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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강산 박정기 대표이사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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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 밟는 여행상품 만드는 게 꿈

  ⓒ 트래비

‘인터뷰’라는 형식에 맞춰 사람을 만나는 일은 사실 그다지 자연스러운 일은 못 된다. 더군다나 친분이 두터운 이들일수록 ‘인터뷰’를 전제로 한 자리는 오히려 부자연스럽거나 어색한 자리가 되기 십상이다.


실은 하나강산 박정기 대표이사와의 만남이 그러했다. 명함을 주고 받으며 소위 얼굴을 알고 지낸 지는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스스럼없이 ‘친하다’고 서로를 위무(?)하는 사이인 만큼 ‘인터뷰’는 참으로 어색했다. 아니, 최소한 처음 십여 분간은 그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기자가 익히 잘 알고 있던 대로, 박 사장은 ‘달변가’였다. 누가 국내 전문여행사 사장 아니랄까 봐 국내 여행시장 현황부터 여행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문제점, 대안들까지 쉴 틈도 없이 이야기들을 줄줄 쏟아낸다. 사실 ‘달변가’란 의미도 전적으로 ‘국내 여행’이 대화의 주제가 되었을 때에만 통용되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박 사장의 국내 여행에 대한 애정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 그조차도 제대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닐까 싶다.


누구는 여행을 오래 다니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오히려 쉬고 싶다고 이야기도 하지만, 박 사장은 단호하게 “No”라고 말한다. 1년 365일, 시간이 나는 주말이면 빠뜨리지 않고 투어를 따라가거나 발길 닿는 대로 길을 나선다는 그다. “지치다니요? 갈수록 여행이 좋아지는 걸요. 한 번도 내가 하는 일에 회의를 느낀 적이 없답니다. 천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니까요.” 시종일관 진지하던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이런 그가 꼽는 ‘나만의 베스트셀러 여행지’는 섬진강이다. 가도가도 질리지 않는 곳.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민초, 민중이란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한 어머니 품처럼 푸근한 곳"이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란 싯구가 있죠? 꼭 그런 곳이예요. 햇살에 반짝이는 물빛과 은모래사장, 물길을 따라 끝없이 늘어선 복숭아꽃, 배꽃, 벚꽃 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섬진강은 4월 첫째 주부터 말까지가 제철이란다. 부안 변산반도에 있는 내소사도 그가 추천하는 곳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가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는 개인적인 감흥이 가득 배어 있는 곳이다. 내소사는 세간에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반대로 가봤다는 사람은 적은 마치 베일에 쌓인 듯한 느낌이 더욱 호기심을 자아낸다.


감수성이 풍부한 탓일까.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놀림을 받을 만큼 어딜 가든 감동을 잘 받는다. “제주도 정방폭포를 갔을 때인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돌잖아요. 내가 발 딛고 있는 이곳이 내 나라, 내 땅이라는 생각을 하니 감동이 북받치더라구요.” 멋쩍은 웃음을 흘리는 그에게서 앳된 소년과도 같은 순수함이 배어 나온다.


자신은 ‘여행 전문가’가 아니라 ‘여행 기획 CEO’라고 극구 지칭하는 박 사장이 꿈꾸는 미래는 남, 북을 잇는 여행상품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묘향산이나 칠보산, 백두산 등 북녘 땅은 개인적으로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이들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여행상품으로 다듬어 보고 싶어요. 이를 통해서 열악한 국내 여행시장에 대한 가능성과 비전도 제시하고 싶구요.” 여행 기획 CEO로서 박 사장은 국내 시장에 ‘투어 매니저’라는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여행의 정의를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 했더니, ‘인문학의 총체’라고 명쾌하게 답한다. 역사와 문화, 사람이 한데 어우러진 새로운 가치의 만남. 그와 ‘꼭 맞는 대답’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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