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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의 라면 집 - 라면의 변신은 무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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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음식 컬럼니스트 박정배 whitesudal@naver.com)


ⓒ 트래비 (왼쪽이 면빠리네의 해짬라면 / 오른쪽이 틈새라면 빨계떡)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라면이 그 수위를 놓칠 것 같지 않다. 라면에 관한 추억이나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음식을 못하는 사람들도 비법 한두 가지는 가지고 있을 법하다. 뭐니 해도 라면은 싼 데다 조리하기 쉽고 또 맛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완성되고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라면. 그중에서도 특히 인스턴트 라면은 이제 세계적인 음식이 되어 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스턴트 라면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을 정도이다. 인스턴트 라면이라는 규격화된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나 맛은 그래서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인스턴트 라면의 최고봉이 '신'라면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달수 없을 것이다. 그 맛의 중심은 맵다는 데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인이 매운 맛을 좋아한다는 것은 상식이 되어 버렸다. 붉은 악마도 매운 붉은 색을 모토로 하고 있지 않은가. 이 신라면의 아이디어는 '틈새라면'에서 왔다는 게 틈새라면 집 주인의 설명이다. <틈새라면도 벤처다>는 책에까지 밝힌 것을 보면 그 말이 사실인 것도 같다.  

틈새라면 집에서는 '빨계떡(빨갛고 계란과 떡을 넣은 라면)'이 주연 배우이다. 이제는 전국에 100개가 넘는 체인점이 생겼지만 명동에 있는 본점에 들러서 매운 라면의 진수를 맛보시기를 권한다. 이 집의 다른 매력인 낙서와 함께 추억 속으로 들어가 보시길. 

신촌에 가면 틈새라면보다 더 좁은 골목의 틈새에 위치한 라면 전문점이 있다. 바로 '면빠리네'(02-324-6574)이다. 인스턴트 라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이 주욱 진행되고 있는 집이다. 이 집은 세 가지 라면만을 내놓는다. 그중에서 '해짬라면(해물짬뽕라면)'은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다. 매콤하면서도 풍부한 해산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9가지 천연 재료로 수프를 직접 만들어 간을 하는데,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다. 라면을 가장 다양하게 먹는 일본인들도 이곳에 들러 '오이시이(맛있다)'를 연발하는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집이기도 하다. '김콩라면(김치, 콩나물 라면)', '오너라면(오뎅, 너구리 라면)' 등도 독특한 맛을 낸다. 
ⓒ 트래비

그런가 하면 정독도서관을 오가는 청춘들의 허기를 달래 주는 '라면 땡기는 날'(02-733-3330)도 유명세에서는 만만치 않다. 길가의 좁은 가게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뒤로 돌아가면 나오는 안채 마당까지 사람들로 들어차 있는 경우가 많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짬뽕라면'이 이 집 최고의 인기 메뉴이다. 얼큰한 맛이 특징. 라면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삿포로까지 가서 여러 연구 끝에 얻어 낸 맛이란다. 뚝배기의 열전도율 때문에 국물도 면발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맛과 더불어 이름 때문에 유명세를 얻는 집도 있다. 바로 '그놈이라면'(02-3142-6489)이다. 오징어와 홍합 같은 해산물을 사용한 '잡놈'이 인기메뉴이다. 그 밖에 시원한 '그놈'에서 자장소스를 넣은 '떼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라면이 육수와 면발을 중요시 한다면, 한국의 라면 전문점들은 인스턴트 면이라는 한계 때문에 토핑과 조리 방법을 더욱 중요시 한다. 

이런 라면 전문점에서 라면의 색다른 맛을 발견해 보는 것도 좋고, 집에서 자신만의 토핑을 해 먹어도 좋다. 고수들이 이야기하는 라면 맛있게 끓여 먹는 방법 중 빠지지 않는 것은 센 불로 펄펄 끓인 물에다 완전히 익히지 않은 면 상태로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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