의 전환해 가는 것이다. 이는 자연과 조응하는 인간의 사회적 활동방식인, 이른바 공유경제와 비슷하다.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향유하는 것에 더 가까운 것이다.   


1) ‘자원공유·공생 커먼즈, 플랫폼 만나 자본주의 대안으로 도약’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 교수 
2) 물리학 분야의 석학이며 U.C 버클리 생태소양센터의 설립을 주도했다. <생명의 그물>(1996)을 통해 생명시스템 이론가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며, 최근 법학자 우고 마테이와 함께 <최후의 전환>(2019)을 출판하여 커먼즈의 뜻과 사례를 정리하였다. 
3)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사회학자이다. 저서 <거대한 전환>(1945)을 통해 19세기 자본주의 시장에 대해 비판하며 사회적경제의 이론적 토대를 제시함으로써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경제학자 중 하나다. 


경계를 건너는 새처럼  
‘경계를 건너는 새처럼’은 전라북도 생태관광의 상징적 의미를 외부에 알리는 구호다. 생태계를 이루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에서, 행정적 분할인 시군의 경계를 건너서, 호남과 영남의 경계를, 남과 북의 경계를 건너서 자연생태계로서 지구생태계가 하나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박종석 센터장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박종석 센터장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박종석 센터장 

국내 사회적기업 1세대로 농촌 공정여행의 창립을 주도했으나 절반의 실패를 경험하며 지역의 어려움을 체감했다. ‘유네스코 MAB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 위원을 역임하고 ‘동북아평화연대’, ‘평화의 바다, 백령도 물범조사’ 등의 활동을 통해 한반도의 생태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는 ‘DMZ 생태관광’ 심사역을 병행하며 행정과 공동체의 영역 사이에서 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하는 ‘제4섹터’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논의 중인 ‘커먼즈’의 현장으로서 생태관광의 중요성을 확인하며, 자연과 사람과 사회의 좋은 삶을 연구 중이다.
인스타그램  jeonbukecotour 

 

글 박종석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센터장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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