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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랭이 떡국이 맛있는 집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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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음식 컬럼니스트 박정배 whitesudal@naver.com)

개성 떡국 한 그릇 어떠세요? 

ⓒ 트래비

설날이 되면 떡국을 먹던 전통은 오래된 것이다. <경도잡지>라는 책에 보면 '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을 떡국(湯飯) 몇 그릇째 먹었느냐고 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떡국을 먹는 것이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닌 세시풍속과 관계된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병은 면류와 떡 류를 총칭하는 단어이다. 중국이 기원인데 지금의 면류와 만두, 떡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분화해 나간 것이다. 

만두와 가래떡을 썰어놓은 골무떡은 원래 한 몸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지칭하는 만두는 중국에서는 안에 소가 없는 떡 같은 것을 지칭한다. 우리가 먹는 만두는 교자라고 부른다. 그래서 떡국에 떡뿐만 아니라 만두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중국인들이 정월에 만두를 빚어먹는 이유는 복과 돈이 들어오라는 이유이다. 교자는 중국 돈을 닮았고 떡국에 들어가는 얇은 골무떡도 역시 옆전을 상징하는 의미이다. 

돈을 직접적으로 좋아하는 중국인들보다 한민족은 덜하지만 하여튼 복이 들어오고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설날이란 의미처럼 조신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음식으로 사용된 것이다. 집에서 먹던 떡국을 시대가 변하면서 밖에서도 먹 을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떡라면도 원류로 보면 떡국이라고 지칭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떡국 중에서 조랭이 떡국이란 것이 있다. 개성 고유의 떡국이다. 우리가 보통 먹는 얇게 썰어놓은 떡이 아니라 손톱만한 눈사람을 모양의 떡국이다. 개성에서 만들어진 유래는 의미가 있다. 고려가 망한 뒤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 사람들이 태조 이성계를 목 졸라 죽이고 싶어했던 원망에서 떡을 비틀어서 만든 기원이 깃든 섬뜩한 음식이다. 하지만 모양새나 맛은 앙증맞고 존득하다. 만두, 냉면 등은 남한사람들에게 각광 받고 있는 대표적인 북한 음식들이다. 

서울에서 북한음식, 특히 개성음식을 2대째 해오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 바로 '개성집'(02-923-6779)이다. 갈비와 양지머리를 넣고 12시간 이상 우려낸 진한 육수물에 쫄깃한 조랭이 떡과 계란 고기, 파 등을 얹어서 먹는 맛이 별나다. 거기에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개성 오이소박이'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조랭이 떡은 가래떡을 길게 밀어 먹기 좋은 크기로 끊은 다음 떡 가운데를 대나무 칼로 눌러 동굴동굴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개성식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만두국, 개성순대 등도 맛있다. 냉면과는 또 다른 북한 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개성집은 신설동에 있다. 

위치가 조금 멀다 싶으면 인사동의 '궁'(02-733-9240)을 이용해보는 것도 괜찮다. 역시 마찬가지로 개성 출신의 할머니가 손맛을 내는 곳이다. 개성집과는 달리 개성만두를 전문적으로 하는 집이지만 조랭이떡국이나 조랭이떡만두국등 조랭이 떡국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이 집의 만두는 중국의 정통 교자처럼 얇은 피에 고기와 두부, 부추, 김치를 넣은 소를 가지고 만든다. 

만두와 조랭이떡을 한번에 맛 볼수 있는 조랭이떡만두국은 만두나 국물 맛이 담백하고 시원하다. 조랭이 떡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골무떡이 시간이 지나면 퍼지면서 국물이 걸죽하게 하는 단점이 있는데 이런 점이 없다. 같은 가래떡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 조리과정에 이유가 있다. 떡을 한 번 삶아 찬물에 헹구어 놓았다가 끓는 물에 끓여 내놓기 때문에 떡이 퍼지지 않고 쫄깃하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아쉽다면 양이 적다는 것이다. 

음식 칼럼니스트 박정배 whitesud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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