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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지속성과 공동체 플랫폼

전라북도 생태관광 Agenda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_박종석 센터장

  • Editor. 박종석
  • 입력 2021.05.02 11:34
  • 수정 2022.05.2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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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일반에게 개방되지 않은 무주 백운산 편백숲의 계곡
아직 일반에게 개방되지 않은 무주 백운산 편백숲의 계곡

전북의 여러 생태관광지 중에서 순창과 무주는 ‘풍경 이면의 풍경’에 흥미로운 관점이 스며 있는 곳이다. 말하자면 생태관광육성 과정에서 공동체의 문제가 두드러지는 곳인데, 정책적으로는 사회적경제가 성장해 온 과정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가는 현장이다. 

국내 사회적경제 정책은 십여 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지속성이라는 영역이 대별되는 속에서도 민주적 의사결정, 자율성, 노동의 중시와 분배라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19세기 당시 산업화로 인해 밀려온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자들 스스로 대안적 조직을 만드는 과정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당시 산업사회라는 새로운 경제활동 방식은 이전의 전통적 공동체의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변화였다. 즉 노동자들이 생존이 어려워지자 스스로 조직 활동을 통해 새로운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이는 자연에서 다양한 생명체들이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며 진화해 온 방식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순창 장군목의 징검다리. 주변의 바위를 사용해 자연스럽다
순창 장군목의 징검다리. 주변의 바위를 사용해 자연스럽다

전북 생태관광지는 현장의 주체인 마을주민과 지역민들이 협동의 체계를 구축해 가는 사회적경제의 작동방식이 결합된 공동체 모델을 지향한다. 이는 지역에서 민주적 주체를 성장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자연 자원을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운영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순창과 무주의 현장을 살펴보면 지금 당면한 공동체적 과제가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다. 

반디랜드 반딧불이서식지에 막 부화한 올챙이들
반디랜드 반딧불이서식지에 막 부화한 올챙이들

전북의 생태관광지는 3가지 측면에서 협동적 방식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는 에코매니저라는 지역 활동가의 영역이고, 둘째는 비영리조직으로 생태보전의 역할을 갖는 지역협의체의 영역이며, 셋째는 개인과 조직의 협동이 축적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마을기업화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영역이다. 이러한 세 영역은 독립적이면서 협동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자립이라는 목표를 갖는다. 이런 맥락에서 전북형 생태관광은 주민들의 삶과 공동체의 협동을 통해 역량과 시스템이 결합된 형태를 추구하고, 민주적 자치를 중심으로 경제공동체로서 마을기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순환의 체계를 지향하는 중이다. 

백운산 계곡에 사는 다슬기
백운산 계곡에 사는 다슬기

순창과 무주는 마을 주민들의 노령화로 인한 활동가의 부족 등 협동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현실적 난관을 보이지만, 축적된 사회경제적 정책의 경험과 유대가 깊은 공동체의 노력으로 한 걸음씩 함께 나아가는 중이다.   

반디랜드에는 수달 한 쌍이 살고 있다
반디랜드에는 수달 한 쌍이 살고 있다

경계를 건너는 새처럼  
‘경계를 건너는 새처럼’은 전라북도 생태관광의 상징적 의미를 외부에 알리는 구호다. 생태계를 이루는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에서, 행정적 분할인 시군의 경계를 건너서, 호남과 영남의 경계를, 남과 북의 경계를 건너서 자연생태계로서 지구생태계가 하나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박종석 센터장

국내 사회적기업 1세대로 농촌 공정여행의 창립을 주도했으나 절반의 실패를 경험하며 지역의 어려움을 체감했다. ‘유네스코 MAB 생물권보전지역’ 지질공원 위원을 역임하고 ‘동북아평화연대’, ‘평화의 바다, 백령도 물범조사’ 등의 활동을 통해 한반도의 생태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는 ‘DMZ 생태관광’ 심사역을 병행하며 행정과 공동체의 영역 사이에서 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하는 ‘제4섹터’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논의 중인 ‘커먼즈’의 현장으로서 생태관광의 중요성을 확인하며, 자연과 사람과 사회의 좋은 삶을 연구 중이다.

 

글 박종석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센터장  
취재협조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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