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 나는 그 유명한 그랜드 캐년에 가보았다.
어머, 세상에 얼마나 대단한 것이길래, ´그랜드´라는 말이 붙었을까?
´캐년´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니 협곡이라는 뜻이었다.
대단한 협곡...음, 한국어로 바꾸니 조금 웃긴가? 훗.
패키지 여행의 한 군데로 누구나 어련히 가보겠거니 하는 곳이지만,
나는 나름대로 설레였다.
관광버스를 타면서 샌디에고 있는 친구에게 놀러온 K양과 그 샌디에고에
사는 H양과 내 나이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금세 친해졌다.
수다 떤다고 정신 없다가 벌써 도착해버린 곳. 아아. 그랜드캐년.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우린 그 멋지다는 광경을 보기 위해 걸어갔다.
"우와~~~~~~~~ 그랜드캐년이다! "
"어...그랜드캐년이구나...?!"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솔직히 말해서 그냥 그랬다.
겨울에 눈덮힌 그랜드캐년을 보고 오신 어머니는 그렇게 멋질 수 없다며
두고두고 칭찬을 하셨는데, 나는 뻘겋고 줄 그인 커다란 바위들만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랜드 캐년의 색은 시간마다 달라보인다고 한다. 특히 해질 무렵의
오묘한 색은 누구나 감탄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린!!! 정오에 간 것이다!!!
누군가 그랜드 캐년에 가겠다고 한다면 난 내가 갔던 그 시간을 꼭 피해가라고
말하고 싶다. 나처럼 감흥이 극도로 적어질지도 모르니깐 말이다.
아무튼 나는 버스에서 사귄 K와 H와 함께 기념사진 몇 장 찍고 얼른 버스로
돌아갔다. 경외심을 가져야 하는 자연현상 앞에 머리는 숙이지 못할 지언정
´이게 다야?´라며 속으로 실망한 나를 자책하면서...
[대단한 협곡을 뒤로 하고]
[날씨 하나는 대단하게 좋았다]
[여행길에서 알게된 동갑내기 H와 K]
백두산 얘기로 글을 더 쓰고 싶은데...지금, 저 목욕탕 가야합니다...
죄송...-ㅁ-)a (어머니께서 난리 나셨습니다! 또 컴퓨터 앞에 있다고...)
외출 다녀와서 마저 쓸게요...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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