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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형의 캐나다 배낭여행 일기 2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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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blog 면에 연재되고 있는 채지형의 배낭여행 일기는 6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아프리카에 이어 아메리카 대륙으로 발길을 옮긴 채지형씨는 지금도 여전히 여행중입니다.

 


비 내리는 밴쿠버, 그래도 할 일은 많다‘

신이 축복 내린 도시, 밴쿠버’


세계적인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지는 밴쿠버를 한 마디로 ‘신이 축복을 내린 도시’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밴쿠버에서는 ‘여행’보다도 ‘삶’을 꿈꾼다. 바다와 산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와 온화한 기후, 그리고 이들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은 밴쿠버를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도시로 꼽게 만든다. 


밴쿠버의 명소 중에서도 밴쿠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은 120만평 규모의 거대한 원시림, 스탠리 파크(Stanley park). 뉴욕 맨하튼 도심 한 가운데 센트럴 파크가 있는 것처럼 밴쿠버에는 스탠리 파크가 있었다. 센트럴 파크와 다른 점이라면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어 더욱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는 점. 


스탠리 파크를 돌아보기 위해 두 마리의 말 ‘벤’과 ‘스모키’가 모는 마차를 탔다. 벤과 스모키를 자식 다루듯 끌던 마쉬는 60세가 가까운 할머니였다. 사위가 대한항공에 다닌다는 영국 출신의 이 할머니는 스탠리 파크야 말로 밴쿠버의 보물이라며 구석구석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과 스탠리 파크의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해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가 와서 인지 스탠리 파크에는 그다지 여행자들이 많지 않았다. 대신 나무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 그 기운을 여기저기에 내뿜고 있었다. 비를 맞아 더욱 반짝거리며 빛나는 초록 잎과 진해진 숲 향기는 상쾌함을 더 해줬다. 잔디를 가로지르는 다람쥐 한 쌍은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스탠리 파크에서 나와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푸코트에 들어갔다. 푸코트에는 일본 중국 한국은 물론이고 베트남 인도 등 다양한 국적의 음식들이 한 자리에 있었는데, 모든 음식점들이 그 나라 국적의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1940년대 이후 캐나다 정부의 적극적인 이민 정책으로 70여 민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더니, 그 사실이 다시금 실감났다. 처음에는 이 다양함이 어색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푸코트에서 나오니 가을비가 더욱 거세졌다. 가을에는 비가 많이 온다더니, 빈 말이 아니었다. 뭘 해야 하나 고민하며 밴쿠버 가이드라는 무료 책자를 들춰보니, ‘비 오는 날 밴쿠버에서 할 일 베스트 10’이라는 가이드가 눈길을 끌었다.

 


그 가이드에서 넘버 원으로 꼽는 곳은 밴쿠버 수족관. 수족관은 스탠리 파크 안에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30분 마다 진행되는 돌고래 쇼는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오랜만에 수달, 돌고래들과 인사하고 이집트 홍해에서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면서 익혔던 오색찬란한 물고기들과도 눈을 맞췄다.


수족관과 함께 비 오는 날 인기 있는 곳은 스토리움과 아트갤러리였다. ‘이야기가 시작되는곳’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스토리움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역사를 뮤지컬처럼 보여주는 곳으로, 흥미를 잃지 않고 이들의 역사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의 역사도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 주는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움이 자리한 개스타운은 아늑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가진 거리로, 15분마다 증기를 내뿜는 개스타운의 명물, 증기 시계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밴쿠버 여행을 마무리 한 곳은 밴쿠버 아트 갤러리. 스탭들은 피카소 특별전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4층으로 올라가니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대표적인 여류 화가 에밀리 카(Emily Carr)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녀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녀를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시청각 자료들도 마련되어 있어, 그녀가 그려온 퍼스트 내이션들의 문화, 토템과 나무들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됐다.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니, 그녀의 인생도 여행을 통해 변화해 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1907년 알라스카 여행을 통해 그녀는 캐나다 원주민들의 집과 토템 폴을 그리기로 마음 먹고 이후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생산해 온 것이었다. 


가을의 밴쿠버를 즐기는 끝자락에서 그녀처럼 나도 이 여행에서 새로운 도전과 사명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며, 밴쿠버와 아쉽게 작별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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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ie Writer 채지형 pinkpuck@dreamwiz.com
취재협조 = 키세스투어 02-733-9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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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서의 스카이다이빙!

 

밴쿠버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애봇스포드(abbotsford)에 들어서자 하늘 위에 떠 있는 무지개 빛 낙하산이 눈에 들어왔다. 숨이 턱 멎었다. 그리고 온 몸에 전율이 흐르기 시작했다. 시골로 들어오면서 향기롭게 나던 분묘 냄새도 어느 샌가 나의 감각에서 사라졌다.


스카이다이빙. 나미비아 사막에서 숨막히던 그 느낌을 세포들이 하나하나 기억해 내고 있었다. 드디어 두툼한 장비를 챙겨 입고 경비행기에 올라탔다. 문이 열리고 하나, 둘, 셋!


8000피트 아래에서 비를 맞으며 하늘로 던져지는 그 기분은 그 어떤 스릴과도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아프리카 사막 위에서 다이빙을 할 때처럼 이번 역시 찰라였다.


약 5초간의 자유낙하 후, 낙하산이 마치 우산처럼 펼쳐졌다. 그리고 낙하산에 의지해 발 아래 펼쳐진 그림 같은 풍광을 감상했다. 구름 사이로 바둑판처럼 정렬된 밭과 호수, 고속도로.


땅에 발을 내딛자마자 함께 함께 떨어진 친구 제이가 쉴 새 없이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제이는 옷을 갈아입자마자 짜릿한 경험을 담은 문자를 호주 멜버른에 사는 부모님께 보내기 바빴다.


어느새 스카이다이빙에 중독이 되어버린 건가. 제이가 문자를 보내는 동안 나는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는 다음 여행지를 열심히 검색하고 있었다.
캐나다 밴쿠버 스카이다이빙센터,

 

웹사이트 www.vancouver-skydiving.bc.ca, 가격은 200캐나다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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