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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홍콩의 바다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1.06.22 14:21
  • 수정 2022.05.24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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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를 타고 보는 휘황찬란한 야경 가득한 홍콩의 밤을 연상했다면 조금 의아할지 모르겠다. 햇살 쨍한 여름날, 당신에게 띄운다. 일상을 되찾은 그 여름, 홍콩의 바다.

 

●이유 있는 여름, 홍콩


최근 홍콩은 눈에 띄게 확진자가 줄고 있고,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바탕으로 일상의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이번 여름, 유난히 홍콩이 더 그리운 이유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홍콩 여행은 항상 설렘으로 시작해 아쉬움으로 끝났던 것 같다. 홍콩에는 도시가 있고, 예술이 있고, 미식이 있다. 또 숲이 있고, 산이 있고, 바다가 있다. 비싸고 질 좋은 어느 뷔페에서나 느낄 법한 그런 마음,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데, 무엇을 선택하면 무엇을 포기해야 한다는 안타까움. 너무 잘 차려져 있어서 욕심이 앞서고 마음이 급해지는 순간들. 분명한 것은 홍콩은 우리나라에서 약 3시간의 비행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였다는 것.


바캉스의 계절이 뜨겁게 다가왔다. 어디로든 떠나고픈 이즈음, 그 목적지가 바다라면 고민할 게 따로 있을 리가. 여름의 답은 언제나 홍콩이다. 시원한 쇼핑몰에서 보내는 홍콩의 낮, 휘황찬란한 야경 가득한 홍콩의 밤을 연상했다면 조금은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여름의 홍콩은 무조건 바다로 향해야 한다. 홍콩에도 바다가, 그리고 해변이 있다. 그것도 푸르게 빛나는, 모나코의 몬테 카를로를 닮은 해변, 리펄스 베이(Repulse bay)와 스탠리(Stanley)다. 

●SUMMER HONK KONG

홍콩에서 장국영의 흔적을 만날 확률


깎아지른 듯한 산비탈에 들어선 고급 빌라들, 초승달처럼 굽은 백사장, 청초한 파도가 덮은 바다, 뜨거운 태양 아래 일광욕을 즐기는 노부부, 시원한 바다에 몸을 맡긴 커플, 부드러운 모래를 움켜잡아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모나코의 몬테 카를로 비치를 떠올렸을 테지만, 홍콩의 리펄스 베이 비치의 모습이다. 리펄스 베이는 깨끗한 자연과 도심에서 멀지 않은 위치 때문에, 세계적인 부호들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장국영이 어느 레스토랑의 단골이었다거나, 장만옥의 별장이 길가에 있었다는 등, 허무맹랑한 소리 같지만 이곳에서는 거의 사실이다. 

리펄스 베이의 해안가를 따라 즐길 거리도 가득 늘어서 있다. 리펄스 베이 맨션의 가장 아래층에 위치한 ‘더 베란다(The Verandah)’ 레스토랑은 영화 <색, 계>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리펄스 베이 동쪽, 알록달록한 건물 사이로 오래된 돌길이 반기는 마을, 스탠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스탠리에는 홍콩에서 가장 많은 서양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야자수 사이로 보이는 해변, 지중해풍 레스토랑, 노천카페, 유서 깊은 건물, 소박한 기념품 시장 등 이국적인 여유가 가득한 휴양 도시다. 홍콩에서 바다를 보는 일, 걷고, 쉬고, 수영하고, 맛보는 것만으로도 치유와 영감이 샘솟는다. 이왕이면 관광버스로 북적이는 주말보다는 한적한 주중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Must go
리펄스 베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폿 3  


여기서 이걸 안 보고 온다고?
에디터가 뽑았다. 리펄스 베이에 갔다면 
‘꼭’ 들러야만 하는 3곳.

용이 지나가는 곳
리펄스 베이 맨션  Repulse Bay Mansion

과거 영국 식민지 시대 최고급 호텔이었던 건물이 리모델링을 거쳐 주거형 맨션으로 탈바꿈했다. 건물 외관은 마치 물결이 치듯 S자 형태로 휘어 있다. 우측 중앙에는 창문이 난 것처럼 사각형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다. 이는 풍수의 영향을 고려한 설계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산과 바다를 오가는 기의 흐름을 건물이 가로막아 화를 입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자 건물 중앙을 뚫는 구조로 설계하였다. 풍수에서 기의 흐름을 ‘용’ 또는 ‘용신’이라고 하는데 사각형으로 뚫린 통로 덕분에 용이 자유롭게 산과 바다를 오갈 수 있게 된 셈이다. 서점과 의류 매장, 인테리어 숍 등 소소한 구경거리들이 있는 쇼핑 아케이드는 유럽 정원처럼 클래식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다. 맨션의 가장 아래층에 있는 레스토랑 ‘더 베란다(The Verandah)’는 배우 양조위, 탕웨이 주연의 영화 <색, 계>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브런치나 애프터눈 티 등 메뉴도 근사하고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바다 배경이 일품이니 야심 차게 인생숏을 노려 보는 것도 좋다.

더 베란다 The Verandah
주소: 109 Repulse Bay Road, Repulse Bay, Hong Kong
운영시간: 월~화요일 휴무, 수~토요일 12:00~20:00, 일요일 11:00~22:00

한적한 바다의 여유
더 펄스 The Pulse

리펄스 베이 비치를 즐기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유유자적’이다. 동시에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해변에 위치한 쇼핑몰 ‘더 펄스(The Pulse)’에 있는 카페 ‘클래시파이드(Classified)’의 흔들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 ‘라임 우드(Lime Wood)’의 창가에서 칵테일 한 잔을 해도 좋다. 좀 더 해변의 기분을 내고 싶다면 더 펄스의 루프톱 바 ‘카바나(Cabana)’로 향할 것. 자쿠지에 몸을 폭 담그거나 선 베드에 누워 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호사가 기다리고 있다. 놀고, 쉬고, 먹고, 마시고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바다’라고 부를 수 있다.

주소: Shop 107, 1/F The Pulse, 28 Beach Road, Repulse Bay, Hong Kong
영업시간: 월요일 09:00~22:00, 화~일요일 09:00~22:00

바다를 마시는 카페
더 커피 아카데믹스 The Coffee Academics

리펄스 베이 아케이드에 위치한 ‘더 커피 아카데믹스’는 마누카 허니를 넣은 라떼부터 오키나와산 비정제 흑설탕으로 독특한 풍미를 더한 커피, 오스만더스 꽃잎을 띄어 차처럼 가볍게 마시는 커피 등 독특한 메뉴를 가득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커피 맛 하나로 홍콩을 평정했다. 하이라이트는 카페에서 보이는 풍경이다. 커다란 야자수, 눈부시게 새하얀 해변이 여행객을 반긴다. 

주소: 26 Beach Rd, Repulse Bay, Hong Kong
영업시간: 매일 08:00~21:00

 

▶리펄스 베이로 가려면?

리펄스 베이를 쉽게 찾아가는 방법으로는 MRT 센트럴역에서 이동하는 방법과 코즈웨이베이역에서 이동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만약 숙소가 센트럴역 근처라면 A 출구, 익스체인지 스퀘어에서 6, 6X, 6A, 260번 버스를 타고 ‘리펄스 베이 맨션’에서 하차하면 된다. 코즈웨이 베이 근처라면 40번 버스를 타면 된다. 6X 버스는 2층 버스이고 40번 버스는 마을버스 크기의 작은 미니 버스이니 참고하면 좋다. 소요시간은 모두 1시간 정도. 버스 요금은 현금으로도 결제 가능하지만 옥토퍼스 카드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옥토퍼스 카드는 우리나라의 T머니 카드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MRT 탑승할 때나, 편의점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센트럴역 기준 30분이 소요되고, 비용은 약 100HKD(약 1만4,000원) 정도. 기사에게 리펄스 베이 비치 쇼핑몰 ‘더 펄스’로 목적지를 이야기하면 이동하기 편리하다. 

 

에디터 강화송 기자  자료제공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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