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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일상에 깃든 독실한 불교 문화

일생에 한 번은 누구나 승려가 된다

  • Editor. 정은주
  • 입력 2021.10.0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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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
바간

미얀마는 국민의 89%가 불교도일 정도로 독실한 불교 국가다. 버마족(Burma)을 비롯해 샨족(Shan), 몬족(Mon) 등 여러 소수 민족들이 불교를 믿고 있으며 생활 속에서 참선과 기도, 명상 등을 실천해 나간다. 이들에게 불교는 일반적인 종교를 넘어 매일 같이 행하는 일상이나 다름없다. 미얀마는 현재 군부의 탄압과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국제선 항공기 이착륙 금지 조치도 계속되며 사실상 인적교류가 중단된 상황이다. 미얀마인들의 삶에 깃든 불교문화를 살펴보며 미얀마를 위해 함께 기도해보자. 

탓빈뉴 사원
탓빈뉴 사원

 

●마을 곳곳에 세워진 파고다와 사원 


미얀마 사람들은 일생을 불교적인 가치관과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신쀼(Shinpyu)의식이다. 미얀마인들은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승려가 되는 체험을 하는데 10세를 전후한 나이가 되면 머리를 깎고 집을 떠나 사원에서 승려들과 생활하게 된다. 신쀼의식은 가족과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 마치 축제처럼 치러진다. 많은 사람들의 격려 속에서 아이는 부처의 삶과 가르침을 배우고 불교 예절을 익히며 불자의 삶에 첫걸음을 떼게 된다. 의식을 마치면 아이는 비로소 참된 한 인간으로 받아들여진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요즘은 의식을 간소하게 치르기도 하지만 신쀼의식은 여전히 중요한 미얀마의 전통 문화다. 

●동남아 불교의 중심지 미얀마 


미얀마에 불교가 전래된 것은 기원전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불교가 융성하기 시작한 때는 11세기 경 최초의 통일 왕국인 바간(Bagan)이 세워지면서부터다. 당시 국민을 통합할 수단으로 불교를 택했고 이때부터 불교 문화는 왕실의 보호와 막대한 지원 아래 미얀마 전역에 빠르게 전파됐다. 이후에도 여러 왕조의 지배자들이 정통성을 획득하고자 불교를 적극 장려했고, 미얀마는 동남아 불교의 중심지이자 성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미얀마 불교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따라 참선하며 열반에 이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상좌부불교다. 파고다와 사원은 이러한 미얀마 불교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미얀마에서는 큰 도시는 물론 작은 시골 마을 어디에서나 수많은 파고다와 사원을 만날 수 있다. 미얀마 사람들은 틈만 나면 파고다를 찾아 참배하고 기도를 드리며, 사원 주변에서는 이른 아침마다 승려들의 탁발 행렬에 쌀과 음식을 보시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새벽녘 어슴푸레한 여명 속에서 불탑 아래 사람들이 기도하는 모습은 미얀마에서 자주 마주치는 풍경이다.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 명소가 되기도 하고, 일과를 마친 후에도 사람들은 파고다를 찾아가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루를 사원에서 시작해 사원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일상인 나라가 바로 미얀마다.

쉐다곤 파고다
쉐다곤 파고다

 

●미얀마의 상징인 쉐다곤 파고다


미얀마의 상징인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는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로 독보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거대한 종 모양을 한 탑은 높이 100m, 둘레 426m에 이를 정도로 웅장하며 이 주위를 작은 불탑들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파고다의 왕국에 들어선 느낌이다. 탑들은 외관이 모두 금박으로 덮여 있어 온통 금빛으로 빛나고, 새하얀 대리석이 깔린 바닥은 파고다를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게 한다. 쉐다곤 파고다는 약 2,500년 전 미얀마 상인이 얻어온 부처의 머리카락을 언덕에 묻고 그 위에 불탑을 건립한 것이 시초로 알려진다. 초기에는 높이가 약 20m에 불과했지만 세기를 거치며 여러 통치자들이 경쟁적으로 규모를 확장하고 금덩이와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등 많은 보석들을 바치며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현재 파고다에 입혀진 금박의 무게는 60톤 정도이며 세계적으로 귀한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탑 상단에 안치되어 있다. 

바간
바간

●세계문화유산이자 파고다의 고향 바간


고대 통일 왕국의 수도였던 바간은 수 세기에 걸쳐 지어진 수많은 파고다와 사원, 탑들을 만나는 곳이다. 1975년에 이 지역에 대지진이 발생해 약 2,000개의 파고다와 탑들이 파괴되었지만 아직도 이곳엔 수 천 개에 달하는 불교 건축물들이 남아 있다. 파고다의 고향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바간은 미얀마 최대의 불교 성지로, 201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천 년의 역사를 품은 이 고도는 너른 대지에 크고 작은 파고다와 불탑의 행렬이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져 있다. 쉐지곤 파고다(Shwezigon Pagoda), 탓빈뉴 사원(Thatbyinnyu Temple), 아난다 사원(Ananda Temple)이 특히 손꼽히는 명소다. 

쉐지곤 파고다
쉐지곤 파고다

탑 내에 부처의 유골 일부가 안치된 쉐지곤 파고다는 1059년부터 건립하기 시작해 1090년에 완성됐다. 사각형 피라미드 상부가 원뿔 형태인 쉐지곤 파고다는 외벽에 금박을 입혀 쉐다곤과 마찬가지로 황금의 파고다로 불린다. 이곳은 관광객 보다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성지 순례지로 미얀마 사람이라면 일생에 한 번은 반드시 순례하는 하는 곳이다. 마치 견고한 성처럼 보이는 탓빈뉴 사원은 버마 양식으로 건축되어 여느 파고다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옛적에 1, 2층에 승려들이 거주했다고 하나 지금은 관광객들로 둘러싸여 있다. 

아난다 사원 
아난다 사원 

아난다 사원은 히말라야에 있는 난다물라(Nandamula) 동굴 사원을 본뜬 것으로 내부에 각 방면으로 4개의 불상이 모셔져 있다. 불상은 각기 다른 모습과 표정을 짓고 있으며 안쪽에 석가모니의 삶을 보여주는 수 십 개의 조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우아하고 매혹적인 아난다 사원은 이에 반한 왕이 다시는 같은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건축 기술자와 노예들을 모두 죽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몇 세기가 지나도 아난다 사원의 아름다움은 시들지 않아 지금도 여전히 참배객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파고다를 찾아 예불을 드리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 
파고다를 찾아 예불을 드리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 

▶파고다의 종류와 관람 팁


* 파고다는 석가모니의 유물이나 불상 등을 안치한 불교 건축물을 일컫는데 미얀마에서는 통상 불탑이나 사원 모두 파고다라고 지칭한다. 파고다는 미얀마어로 ‘파야(Paya)’라고 부르며 보통 종 모양으로 세워진 탑을 ‘제디(Zedi)’, 사각형 형태의 불탑 안에 기도나 명상하는 공간이 있으면 ‘파토(Pato)’라고 구분 짓는다.

*파고다와 사원에 들어갈 때는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고 맨발로 입장해야 한다. 민소매 옷이나 무릎 위 치마나 반바지 차림은 입장이 제한된다.


글·사진 정은주, 트래비 (Travie), 메콩 연구소, 한-메콩 협력기금 (Mekong Institute, Mekong-ROK Cooperation F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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