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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진주성 나들이

  • Editor. 정은주
  • 입력 2021.11.23 14:08
  • 수정 2021.11.23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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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이 반짝이는 어느 날 진주로 훌쩍 떠났다. 오래전에 스쳐 지나갔던 진주성이 마음에 계속 남아 있던 터였다. 도도하게 흐르는 남강 너머로 굳건히 서 있는 진주성은 예나 지금이나 견고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논개의 절개와 김시민 장군의 기백이 여전히 살아있는 그곳. 진주성 안으로 조심스럽게 한발 내디뎌 보았다. 

 

●논개와 김시민 장군이 살아 숨 쉬는
진주성

진주성 성곽

진주성은 언제 쌓은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고려 말에 왜구의 침입을 막고자 성을 다시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때 우리에게 값진 승리를 안긴 역사적인 장소로 지금은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원으로 단장되어 있다. 성곽을 따라 돌며 산책하기 좋은 데다 성 안에 촉석루와 논개를 모신 사당인 의가사, 논개가 왜장과 함께 남강으로 뛰어든 의암, 국립진주 박물관 등 볼거리들이 많이 있다.

촉석루

진주성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촉석루이다. 진주성을 방문한 이들 누구나 이곳을 가장 먼저 찾는다. 논개가 떨어진 의암에 서 말없이 흐르는 남강을 바라보자니 마음이 왠지 웅장해진다. 촉석루는 남원 광한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촉석루에서 바라보는 남강의 경치도 운치 있고 진주성 맞은편에서 바라보이는 모습 또한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김시민장군 동상

원래 촉석루는 진주성을 지키는 장수가 머물던 지휘소였다. 그 중심에 한산대첩, 행주대첩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을 이끈 충무공 김시민 장군이 있다. 충무공이라고 하면 보통 이순신 장군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충무’는 조선시대 무관에게 내려지는 최고의 시호이다. 충무공 시호를 받은 무관들은 이순신 장군을 비롯해 김시민, 남이, 정춘신 등이 있다. 진주대첩은 임진왜란 당시 성을 지켜낸 최초의 전투로 왜구의 호남 진출을 좌절시킨 빛나는 승리였다. 전사하는 순간까지 나라와 백성들의 안위를 걱정했던 김시민 장군. 그의 위용찬 모습을 성 입구에서 만날 수 있다. 


주소: 경상남도 진주시 본성동
개관시간: 05:00~23:00(매표 시간 09:00~18:00)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600원

 

●임진왜란을 다시 만나는 곳
국립진주 박물관

 

진주성 성벽을 따라 걷는 발걸음이 어느새 국립진주 박물관에 닿았다. 진주성의 고풍스러운 경관을 그대로 살린 채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세운 건물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국립진주 박물관은 개관 초기에는 가야 문화를 전시했으나 현재는 임진왜란 전문 역사박물관으로 타이틀을 바꿔 달았다. 임진왜란을 조선과 명나라, 일본이 참전한 동아시아 국제 전쟁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놓은 전시가 무척 흥미롭다. 

국립진주박물관 외관
화력 조선

박물관 전시는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임진왜란이 일어나게 된 과정과 전쟁이 끝난 이후 동아시아와 조선 사회의 재편 과정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전쟁이라는 범주를 넘어서 동아시아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바라본 역사적인  관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이 밖에 조선과 명나라, 일본의 무기들을 비교해 놓은 전시도 눈길을 끈다. 화면 터치로 조작하는 인터랙티브 전시가 몰입도를 더욱 높여준다. 3D 영상관에서는 진주대첩의 전투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상물이 상영되며 이를 통해 진주대첩의 의의와 충무공 김시진 장군의 활약상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주소: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626-35 진주성 내
개관시간: 09:00~18:00
관람료: 무료 
휴무일: 1월1일, 명절 당일

 

●아름다운 야경을 품은 대나무 숲
남가람 문화거리

 

진주성을 한 바퀴 둘러본 후에도 조금 아쉬움이 남아 남강 건너편에 조성된 남가람 문화거리로 걸음을 옮겼다. 남가람 문화거리는 전국 최초로 지정된 시범 문화예술의 거리이다. 진양교에서 천수교에 이르는 총 2.9km의 남강 변에 다양한 문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특히 진주성 맞은편 구간은 잔잔히 흐르는 남강에 의암과 촉석루 등이 반영되어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진주성 야경
남가람별빛길

남가람 문화거리에는 대나무 숲 산책로를 따라 남가람 별빛 길이 조성되어 있다. 대나무 사이사이에 설치된 은은한 조명이 마치 밤하늘에 뿌려진 별빛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남강에 비치는 촉석루의 야경은 전국의 사진가들을 불러들일 만큼 아름답고 황홀하다. 가급적 낮과 밤 모두 가보기를 권한다. 

 

글 정은주 트래비 객원기자, 사진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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