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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이 있는 생선구이전문점 ´화덕´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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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경력의 구이전문 카운터에서 직접 구워낸 생선  

 쌀밥에 고기국은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이 먹고 싶어하던 최고의 음식이었다. 그러나 흰쌀밥은 영양소가 거의 없는 탄수화물 덩어리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도정이 안 된 현미나 쌀에다 보리나 잡곡을 섞어 먹는 ‘가난한 밥상’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고기도 마찬가지다. 단백질 공급원으로서는 여전히 중요한 음식이지만 콜레스트롤이나 동물 사료로 발생하는 광우병 같은 각종 질병 때문에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고기를 대체할 단백질 공급원으로 떠오르는 식품이 바로 생선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예부터 생선을 위시한 해산물을 즐겨 먹어 왔다.

생선은 동물성 단백질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도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이로운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기에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건강에도 이롭다. 이런 생선을 구워 먹는 굽는 방법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조리법에 속한다. 일본인들은 주로 날로 먹고, 중국인들은 기름에 튀겨먹는다. 그런데 전통적인 생선구이 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서민적인 분위기다. 실제로 생선구이집이 몰려있는 종로1가 피맛골이나, 마포 또는 동대문에 가보면 허름한 집에서 구워먹는 고등어나 꽁치, 삼치구이 등이 인기다.

‘화덕’은 이런 틈새 속에서 생겨난 생선구이 전문점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이 먹어 오던 생선에 연어구이 같은 서구식 생선구이까지를 취급하는 곳이다. 분위기는 요즈음 유행하는 로바다야키 같은 분위기이다. 그래서 카운터에서 생선을 직접 굽는다. 그리고 일본 청주나 소주, 맥주 등 여러 종류의 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함 때문에도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기본은 생선구이다.

간단한 것이 가장 어려운 경우가 많다. 생선구이가 그런 경우에 속한다. 겉으로 보기에 불에다가 생선을 올리고 소금을 뿌리면 맛있게 생선이 구워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집에서 생선을 구워 보면 알지만 맛있게 생선을 굽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맛의 비결은 W 모양?!

생선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재료다. 이곳에서는 특별한 생선을 제외하면 ‘생물’생선을 사용한다. 고등어의 경우, 자반이나 소금으로 간을 한 고등어와는 재료값만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곳의 인기 메뉴인 청어 구이는 일명 ´W구이´로 통한다. ´꾸시(쇠꼬챙이)´ 두 개를 생선 사이에 넣어 생선이 W모양으로 구워지기 때문이다. 구워진 모양도 좋지만 맛은 더욱 좋다. 우선 생선이 골고루 잘 익어 있다. 칼집을 낸 생선 사이를 관통한 꾸시가 열의 전도율을 높여 주는 이유도 있고, 익는 속도가 느린 뱃살부위와 꼬리부위의 열이 다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소금 간이다. 가랑비처럼 적은 양이 골고루 생선에 뿌려져야 하는 게 기술의 원칙이다. 말은 쉬운데 쉽지 않단다. 10년 경력의 구이 전문가인 조리실장에 의하면 3년 정도 해서 겨우 실수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단다. 거기에 생선을 구울 때마다 작은 분무기에 들어 있는 여러 종류의 액체를 생선에 고루 뿌려 주는데 그 내용물에 대해서는 소주나, 청주류 또는 여러 향신료를 넣은 액체 정도라고만 귀띔해 준다.

생선의 비린내나 구이의 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생선마다 열의 조절을 달리한다. 고등어는 센 불로 시작해서 약한 불로, 연어는 센 불로 시작에서 마무리까지를, 그리고 가자미 같은 생선은 중불로 굽는 식이다.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등어나 꽁치, 삼치도 좋고, 잔가지가 있지만 원래 ‘과메기’의 재료였던 달고 기름기 많은 청어도 맛있다. 이국적인 맛을 원한다면 뱃살과 등살이 덩어리로 붙어 있는 연어도 좋다. 점심에는 구이를 시키면 밥이 나오고 저녁에는 코스 등을 시키면 여러 가지 생선구이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교대에 본점을 개업한 지는 4년, 강남에 화덕을 들인지는 이제 2년이 되었지만 독특하고 깔끔한 가게 분위기와 음식 맛 때문에 인기를 쌓아 가고 있는 집이다.

주소: 강남구 역삼동 823 풍림 빌딩 B1
전화: 02)562-3255/ 교대본점 02)584-7890
영업시간: 11:30-14:30(점심)/ 17:00-22:30(저녁)
휴무: 일요일, 법정 공휴일
메뉴: 청어구이 5,000 원 / 연어구이 9,000 원 / 코스1 25,000원
찾아가는 길 : 강남역에서 역삼역 방면 특허청 지하 식당가 우리은행 지하 1층

 

 

글/사진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 whitesud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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