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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지속 가능한 여행을 꿈꾸다

착한 필리핀 여행 이야기 

  • Editor. 이은지 기자
  • 입력 2021.12.13 14:32
  • 수정 2022.05.2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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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우에 계단식 논 ⓒ셔터스톡
바나우에 계단식 논 ⓒ셔터스톡

오늘도 필리핀은 여행의 시작을 꿈꾼다. 국경을 개방했다는 반가운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았지만, 주요 관광지 여행업 종사자 대상 백신 우선 접종을 실시하며 차근차근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보라카이는 여행업 종사자의 9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라고. 여행 재개를 위한 필리핀의 또 다른 노력을 들여다볼까. 바로 ‘지속 가능한 여행’이다. 필리핀은 지난 2018년 환경 보호를 위해 6개월간 보라카이를 폐쇄했을 정도로 친환경 여행에 집중하고 있다. 더 나아가 주민의 삶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나가야 할 소중한 가치임을 알리고 있다. 이제 필리핀과 새로운 여행의 방식을 약속할 때다. 

보라카이 ⓒ한아세안센터
보라카이 ⓒ한아세안센터

●필리핀을 지키는 착한 여행 


필리핀은 ‘2016-2022 국가관광개발계획’을 통해 ‘에코 투어(Eco tour)’를 강조하고 있다. 에코 투어란, 환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여행지를 알아가는 하나의 방식이다. 자연뿐만 아니라 지역 특유의 전통문화 보호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필리핀관광부 마리아 아포(Maria Apo) 한국지사장은 “필리핀은 세계에서 생물 다양성으로 손꼽히는 지역이기 때문에 팬데믹 이전에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코로나 이후 더 많은 여행자, 특히 젊은 세대가 생태발자국(인간이 자연에 남긴 영향을 환산한 수치)에 대해 의식하고 자연 친화적인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착한 여행’을 꿈꾸는 것이다. 마리아 지사장은 “필리핀관광부는 지속 가능성과 에코 투어를 테마로 한 신규 코스를 개발하고, 다양한 지역사회와 협업해 여러 자연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장, 푸드투어 콘셉트로 지역 활성화에 힘을 싣는 등 지역 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 ⓒ필리핀관광청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 ⓒ필리핀관광청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 ⓒ필리핀관광청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 ⓒ필리핀관광청

●영감을 주는 농장에서의 하루 


농장은 지역의 기후에 적합한 농업 기술을 살펴봄과 동시에 아름다운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완벽한 힐링 스폿이다. 코로나로 침체됐던 관광과 농업을 접목한 농장투어는 단연 친환경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터. 필리핀 곳곳에서는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농장들이 많다. 라구나(Laguna) 지역의 바나하우산(Mt. Banahaw) 기슭에 위치한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Costales Nature Farms)은 필리핀에서도 손꼽히는 농업 관광지다. 농장 투어 워크숍, 채소 수확 및 이식, 차 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제공해 가족 여행객들에게도 안성맞춤. 하룻밤 머물며 유기농 채소로 만든 식사도 즐길 수 있다.

필리핀 중부에 자리한 ‘네그로스 옥시덴탈(Negros Occidental) 지역은 ‘필리핀의 설탕 그릇’이라는 독특한 별명이 있다. 거대한 사탕수수밭에서 필리핀 설탕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다고. 섬 전체가 화산 토양으로 덮여 있는데, 전체 경작지의 80%가 농업에 매우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부로부로 스프링 베르미 농장(Buro-Buro Springs Vermi Farm) 등 8개의 농장 관광 명소가 자리해 있다. 농산물과 생태관광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고스란히 지역 사회로 향해 지속 가능한 농업의 잠재력을 확보한다. 

나비 보호 센터  ⓒ필리핀관광청
나비 보호 센터  ⓒ필리핀관광청

●달콤한 곤충들의 터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잠시 자연의 곁을 빌린다. 필리핀에서는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나비와 벌을 만날 수 있는 곳들이 있다. 보홀 나비 보호 센터(Simply Butterflies Conservation Center)는 보홀 최초의 나비 보호 센터다. 센터 내 조성된 정원은 약 60종 이상의 나비를 유혹한다. 여행자들은 정원을 누비는 나비를 바라보며 그저 산책하기만 하면 된다. 20종 이상의 나비가 번식하는 나비 보호 구역과 열대 식물로 덮인 작은 언덕 네이처 트레일(Nature Trail)도 휴식을 제공한다.

바탕가스(Batangas)의 리파(Lipa)에 위치한 ‘마일라 꿀벌 농장(Milea Bee Farm)’은 꿀벌의 다양한 종류와 역할,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벌에 쏘일까 염려 마시길. 전문 가이드의 감독 하에 안전하게 벌꿀 채집과 채소 따기 체험이 가능하다. 이곳은 ‘필리핀 농무부-농업 훈련 기관(DA-ATI) 공인 학습 장소’로, 바닐라 재배법 원데이 워크숍도 제공한다. 농장 곳곳을 알차게 둘러봤다면 이곳에서 자라난 꽃과 식물로 만든 내추럴 아이스티, 꿀을 곁들인 간식 수만(Suman with honey) 등 먹거리도 놓치지 않기를. 

시아르가오 ⓒ셔터스톡
시아르가오 ⓒ셔터스톡

●자연, 그리고 다시 사람


그곳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이 일궈낸 문화, 지속 가능한 여행은 이를 모두 품고 있다. 필리핀의 각 지역은 여행과 사람, 그리고 환경의 관계를 찬찬히 이어간다. 이를 들여다보는 일 역시 여행의 훌륭한 한 페이지가 된다. 먼저 일로코스(Ilocos) 지역에서는 집에서 직접 직물을 짜는 장인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파오아이(Paoay), 비간(Vigan), 파닐리(Panili) 등에서는 과거 스페인 식민지 이전부터 솜씨를 이어오고 있는 여성들이 살고 있다. 손으로 직조한 이나벨 원단은 담요, 테이블 커버, 가방 등 전통적인 디자인을 간직한 다양한 제품으로 탄생한다. 아클란(Aklan) 주에는 식물 섬유를 정교하게 엮어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나 의류를 만드는 장인 커뮤니티도 있다. 서핑 성지들도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라 유니온(La Union), 베일러(Baler), 시아르가오(Siargao) 지역 바다에서는 주민들이 서핑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로컬 서퍼들은 여유로우면서도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고, 바다 환경 보존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맛있는 필리핀도 강조한다. 필리핀 정부 차원에서 매년 4월로 지정된 ‘필리핀 음식의 달’을 적극적 홍보할 예정이라고. 미래 세대에게 필리핀 미식을 전달하고, 현지 농업 종사자들 및 농업 커뮤니티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여행 일정의 중심에 음식과 농장 경험을 포함해 관광 루트로 개발하는 계획도 세웠다. 각 지역 정부기관과 관광부가 힘을 합쳐 필리핀 음식 관광 지도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저 지도를 따르면 된다.

일로코스 화이트 록 포메이션 ⓒ트래비
일로코스 화이트 록 포메이션 ⓒ트래비

 

●Mini interview
2022년 필리핀을 주목하라
필리핀관광부 마리아 아포(Maria Apo) 한국지사장

ⓒ필리핀관광청
ⓒ필리핀관광청

필리핀관광부는 여행 재개 이후 필리핀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More Fun Awaits’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건강 및 안전 프로토콜을 갖춘 여행지부터 시작해 여행자들의 눈길을 끌만 한 흥미로운 목적지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더불어 필리핀관광부 차원에서 여행업계 및 지방정부와 협력해 뉴 노멀 시대 여행자의 선호도를 기반으로 새로운 관광상품들도 개발했다.

내년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필리핀에서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 글로벌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전 세계 여행업계 리더가 모여 시장 회복과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건강과 안전, 지속 가능성 등 필리핀의 노력을 공유하고, 여행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필리핀에는 풍부한 자연 명소가 있다. 우리는 미래 세대가 다양한 명소로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개발하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필리핀은 조만간 한국인들에게 다시 열릴 것이며, 깨끗한 해변과 혁신적인 뉴 노멀 관광지로 환영할 것이다. 여행자들을 위한 새로운 코스 개발과 동시에 앞으로도 꾸준히 여러 지역의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 상생을 위한 노력을 주도하겠다. 

 

글 이은지 기자,  사진 트래비(Travie), 한-아세안센터 (ASEAN-Korea Centre) 자료제공 필리핀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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