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작가 강주배 -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을 웃기고 울린다
만화작가 강주배 -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을 웃기고 울린다
  • 트래비
  • 승인 2006.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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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작가 강주배. 직장 만화로 손꼽히는 ‘용하다 용해’ 무대리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이지만 사실 처음 그렸던 만화는 ‘무협물’이다. ‘독고탁’으로 유명한 이상무 선생의 문하에 있던 그는 ‘이군쇼’, ‘덤비지 마라’ 등 소년 무협 만화들을 선보였지만 당시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었다. “원래 무협물을 좋아하거든요. 무협 만화로 이름이 알려지길 바랬는데, 그 점이 좀 아쉽죠.” 무대리 그림체를 보면 그가 무협물을 그렸다는 사실이 무척 의외로 느껴질 법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체도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 그가 그렸던 무협 만화들을 보면 무척이나 힘있고 날카로운 선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대부분 만화가들이 그렇듯, 무대리로 인기를 얻기 전까지 그도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를 거쳐 왔다. 우연찮게 시작한 무대리 만화 연재가 대 히트를 거두면서 지금은 흔한 말로 생활도 피고 지난해에는 미아리 부근에 전망 좋은 화실도 새로 얻었다. 

오피스텔 화실 안은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기’ 그지 없었다. “이사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래요. 만화가 화실은 지저분하다는 고정관념을 깨 보자는 생각을 하던 참에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전망 좋은 곳에 화실을 얻게 되었네요.” 그러면서 실은 반지하 같은 구석진 곳이 더 좋다며 너스레를 떤다.  

화실을 둘러보는 와중에 기자의 시선을 확 붙든 두 가지가 있었는데 테니스 대회 우승컵과 LG 로고가 찍힌 기념 야구볼이다. 알고 보니 강 작가는 테니스 경력만 20년인 준 프로급인 데다 이것저것 스포츠를 즐겨하는 활동파였다. 각종 테니스 대회 우승컵만 차고도 넘친다. LG 기념 야구볼은 언젠가 무대리가 LG 팬으로 나온 적이 있는데, 당시 LG 단장이 너무 고맙다며 선물로 준 것이다. 깔끔한 화실에 스포츠를 즐겨하는 활동파 만화작가라. 강 작가에 대한 첫 인상은 머릿속으로 그려 오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사람 사는 일이 다 똑같지요”

강 작가와의 본격적인 인터뷰는 사실 술자리에서 이뤄졌다. 워낙에 술을 좋아하는 강 작가이기에 저녁을 겸한 자리가 어느새 술자리로 주객전도되어 버린 탓이다. 이날도 그가 자주 찾는다는 집 앞의 한 참치전문점에 자리를 잡았다. “술 좋아하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만화를 그리다가 스토리가 잘 안 풀리면 혼자 와서 술을 마시곤 하죠. 그러다 보면 갑자기 반짝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재밌는 건 정작 작가 자신은 한 번도 직장을 다녀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샐러리맨 생활을 겪어 보지 않았으면서도 ‘무대리는 어떻게 그렇게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걸까.’ 직장 내에서도 좌충우돌하며 갖가지 에피소드들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면 분명 샐러리맨 생활을 해본, 그것도 꽤나 겪어 본 이력이 느껴지는데 말이다. 도대체 소재나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을까.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무척이나 간결했다. 

“사람 사는 일이 다 똑같지요, 뭐.” 직장인들이 느끼는 일희일비하는 일들 모두가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 아니냐는 반문이다. 따지고 보면, 무대리도 직장에서는 대리로, 가정에서는 남편과 아빠로서 살아가는 캐릭터가 아닌가. “무대리 원래 이름은 무용해거든요. 매사에 이용당하고 어리숙하면서도 용하게 버텨 나가는 캐릭터를 만들다  보니 이 이름이 딱 맞더라구요. 사실은 직장을 다니는 가장의 이야기를 그리려고 했어요. 어느새 직장 생활이 중심이 되어 버렸지만 때때로 가정 속 이야기들도 그리고 있죠. 개인적으로 재밌지만 감동을 주는 그런 스토리를 더 선호하거든요.” 그래서인지 때때로 무대리를 읽다 보면 코끝이 시려 오는 이야기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만년 대리, 무대리

벌써 8년째 ‘무대리’와 동고동락하는 사이 그와 무대리는 이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물론 힘든 때도 많았죠.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지치기도 하고. 어거지로 그려 낼 때도 있었어요. 매일 원고를 그려 내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예전 원고들을 들춰 보면 그런 시기에 그린 것들은 금세 알 수 있어요. 몇 번이나 그만두려고도 했지만 이제는 제 맘대로 그만두지도 못해요. 너무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다 보니, 지금은 저만의 무대리가 아닌 것 같아요.” 때론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는 무대리를 그리고 있고, 또 무대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있는 한 앞으로도 계속 그려 나갈 거란다.

새해가 되면서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무대리가 과장 진급을 하는가’ 이다. “글쎄요, 무대리가 왜 과장 진급이 안 되냐고 묻는 건, 둘리가 왜 어미가 안 되냐고 묻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무대리’는 무대리라는 캐릭터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있다며 그는 해답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대신 올해 신입사원을 새로 등장시켰다. 지금까지 여자 사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는데, 독특한 캐릭터의 여 사원이 출연하면서 또 다른 이야기들을 펼쳐 내 보이고 있다. 남자 신입사원도 영입할 생각이라고 귀띔한다. 만년 대리 신세지만 항상 꿋꿋하고 변함 없는 모습을 보여 주는 무대리. 신입사원울 맞을 올해는 과연 어떤 모습들을 보여 줄까. 무척 기대가 된다.          

 
강주배 작가의 여행 이야기

매일 원고를 그려 내야 하기 때문에 여행 가기가 쉽지 않지만 시간이 난다면 뉴질랜드에 꼭 한번 가고 싶단다. 딸이 유학 가 있기도 하지만 뉴질랜드의 그 청정하고 신비로운 자연을 몸소 체험해 보고 싶다고. 물론 펜과 노트는 필수다. 어딜 가나 보고 느낀 것을 펜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 늘 따라다니는 몸에 밴 습관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일본이다. 월드컵 시즌에 업무차 일본을 간 적이 있었는데, 자신을 만화가라 소개했더니 너무나 대접을 잘해 주었다고.(웃음) 더구나 하드보드판과 사인첩을 들고와 정중히 사인을 부탁하는데, 자신의 사인을 소중히 보관하겠다는 뜻으로 읽혀 너무나 감격스러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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