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 25일째..호미곶마을 정보센터에서..
[도보여행] 25일째..호미곶마을 정보센터에서..
  • tktt
  • 승인 2005.1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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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사항 ]

안녕하세요. 우연찮은 기회에 트래비스트 여행 후기 공모전을 알게되어서 뒤 늦게나마 어줍잖은 저의 도보여행 후기를 올립니다.

지금으로 부터 약 2년전 여름에 무작정 배낭하나, 텐트 하나를 들고 혼자서 땅끝에서 땅끝을 밟아보겠다고 46일간 해남 땅끝에서 , 순천, 부산을 지나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약 960km 의 여정을 짧은 글로나마 올리겠습니다.

여행을 하는 중간에 우체국, 파출소등에 들러서 컴퓨터로 바로바로 여행카페에 올렸던 도보여행 후기를 한자의 수정도 없이 바로 올리겠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정리하고 보충해서 책으로 내고 싶었는데 여행 마치고 바로 군입대를 하게되서 2년이 지난 지금에야 제대를 하고 여행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 당시 여행중에 썼던 투박하고 다듬어지지 않을 글을 여과 없이 올립니다. 그럼 이만 서두는 생략하고 여행 후기 올리겠습니다. (제 미니 홈피에 가보시면 여행사진과 여행중에 썼던 후기에 달아주신 많은 분들의 리플도 볼 수 있습니다.http://www.cyworld.com/lovecomback)

 참고로 모든 사진은 필름카메라로 찍은 것을 다시 스캐너로 스캔을 떠서 올린 것이라 선명도가 떨어집니다. 이점 이해바랍니다.

 

<도보 여행 내내 나와 함께 했었던 한반도 정복기. 지도에 보이는 검은 선은 도보여행중 매일 매일 이동한 거리를 그린 것입니다.>

 

 

 

 

<여행후기>

안녕들하시죠^^?
혼자 도보여행 중인 눈박이랍니다.
반가우시죠?
그쵸?
(왜 선뜻 대답을 못하시는거죠?)
흠...안 반가우신가 보내..ㅡ,.ㅡ;;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 뜰뜬것 같죠^^?
어제 구룡포 해수욕장에서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나서 아직까지 기분이 up되어 있어서 그런가 봐요.
각설하고 어제 우체국 이후의 이야기를 풀어헤쳐볼까요^^?

<구룡포항...생각했던 것 보다 컸다. 조금 더 늦은시간에 도착했다면 고기잡이 배에 등불이 켜진 장관을 볼 수도 있었을텐데...
항구...시장...시골버스..내가 좋아하는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공간이었다..>


파출소에서 짐을 찾아 할인점으로 갔습니다.
오늘 왠지~~ 술 한잔이 생각이 나서요.. 건전지도 사야하고, 필름도 사야하고 뭐 겸사겸사 할인점으로 갔죠. 포도주 1600원!!
누가 봐도 싸구려라 하겠지만 샀습니다. 냐하하하하..
막걸리를 살려다가 막걸리는 통일전망대 가기 전날에 먹을려고 미루고 포도주를!! 샀습니다. 구룡포 읍에서 구룡포 해수욕장까지는 넉넉잡아 2km정도....
처음엔 너무도 짧은 백사장 길이에 놀라 사람들에게 물어 봤습니다.
"여기 구룡포 해수욕장 맞아요?"
"혹시 여기 다음에 큰 해수욕장 있지 않아요"
돌아오는 대답은 여기가 그곳이요 라는 대답뿐...
500m정도의 백사장에 텐트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나름대로 아담해 보였습니다.ㅎㅎㅎ
일단 해변으로 내려가서 화장실의 위치를 파악하고 해변 중앙으로 갔습니다. 왜냐하면 대체로 해변 중앙에 안내문이나 표지판이 있는데 거기에 텐트비를 받는지 뭐 이런 잡다한게 적혀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텐트비 5000원...
1인용 텐트라 자리도 코딱지 만큼 밖에 차지 하지 않는데 5000원을 내라니....
제가 누굽니까...
장마기간내내도 잡초근성으로 버텨온 눈박이가 아니겠습니까?( 담배값은 아끼지 않아도 다른 돈은 아끼자는 철저한 짠돌이 마인드)
해수욕장 오는길에 중학교가 있길래 그 곳으로 갈까 하다가 일단 부딪혀보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까짓꺼 공짜로 못치게 하면 중학교 가서 치면 된다는 배짱으로 해변 파출소에 쳐들어 갔습죠^^

"안녕하세요. 저는 해남 땅끝에서부터 강원도 통일 전망대까지 도보여행 중인 학생인데 지금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 텐트비를 못내는데 하루만 공짜로 텐트를 치면 안되겠습까?
" (당황한 경찰관님)...그건 파출소에 물으시면 안되고 해수욕장 번영회에 물으셔야 하는데...잠시만요.."
전화를 직접 거셔서 번영회 분들에게 사정을 이야기 해주셨어요.
" 여기 무전여행 중인 학생이 한명 찾아왔는데 돈이 없어서 그런데 텐트 좀 치면 안되겠냐고 하는데......"
대답은 ok

♣ 여기서 잠깐...
21년을 해수욕장 근처에서 살아온 제가 텐트비에 관한건 번영회에서 받는다는걸 왜 모르겠습니까? 게다가 작년엔 해수욕장에서 일까지 했는데... 이유인 즉슨...
바로 번영회에 찾아가서 사정을 이야기 하는 것보다 경찰을 거쳐서 이야기를 하면 신분보장도 되는 한편, 번영회분들이 야박하게 거절하기도 힘듭니다. 이미지 상... 한번 이용해 보심이^^

<구룡포 해수욕장에 자리를 잡았다. 지리적으로 너무 개방된 곳이라 밤새 사람들의 술주정에 시달렸다>

 


해양파출소 경찰관분들과 기념사진도 찍고 홈피 주소도 가르쳐주었습니다. 파출소에서 10m정도 떨어진 곳에 텐트를 칠려고 준비를 하는데 아까 해양파출소에서 보았던 형님 한분이 다가 오십니다.
" 학생 손 좀 줘봐 "
왜 그런가 싶어 손을 내밀었는데 만원짜리 한장을 주실려고 하셨어요.
거듭사양!!
사양!!
또 사양....
"돈은 절대 안받습니다. 제가 세운 원칙이거든요"
" 원칙은 무슨 원칙, 빨리 받아라"
" 아뇨, 그냥 다음에 만나면 먹을걸로 사주세요 "
" 쪽팔리게 하지말고 받아라 "
사양사양사양사양.....
한참 실랑이 끝에 결국 눈박이의 승!!
그러자 형님께서...
" 그라모 니 잠깐 내 좀 보자"하시며 제 손을 잡고 어디론가 데려가셨습니다.
이제보니 해수욕장 내에 있는 식당의 사장님이셨어요.(그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아무튼 쌀과 라면을 얻었습니다.
자기가 아는 민박집가서 씻으라는걸 마다하고 인사를 드리고 텐트로 이동!!
해양파출소의 경찰관님들께서 텐트를 다쳐주셧어요..ㅠ.ㅠ 감동감동..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밥을 먹고 이래저래 짐 정리를 하고 어제 기록을 적고 있는데 ...
갓뎀!!
옆에서 술 쳐먹고 있던 양아로 보이는 어르신들 9명이 웃통을 벗고 해수욕장에서 축구를 합니다..ㅡ0ㅡ
그것도 제 텐트 옆이 골대라 텐트가 퍽..퍽..퍽..모처럼 빨래를 해서 널었는데 모래도 다 묻고...
더 내 승질을 긁는건.... 한번도 미안하단 말을 안했다는거예요..
참다못해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거 남의 집 다 부수겠습니다. 적당히 축구하세요"
들은척만척...ㅡ,.ㅡ;;
참았습니다.
술먹은 놈들이라 참았습니다.
승질 내봐야 쪽수도 안되고 여행 기분도 망치고 몸 상하면 여행도 못하니 그냥 내버려두고 기록을 했습니다.
공포의 1시간이 흘러가고 새벽 한시가 지났습니다.
이제 나만의 타임...
아까 산 포두주를 들고 해변으로 가서 혼자 궁상도 떨고 노래도 부르면서 홀짝홀짝....어느세 병을 비워버렸내요^^
잘려고 텐트에 들어가서 침낭속에 몸을 마꼈는데 아까 음주축구 하던 넘들이 제 옆 텐트지 뭡니까..
새벽 3시가 넘도록 그넘들의 고성방가와 노래에 시달리다 잠들었습니다.
뭐 그래도 좋은 분들 만난 덕에 기분은 좋았어요^^

<구룡포 바다 파출소 의경분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인터넷으로 사진을 올린다는 말을 듣고 쌍안경까지 꺼내들고 포즈를 취하는 의경분.. 상당히 유쾌한 분이셨다.>

 

 

 


<사진에서 흰 옷을 입으신 분이 어깨 형님으로 주시는 돈을 안 받느라 정말 고생했다. 결국 카레와 참치, 쌀등의 부식을 한보따리 가득 챙겨주셨다.>

 

 

 

 

31일날 아침....또 일어나서 밍기적대다가 11시에나 출발을 했습니다. 배낭을 싸는데 얻은 게 많아서 배낭이 찢어질듯 담고도 남길래 비닐봉지에 가스랑 라면을 넣고 배낭커버 속에 집어넣어서 걸었습니다. 물론 어제 도움을 받은 파출소에 인사도 드리고 식당에 편지 한장도 써놓고 왔지요.구룡포에서 호미곶까지 가는 길은 언덕이 많아서 좀 짜증이 났어요. 언덕이 높은게 아니다 얉은 언덕이 열댓개나 되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처음에는 걸을만 했는데 나중에는 약올리는것 같아서 승질머리가 나더라구요^^;
그래도 다행인건 차 창문 열고 손 흔들어주시는분들, 박수쳐주시는 분들, 차동차 경적으로 대~한민국을 울려주시는 분들 덕에 힘이 났다는 것....
1시간을 걸었을까...앞에 트럭이 서던데 얼마나 차에 타고 가라고 하시는지 ... 그 순박한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그리 걸어서 호미곶 해맞이 공원 도착..
박물관 입장료 700원은 또 다시 여행객임을 내세워 공짜!!
해맞이 공원은 드라마 네 멋대로해라 촬영덕에 더 유명해졌죠.
큰 손가락!!
거기서 사진을 찍는데 깃발 덕에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이것저것 물어보시고..(그래도 먹을건 안주셨어요..ㅜ.ㅡ)
해맞이 공원에서만 2시간이 넘게 쉰건 같내요.
그렇게 푹 쉬어 버리니까 몸이 긴장이 풀려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쑤시고....
오래 쉬면 쉴수록 안좋다는걸 알면서 더운 날씨 탓에 푹 쉬며 구경한다고 오늘 목적지까지는 못 갈것 같습니다.
지금 이곳은 호미곶 마을에 있는 정보센타...지역 주민들의 컴퓨터 사용을 할 수 있게 해주시는 곳인데 몰래 들어와서 끄적이고 있습니다.
오늘 이동거리는 대략 10km정도...
이동거리를 조금씩 줄이려고 햇는데 너무 팍 줄여버린것 같내요..
그래도 앞으로 50년은 더 여행해야 할 몸이니까 무리하면 안되겠습니다.
후기는 대충 이걸로 접고 저는 슬슬 텐트칠 곳을 물색하러 다닐까 합니다.^^


 

<멀리 호미곶이 보이기 시작했다>

 

 

<호미곶 해맞이 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는 등대박물관. 도보여행객임을 내세워 공짜로 구경하기는 했었다. 등대박물관은 1985년 2월 7일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등대박물관이다>


 

 <해맞이 광장보다는 네멋대로해라 촬영지로 더 유명해져버린 곳..그래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호미곶은 동외곶()·장기곶()이라고도 한다. 원래 생김새가 말갈기와 같다 하여 장기곶으로 불렸다가 현재의 호미곶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한반도를 호랑이 모양이라 할 때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사진에 보이는 커다란 손은 상생의 손으로써 새천년을 축하하며 희망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99년 6월 제작에 착수한지 6개월만인 그해12월에 완공됐다. 상생의 손은 국가행사인 호미곶 해맞이 축전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육지에선 왼손, 바다에선 오른손인 상생의 손은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를 도우며 살자는 뜻에서 만든 조형물인 상생의 손은 두 손이 상생(상극의 반대)을 의미한다. >

 

 

 

 

<맺음말>
집을 떠난지 벌써 25일 아니..26일이 지났습니다.
처음에 여행자들을 만났을땐 이제 5일밖에 안됐어요...하며 쑥스럽게 말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 다 되가는군요.


시간이란게 참 묘해서 지겹고 싫은 일을 할때는 왜 그렇게 시간이 안지나가는지..(저 같은 경우는 수학시간이 그랬죠) 그리고 즐겁고 좋아하는 일을 할땐 시간이 후딱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죠?


사주에 있는 역마살 덕에 여행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도보여행을 하는 동안 만큼은..아니 걷는 동안 만큼은 시간이 참 더디간다고 느껴요. 무작정 노래를 부르며 주위 풍경을 보며 걷기만 할 때는... 하지만 숙소를 정하고 하루를 정리하다보면 그 시간들이 당장에는 힘들고 더디가는 것 처럼 느껴졌지만 사실은 참 빨리 지나갔다고 생각을 하게 되요.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주관과 자신의 뜻으로 시작한 일이니까 시간은 즐겁게 흘러갑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비단 여행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자신의 길을 가라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걱정과 바램...
주위 친지, 친구들의 우려섞인 말들...
우선은 미안한 마음을 가지시고 뒤로 접어두십시요.
남의 뜻이 아니라 우리는 자신의 뜻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제 경험에서 드리는 말입니다만(대학 선택)
4년제 심방과에 붙었습니다.
2년제 전문대 게임제작과에 붙었습니다.
4년제는 어머님 체면때문에 원서 내었던 것이고 주위 모든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저는 제가 가고자 했던 전문대 게임제작과에 입학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엔 한달동안 노가다도 했습니다. 오직 등록금을 벌고자...
그리고 일년 반이 지난 지금..


저는 다시 제가 처음 붙었던 같은 대학 같은 과에 편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그리고 판플렛에 나왔던 말들과는 너무도 다른 교육 방식과 현실에 질려버렸습니다.


그러나 후회는 없습니다.조금 돌아가는 것 뿐이니까요..
만약 제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4년제에 갔다면 글쎄요...제가 하고팠던 일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결국은 똑같은 후회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의 후회는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지요.
소이 말하는 원망이라구 할까요?
난 원래 하고 싶은게 잇는데 너때문에 다른걸 선택해서 이렇게 후회하고 있잖아....
어떤 길을 가든 후회는 하기 마련입니다.
그럴때 자신이 선택을 하고 후회를 해서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시 다른길로 돌아가겠느냐..아니면 남의 탓으로 돌리고 원망이나 하겠느냐.....라면 전 다시 한번 선택을 해도 전자를 택합니다.
여행...
집에서 엄청 반대했지요^^
친구들 미쳤다고 욕했지요.
하지만 저란 놈은 승질머리가 드러워서 제 길은 제가 선택한 대로 가거든요.
그래야 여행처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갈 수 있는 법이니까요.
여행 후기 올리러 왔다가 이야기가 왜 여기까지 빠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생 자체가 하나의 긴 여행이니 우리 모두 자신의 여행 길을 잘 찾아서 가보자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참 많은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지요.
길을 잘 못가 한참을 돌아나와야 하기도 하고 하루 왠종일 쫄쫄 굶기도 하고... 하지만 여행을 할때 우리는 그런 것들도 다 즐기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인생이라는 긴 여행도 한번 즐기면서 살아보자구요.

혹시나 지금 힘든 일에 지쳐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뜻한대로 일이 풀려 주저 앉아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가장 흔하지만 가장 필요한말...
힘 내세요!!

어차피 시간 지나고 보면 좋은 안주거리로 변해있지 않습니까^^?
정말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해도 죽지는 않는 법이잖아요.
(갑자기 뻔뻔한 여행자에서 철학자로 변한것 같아 스스로 적응을 못하고 있다는...)
혼자 걷다보면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한번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자...
이제 저는 텐트 칠만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어슬렁 대봐야겠습니다.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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